[앵커]
지난 2월, 코로나19가 처음 대유행했던 대구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전담병원 체계와 운영에 관한 경험을 논문으로 엮었습니다.
논문은 세계보건기구, WHO가 발간하는 저널에 실렸는데요.
3차 대유행 상황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의료진을 이윤재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기자]
지난 2~3월, 하루에도 수백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대구는 말 그대로 공황에 빠졌습니다.
의료 체계 붕괴 위기 속에 코로나19 전담 병원이 지정됐습니다.
넉 달 가까운 시간, 천 명이 넘는 확진자를 치료한 의료진은 과정과 방법을 꼼꼼히 기록해 논문으로 정리했습니다.
[조치흠 / 계명대 동산병원장(논문 저자) : 그 당시의 저희들 경험과 노하우를 전해주고 싶었고, 다른 사람과 좀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세계보건기구, WHO가 발간하는 저널에 실린 논문에는 전담 병원을 운영하면서 얻은 경험과 교훈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의료진들은 병원 건물 한 동을 통째 환자들 공간으로 내주고, 동선을 구분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합니다.
덕분에 병원 내 의료진 감염을 피했습니다.
[이지연 / 계명대 감염내과 교수(공동1저자) : (확진자와) 의료진이 들어오는 동선, 그리고 격리 해제돼서 퇴원하는 환자들 동선을 각각 분리해서 이용했었고요. 환자와 의료진 간의 불필요한 접촉을 줄일 수 있으니까….]
또 오랫동안 감염병을 전문으로 치료한 의료진에게 많은 권한을 주고, 표준화된 지침을 만들어 환자를 돌봤습니다.
[이지연 / 계명대 감염내과 교수(공동1저자) : 과(전공)에 상관없이 다 주치의를 보셨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했던 시스템은 관리(슈퍼바이저)를 서로 해줄 수 있도록….]
한 병원이 코로나19 환자를 전담하고, 지역의 다른 상급병원이 기존 환자 치료를 이어갈 수 있게 한 것도 의료 체계 붕괴를 막는 역할을 했습니다.
[조치흠 / 계명대 동산병원장 : 다른 중증 환자의 사망률이 훨씬 높습니다. 중환자는…자원이 풍부하지 않고는 절대로 하나에서는 해결해낼 수 없는 겁니다. 이거는 서로의 자원의 호환이 있어야 하고….]
전국에서 3차 대유행으로 병상 부족이 현실이 된 지금.
위기를 경험한 의료진들은 효율적인 의료 인력과 시설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조치흠 / 계명대 동산병원장 : (병원을) 분리해서 역할을 분담시켜야지 의료 자원의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한 군데가 아닌 여러 곳에 (코로나19 병원을) 열면 여러 군데가 다 망하게 돼 있습니다.]
YTN 이윤재[lyj102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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