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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스물일곱 번째 주자는 [음악 공감] 메이커, EBS 음악 프로그램 '스페이스-공감'을 연출한 김동열 PD입니다.
대한민국 숨겨진 명곡들은 대부분 이 프로그램을 거쳐 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교육방송 'EBS'의 대표 프로그램 '스페이스 공감'을 통해서다.
YTN Star는 최근 일산에 위치한 'EBS디지털통합사옥'에서 '공감' 제작을 맡고 있는 김동열 PD를 만나 '공감'에 대한 깊숙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먼저 김 PD는 '공감'을 맡은 지 약 1년 반 정도 됐다. 그리 길지 않지만, 평소 음악에 큰 관심이 있었고,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다. 김 PD는 "'공감'은 EBS 소속 PD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매주 새로운 음악을 접하고 들으면서 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PD는 장금희 PD와 함께 '공감'을 이끌고 있으며, 양선진 작가를 포함한 5명의 작가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꾸미고 있다. '공감'은 본사 사옥이 서울 도곡동에 있었을 당시, 리모델링된 1층 강당을 무대로 진행됐다. 객석 또한 151석에 불과했다. 물론 일산 사옥으로 이전한 후에도 300석 규모의 소규모 공연장이다.
김 PD는 "'공감'만의 공개홀을 갖고 싶었으나 사내 예산 문제 등으로 인해 다목적홀을 개조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무대가 비좁은 탓에 양쪽 30석 정도는 무대 시야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워둔다.
하지만 '공감'은 이 소규모 공연장을 자신들의 타 프로그램들과의 차별점이자 강점으로 내세웠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는 불과 3m가 채 되지 않는다. 그만큼 관객과 아티스트는 가까이서 호흡하며 친밀감이 높다. 김 PD는 "본인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을 보러오는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 관객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면서도 "아티스트와 관객의 거리가 너무 가깝다 보니 서로 당황할 때가 꽤 있다"라고 말했다.
관객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운 탓에 수많은 공연을 했던 아티스트들도 '공감' 무대에서 떠는 모습을 보인다고 김 PD는 말했다. 그러면서 "아티스트의 세세한 숨소리도 관객석까지 다 들린다. 그리고 공간이 좁다 보니 묻힐 수 있는 세션 뮤지션들까지 관객의 눈에 다 들어온다. 그런 부분을 신선해하시고 좋아해 주신다"라고 덧붙였다.
'공감'은 주 매주 목요일 1회 공연으로 이뤄진다. 방송 녹화는 오후 8시에 시작하며 보통 오후 9시 30분이나 10시에 종료된다. 방송이라고 해서 오래 걸리지 않는다. '공감'은 철저하게 공연 위주의 방송이기 때문이다. 김 PD는 "매주 양질의 프로그램, 현장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 원래는 방송 초창기, 진행 MC가 있었는데 현재는 MC도 두지 않고 있다. 오로지 아티스트만 무대에 등장해 직접 진행을 하고 관객들과 호흡한다"고 설명했다.
'공감'은 아티스트 두 팀의 공연으로 구성된다. 두 팀 합쳐 보통 15곡을 부르는데 반응에 따라 앙코르 곡도 소화하곤 한다.
'공감'은 국내외 최정상 아티스트부터 재능 있는 신진 아티스트까지 록, 팝, 재즈, 클래식, 월드뮤직, 국악 등 장르와 관계없이 오직 좋은 음악을 통해 관객과 공감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조건 아티스트들이 라이브로 무대를 꾸며야 한다는 것이다. 아티스트의 보장된 실력은 덤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공감'에 출연을 원하는 아티스트들은 넘치고 넘친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인지도 없는 아티스트의 라이브 무대를 방송으로 내 보내주는 곳이 어디 있겠는가. 김 PD는 "아티스트 소속사로부터 출연 요청을 받고 있다. 보통 해당 아티스트의 신보가 나오면 출연을 원하는 곳이 대부분이다"며 "2주에 한 번씩 기획 회의를 한다. 기획위원 제도가 있어 대중음악 평론가 등 5명으로 꾸려진 기획위원회로 회의를 연다"고 했다.
이어 "제작진과 기획위원회가 함께 아티스트들의 라이브 실력에 대해 논의하고 출연 팀을 결정한다. 그러고 나서 결정된 두 팀이 합동 무대를 계획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 PD는 색다른 두 아티스트의 합동무대가 '공감'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무대라고 꼽기도 했다.
'공감' 출연 이후 노래가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큰 인기를 얻은 그룹들도 많다. 대표적으로 밴드 장기하의 얼굴들, 국카스텐을 들 수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 국카스텐은 초기 '공감'이 내세웠던 신인발굴 프로젝트 '헬로루키' 콘테스트 우승으로 탄생한 그룹들이다.
이런 유명 아티스트들의 탄생에도 불구, '공감'의 실질적인 시청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밤 11시 55분에 방송된다는 점도 한몫한다. 이에 2014년 EBS 본사 측은 '공감' 프로그램 10주년을 앞두고 공연 축소를 결정했다. 이에 사실상 프로그램 폐지 수순까지 이르렀으나 작곡가 김형석을 비롯, 많은 뮤지션과 음악 관계자들이 프로그램 축소 반대를 표명하며 프로그램의 수명을 연장시켰다.
국내 대표 음악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들 수 있다. 그렇다면 '공감'이 가진 차별점은 무엇일까. 김 PD는 "우리는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헤비메탈, EDM, 재즈, 국악 등 쉽게 접하지 못하는 아티스트들을 초대해 무대를 완성한다. 심지어 무대 위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무대만 꾸미기도 한다. 오롯이 노래만 부르고 뮤지션의 진솔한 음악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뮤지션이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이다"라고 장점을 내세웠다.
또 하나의 장점은 공연이 소규모다 보니 야외 공연 진행도 언제든 가능하다는 점이다. '공감'은 지난해 5월 서울시립미술관 앞마당에서 가수 로이킴, 인디 가수 요조를 초대해 길을 지나던 행인들에게 질 높은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후에도 '공감'은 세종문화회관 앞, 플랫폼창동61, 올림픽 뮤즈라이브홀 등 야외무대를 찾아 나서며 팬들과 호흡했다.
이같은 '공감' 프로그램의 특성은 아티스트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다. 이에 양요섭(하이라이트), 정승환, 윤종신 등 가요계 영향력 있는 유명 아티스트들 또한 '공감'의 문을 두드렸다.
김 PD는 "다양한 뮤지션들이 '공감'을 찾아주신다. 관객들과 가깝게 호흡한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며 실수하지 않으려 더욱 질 높은 공연을 선사해주신다. 그러다 보니 무대가 완성도 있게 되고 관객들도 만족해한다"라고 말했다.
2004년 시작한 '공감'은 올해로 벌써 14주년을 맞이했다. 김 PD는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던 건 프로그램의 '한결같음'을 꼽을 수 있다. 우리는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음악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게 최우선이다. 그 현장에 관객들이 모이게끔 하는 게 우리의 목적이다. 이같은 공간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PD는 '공감'을 찾아주시는 관객들에게 "수많은 뮤지션들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들으러 와주셨으면 좋겠다"면서 "마음껏 즐기셨으면 좋겠다. 즐겁다는 티를 내며 편하게 웃고 듣다 가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YTN Star 지승훈 기자 (jiwin@ytnplus.co.kr)
[사진 = YTN Star 김태욱 기자(twk557@ytnplus.co.kr), EBS '스페이스 공감'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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