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음료로 이웃 모녀 재우고 살해...무기징역 선고

[앵커]
지난 추석 연휴에 있었던 사건이죠.

이웃에 사는 모녀를 약물로 재우고, 폭행 끝에 무참히 살해한 50대에게 1심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범행 현장에 불까지 질러 증거를 없애려고 했는데 피고인은 반성은커녕 범행 전체를 부인했습니다.

차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추석 연휴 마지막 날.

40대 어머니와 10대 딸이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잠에서 깬 아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고, 이웃에 사는 50대 여성 A 씨의 범행으로 드러났습니다.

수면제 성분이 든 도라지 물을 피해자 가족에게 마시게 한 뒤 잠에서 깬 이들을 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겁니다.

살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 대해 1심 법원은 무기 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지니고 있던 금붙이를 빼앗으려는 목적으로 보인다며 A 씨는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책임에서 벗어날 궁리에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회 안전을 위협할 수 없도록 격리가 필요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피고인 A 씨는 재판 내내 범행 전부를 부인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A 씨는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말끔하게 닦거나 피해자의 스마트폰을 집에서 50m 떨어진 곳에 버리고, 심지어 현장에 불까지 질러 증거를 없애려고 한 거로 드러났습니다.

이번 사건에 앞서 A 씨는 비슷한 수법으로 다른 피해자의 정신을 잃게 한 정황도 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습니다.

피해자들의 친척들은 검찰 구형인 사형에 못 미치는 판결이 나오자 울분을 터트리기도 했습니다.

사건 초기에는 모녀의 극단적인 선택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지만,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살인 증거들이 발견됐습니다.

YTN 차상은입니다.


촬영기자 : 전재영
그래픽 : 최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