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사인 불명' 인정...'극단 선택' 무게 뒀다 의혹 키운 경찰

2026.08.31 오후 10:15
경찰, 시신 발견 직후부터 "타살 가능성 낮다" 무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특이 골절이 발견되지 않아"
유가족·전문가, "극단적 선택 단정 어렵다" 의문
[앵커]
제주에서 실종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의 사인에 대해 부패가 심해 알 수 없다는 경찰의 입장이 나왔습니다.

시신이 발견된 초기, '극단적 선택'에 무게를 뒀던 경찰의 태도가 성급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찰의 허위종결로 실종 104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30대 여성 장 모 씨.

경찰은 시신 발견 직후부터 줄곧 '타살 혐의점이 낮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유재성 / 경찰청장 대행 (지난 24일) : (타살을 의심할 만한 흔적이 없다는 거죠?) 아직까지는 그렇습니다.]

이후 부검을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현장 경찰 역시 "특이 골절이 발견되지 않았고 극단적 선택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하지만 유가족은 장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이유가 없고, 발견 장소도 평소 장 씨가 무서워했던 곳이라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전문가들도 직접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사라진 상황에서 타살 혐의점이 낮다는 결론을 내리는 건 무리라고 주장했습니다.

[표 창 원 / 범죄과학연구소장( MBC 라디오 '조승원의 뉴스하이킥') : 경구 압박에 의한 질식이라는 것은 추정은 가능한데/ (자살인지 타살인지) 법의학적으로 규명하기가 불가능해진 상황이 되는 거죠.]

가시 많은 야자나무 숲에서 여성이 극단적 선택을 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끊이지 않자, 경찰이 재연 검증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국가수사본부장이 밝힌 입장은 지금까지 경찰이 무게를 둔 것과 달랐습니다.

"시신 부패가 심해 사인 불명으로 확인됐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힌 겁니다.

이 때문에 경찰이 초기 부실 수사 논란을 피하려 성급히 '극단적 선택'으로 몰아간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논란이 이어지자 경찰은 추가로 입장을 내고 "국가수사본부장이 추정성 보도를 방지하기 위해 사실 부분만 언급한 것으로,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경찰은 장 씨와 60대 남성 실종 사건을 허위종결한 혐의로 구속된 부 모 경장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YTN 이성우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영상기자 : 윤지원
디자인 : 정소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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