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태풍이라도 왔으면"...비를 기다리는 사람들

2026.08.13 오전 01:52
[앵커]
폭염과 함께 가뭄이 이어지면서 특히 남부 지방이 요즘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태풍이라도 오지 않나' 하면서 비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오점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4월 중순, 물이 들어찬 섬진강댐 옥정호 한가운데에 붕어를 닮았다는 붕어섬이 둥실 떠 있습니다.

붕어섬으로 건너가는 출렁다리 아래도 물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가뭄이 계속되면서 풍광이 확 달라졌습니다.

붕어섬과 출렁다리를 감싸던 물은 사라졌고 호수는 바닥이 드러나 있습니다.

제가 지금 서 있는 곳은 출렁다리 바로 아래쪽인데요. 원래 이곳은 물이 가득 차 있던 곳입니다. 그런데 가뭄 때문에 물이 없어서 이렇게 풀밭으로 변해 있습니다.

호남평야 농업용수 공급의 핵심기지인 옥정호.

호숫물이 말라갈수록 이곳을 관리하는 수자원공사 직원들의 가슴도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김영목 / 수자원공사 섬진강댐 운영부장 : 평균으로 따지면 현재 위치보다 한 10미터 정도 물이 더 차 있어야 하는데 올해 비가 너무 많이 안 왔습니다.]

12일 오후 2시 현재 섬진강댐 저수율은 18.5%, 평년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물을 아껴가며 농업용수 공급이 끝나는 9월 말까지는 버텨야 하는데 비가 계속 안 내리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깊습니다.

[김영목 / 수자원공사 섬진강댐 운영부장 : 저희가 진짜 태풍이 오더라도 전혀 문제없게, 피해 없이 비만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양의 물을 담기를 지금 모두 다 바라고 있습니다.]

이글거리는 태양에, 가뭄에 밭작물도 말라가고 있습니다.

현재 콩을 중심으로 전국의 밭작물 가뭄 상황은 5단계 가운데 주의 단계.

[박찬원 / 농진청 농업과학원 과장 : 만약에 주의 단계가 보름 정도 계속되면 저희 데이터상으로 보면 수확량을 80%밖에 건질 수 없는….]

가뭄이 심각해지자 농진청 농업과학원에서는 밭작물 가뭄 예보 횟수를 두 배로 늘리기도 했습니다.

[박찬원 / 농진청 농업과학원 과장 : 원래 1주일에 한 번 했는데 지금 워낙 비가 오지 않는 상황이라 현재는 1주일에 두 번, 월요일과 목요일에 정보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심할 경우 10년, 20년에 한 번 올 법한 독한 가뭄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 가슴을 졸이는 사람들.

지금 남부지방 곳곳에서는 농민, 어민뿐 아니라 모두가 단비가 내리길 기원하고 있습니다.

YTN 오점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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