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전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가 혈액 투석을 하는 환자를 다치게 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습니다.
인공 신장 역할을 하는 '투석 필터'를 임의로 빼고, 이물질을 집어넣는 등 기이한 행동을 한 거로 조사됐습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혈액 투석 침대에 누워 있던 남성이 난간을 짚으며 걸어옵니다.
소파에 앉아서 잠시 쉬는가 싶더니 불편을 호소하며 누웠고, 급기야 119구급대원들까지 출동했습니다.
이 남성은 오한과 고열 등의 증상으로 보름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피해 투석 환자 : 투석을 시작하자마자 등에 척추가 무너지는 듯한 그런 어떤 통증이 왔고요. 투석을 중단한 후에 3~4시간 안정을 취했지만, 안정이 안 돼서….]
그런데 병원 CCTV에서 50대 간호사 A 씨의 이상 행동이 포착됐습니다.
기계에 설치된 '투석 필터'를 임의로 분리해 특정 장소에 뒀다가 다시 설치하고, 주사기로 이물질을 투입하는 듯한 모습이 수차례 촬영됐습니다.
검찰은, 혈액이 투석 필터를 거쳐 다시 체내로 들어가서 항상 멸균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서 피해자를 다치게 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지만 결국, 중상해와 상해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리고 법원은 일부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1년을 선고하고 A 씨를 법정구속했습니다.
CCTV 영상과 병원의 통상적인 업무처리 과정 등을 볼 때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의 증상에 대해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간호사의 지위를 이용해 의료 윤리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어 피고인이 계획적이고 반복적으로 비난받을 범행을 저질렀지만, 피해자의 회복 과정 등을 비춰볼 때 중상해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상해죄만 적용했습니다.
[피해 투석 환자 : 그 일이 있었던 이후로도 트라우마를 가진 채로 매우 많은 두려움을 느끼면서 지금도 투석을 하고 있어요. 그 이상의 합당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앞으로 재판에도 임할 생각입니다.]
A 씨는 억울하다며 재판부에 항소할 뜻을 밝혔습니다.
YTN 이상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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