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북 풍계리 핵실험, 2천 년 잠자던 단층 깨웠다"

2026.09.18 오전 04:19
풍계리, 6차 핵실험 이후 지진 최근까지 이어져
시간 지날수록 규모 커지고 빈도 잦아져
부산대 연구팀 "핵실험이 숨겨진 단층대 재활성화"
[앵커]
북한 풍계리 핵실험으로 2천 년 이상 잠자던 단층이 다시 움직이면서, 수년에 걸쳐 지진이 이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부산대학교 김광희 교수팀과 중국 연구진이 17년 치 지진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인데요,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이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하핵실험 직후 통상 작은 지진이나 지반붕괴가 발생할 수 있지만, 보통 몇 주가 지나면 감소하는 거로 알려졌습니다.

앞선 5차례 풍계리 핵실험 때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는데, 지난 2017년 9월 6차 핵실험 이후는 달랐습니다.

핵실험 이후 지진이 최근까지 계속됐고, 시간이 지날수록 규모가 커지고 빈도도 잦아졌습니다.

[김광희 /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6차 핵실험 이전에는 한 60차례밖에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6차 핵실험 이후에 1,330회 이상 지진이 난 거죠.]

풍계리 일대 지진 관측자료 17년 치를 중국 연구진과 함께 분석한 우리 연구팀은 숨겨진 단층대가 움직였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기존에 알려진 단층대 북북서 방향으로 적어도 2천 년 이상 잠들어 있던 알려지지 않은 단층대가 핵실험 충격으로 재활성화됐다는 겁니다.

특히 6차 핵실험 장소가 4차와 5차 핵실험장 사이에 존재해 좁은 지역에서 반복된 강력한 폭발이 지각에 큰 영향을 준 거로 분석됩니다.

[김광희 /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최소 2천 년 이상, 아니면 그것보다 더 오랜 기간 움직이지 않았는데 핵실험이 내놓은 스트레스 때문에 이 단층들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 거죠.]

위성 상으로도 이 지역 지표면이 수직으로 50cm 내려앉았고 남서쪽으로 1.5m 이동한 거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연구는 지하핵실험에 따른 지진 활동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지질 조건에 따라 수년에 걸쳐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습니다.

핵실험이 단층에 미치는 여파와 위험은 그래서 오랜 기간을 두고 정밀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게 연구진 설명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북한 풍계리 핵실험이 만탑산의 잠자던 단층을 다시 움직였다'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습니다.

YTN 김종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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