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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서 마주치면 가볍게 눈인사해요" 꽃보다 박보검

2016.02.23 오전 08:00

쌍문동 친구 선우(고경표)의 말대로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인터뷰 중간중간 몇 번씩 흘러나왔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통해 바둑을 배울 수 있었던 것도,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여행에 함께할 수 있었던 것도 전부 감사한 그였다.

"최근 정신없이 바쁘지 않으냐"는 질문에 "감사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답하는 스물넷의 청년. 배우 박보검을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선한 눈매와 목소리, 덕선(혜리)에게 지어주던 그 웃음은 '응팔' 속 택이의 모습과 똑같았다. 예의 바르면서도 조곤조곤한 말투까지. 아직 택이의 티를 못 벗은 듯 해 "요즘 어떠냐" 물으니 "'응팔'이 끝난 것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이 조금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응팔' 끝나고 '꽃청춘'에 합류하게 돼 정말 영광이에요. 잠시나마 '응팔'의 연장선이 생긴 게 아닌가 싶어 다행이고요. 그래서 정신이 없다기보다 매일 감사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응팔'이 케이블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꽃보다 청춘 in 아프리카'는 첫 회 만에 역대 '꽃보다' 시리즈 최고 시청률을 세웠지만, 박보검은 아직 본인의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는 듯했다.

공항에 몰린 인파에 깜짝 놀라고, 여전히 지하철을 타고 다닌단다. "애용하는 호선은?"이라고 기습 질문을 던지자, "그건 비밀입니다"라며 웃어넘겼지만.



"비밀이에요~"




"(태국 푸켓 포상휴가 출국 당시) 공항에 그렇게 많은 분이 계실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너무 놀라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죠. 한 분 한 분 인사드리지 못할 텐데 감사하면서도 혹시나 사고가 나진 않을까 걱정됐어요. 다들 조심하셨으면 좋겠어요."

"최근에도 지하철을 탔었어요. 사진이 찍혔더라고요. (웃음) 감사한 것 중 하나는 '응팔'을 통해 어머니, 아버지 세대도 저를 잘 알아봐 주신다는 거예요. '응팔'이 정말 전 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박보검에게 '꽃청춘' 시청 소감도 물었다. 프로그램 사상 최초로 비행기를 놓치고 운전대를 잡자마자 후진사고를 낸 것이 혹시나 연출은 아니었을까 궁금증이 생긴 터였다.

그러자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렇게 생각하실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아니에요. 저도 비행기 놓친 적 처음이었어요" 답하는 박보검의 모습에 아직도 멤버들과 제작진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묻어났다.

"저는 '꽃청춘' 첫 방송을 집에서 가족들이랑 재미있게 봤어요. 일단 제가 없을 때 형들(안재홍, 류준열, 고경표)이 저를 생각해주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또 형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짐이 된 것 같아 너무 죄송했죠."

"그래도 비행기를 놓치는 경험을 통해 배운 것도 있어요. 조금 더 빨리 생각하고 움직여야겠다, 그리고 한 번 본 티켓도 다시 보자!"



박보검은 또 '응팔' 속 택이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아직 뚜렷한 차기작 계획은 없지만, 조금 더 발전된 모습으로의 컴백을 예고했다.

더불어 3월에는 학업도 이어간다. "수강신청은 잘했어요?"라는 질문이 나오자, 여과 없이 대학생 박보검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사실 '꽃청춘' 제작발표회 날이 수강신청 당일이었어요. 오전 10시에 딱 열렸는데 제가 원하는 교양 과목을 못 넣었어요. 정정 기간을 노려봐야죠."

명지대학교에서 뮤지컬을 전공 중인 박보검은 "감사하게도 동기들, 선배님들, 후배님들이 저를 연예인이라고 생각해 어렵게 대하기보다 편하게 생각해준다. 그래서 학교에서 밥도 먹고 편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학기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캠퍼스에서 저를 만나게 된다면 가볍게 눈인사 정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웃음)"

박보검에게 뮤지컬은 꼭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 스스로 내린 평가. 다만 "연기하기를 참 잘한 것 같다"고 했다.

"연기를 통해 제가 살아보지 못한 누군가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건 큰 매력이에요. 제가 언제 바둑을 배워보겠어요. 저는 복 받은 사람이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도 실력을 탄탄하게 쌓아서 보여드리고 싶어요."

끝으로 이제 막 날갯짓을 시작한 배우 박보검에게 10년 후 목표를 물었다. 그의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져, 훗날 꼭 이루길 바라게 되는 대답이 돌아왔다.

"요즘 생긴 목표는 '박보검이라는 배우와 연기하고 싶다'는 말을 듣는 거예요. 저는 따뜻한 사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만큼 되기가 참 어렵고 힘들겠지만, 서른네 살에는 오래 기억하고 싶은 배우 박보검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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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연 기자 (withaykim@ytnplus.co.kr)
사진 = 김성민 모바일PD
(mynamesm@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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