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단독 소방본부장이 호주 가려던 이유...진짜 일정표에 관광 일정 가득

2024.12.02 오후 11:04
관광 일정에 정년퇴임 앞둔 세종소방본부장 동행
개인 관광 비용 1인당 105만 원 부담
교육비 등에 시민 혈세 투입…외유성 비판 나와
"별도 일정표에 대한 구체적인 경위 파악 필요"
[앵커]
이달 말 퇴임을 앞두고 외국 출장을 가려고 해 논란이 불거지자 돌연 취소한 세종소방본부장이 애초 세종시로부터 승인받은 일정표와 다른 별도의 일정을 세웠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니 훈련 일정은 줄어들었고, 유명 관광지들이 가득해 사실상 외유성 출장을 계획한 것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상곤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세종소방본부가 세종시로부터 승인받은 국외 단기훈련 일정표입니다.

호주 교육기관에서 사흘 동안 훈련받은 뒤 소방박물관과 시드니 현지 소방서 등을 방문하는 일정입니다.

그런데 출장자들에게는 별도의 일정표가 작성돼 배포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진짜 일정표를 입수해 확인해 보니, 실제 훈련 기간은 사흘이 아닌 단 이틀뿐입니다.

수료식을 마친 뒤에는 오페라하우스와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등 호주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는 일정들로만 채워졌습니다.

이 모든 일정에 이달 말 정년퇴임 예정인 장거래 소방본부장이 함께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 씨 / 세종소방공무원 : 훈련 때문에 가는 건데 오히려 작년보다 훈련 기간은 줄고 관광이 늘어났으면 오히려 효도관광 가는 거 아닌가…]

이런 일정을 위해 여행사를 선정하고, 1인당 105만 원씩 걷은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B 씨 / 세종소방공무원 : 예산을 초과하는 부분이 발생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예산을 쓰지 않고 사비로 분담한 게 아닌가 싶긴 하거든요.]

소방공무원의 교육비와 항공 운임 등에는 시민 혈세가 투입되는데, 사실상 외유성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세종소방본부는 경험 부족으로 훈련 이후 일정은 자유시간으로 생각해 여행사를 선정했다는, 모호한 해명을 내놨습니다.

이와 관련해 세종시는 출장자들이 승인받은 출장 계획을 이행할 것으로 믿지만, 별도 일정표에 대한 구체적인 경위는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출장 계획과 일정표가 담긴 공문들은 소방본부장이 최종 결재했으며, 비공개 상태였습니다.

호주 교육기관이 초청장을 보내온 뒤 교육비가 천2백여만 원 늘어나고 관광지가 가득한 별도 일정표가 존재했다는 점에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이상곤입니다.


촬영기자 : 권민호
디자인 : 백승민 이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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