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만난 시민들과 함께 하는 퀴즈'는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슬로건이다. 그런데 이제는 '유 퀴즈 위드 셀럽'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다.
국민MC 유재석과 조세호가 맨땅에 헤딩하는 격으로 길거리로 나선다니, 초창기에는 참으로 신박한 콘셉트였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두 사람은 거리를 걸어 다니며 즉석에서 출연자를 섭외하고 바로 그 장소에서 촬영을 했다. 준비된 섭외가 아니었던 만큼 동네 어린이들, 취업준비생, 마을 통장님, 치매 노모와 함께 사는 아들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이들 사연은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 눈물을 모두 안겼다. 화려하진 않지만 억지스럽지 않고, 예측불허에 우리네 이웃들이라 재밌었던 것이다. 퀴즈 문제도 딱 하나였고, 답을 맞히면 상금 100만 원을 줬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사라져가는 '유 퀴즈' 초심에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시국으로 길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는 대신 전문직, 대기업 종사자나 화제의 인물, 스타들을 섭외하며 프로그램 취지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방송에서는 '오징어 게임' 배우 이정재와 국내 N사 개발 실장, 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든 대표가 출연했다. N사 개발 실장은 "회사 어린이집이 있는데 시설과 선생님들이 최고"라며 회사 복지에 대해 설명했다. 복지 포인트가 1년에 250만 원이라는 정보도 빼놓지 않았다. 어플리케이션 관련 스타트업 대표 역시 파격적인 회사 복지를 소개했다. 자칫 시청자들로 하여금 공감 대신 위화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선망의 환경 보다는 현실적인 삶의 터전에서 시민들의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던 '유 퀴즈'가 그립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면 그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제작진들은 준비된 셀럽들과 예측 가능한 촬영 장소에서 뻔한 토크쇼, 익숙한 예능의 길로 갈지 아니면 초심을 되찾을지에 대해 다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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