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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더 글로리' 영광ing...악역으로 전환점 맞은 배우 또 누구?

2023.07.08 오전 09:00
'더 글로리'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배우 임지연 씨가 그 영광을 이어가고 있다.

임지연 씨는 글로벌 흥행작 '더 글로리'에서 악역을 연기하며 주목받았고, 이에 한동안 그의 이름 앞에는 '연진이' 수식어가 따라다닐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종영 후 불과 몇 개월 만에 선보인 차기작에서 더욱 강렬한 연기로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1년 단편 '재난영화'로 데뷔한 임지연 씨는 '인간중독', '간신'을 통해 관능적인 역할을 소화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타짜: 원 아이드 잭', 드라마 '불어라 미풍아', '웰컴2라이프', '장미맨션' 등에서 주연으로 활약했지만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김은숙 작가의 '더 글로리'에서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과거를 지닌 기상캐스터 박연진 역할을 통해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과오에 대한 일말의 반성도 없는 악역을 완벽히 연기해 보는 이로 하여금 분노를 유발했고, 피해자인 문동은(송혜교 분)의 복수에 대한 몰입감과 통쾌함이 배가됐다.



'더 글로리'를 통한 성공적 변신 이후 임지연 씨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그는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에서 비루한 현실에서 탈출을 꿈꾸는 여자 추상은 역을 맡아 '더 글로리'의 박연진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특히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그가 남편의 사망 이후 공허함인지 해방감인지 모를 감정을 함축한 먹방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악역을 통해 연기력을 증명하고 배역의 스펙트럼을 넓힌 배우들이 적지 않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아이돌 그룹 god 멤버였던 윤계상 씨는 2004년 변영주 감독의 영화 '발레교습소'를 통해 배우로 전향해 눈길을 끌었지만, 이후 오랫동안 배우보다는 여전히 god 윤계상으로 통했다. 하지만 2017년부터는 윤계상 씨는 '장첸'으로 불리고 있다.



영화 '범죄도시'를 통해 처음 악역에 도전한 그는 장발에 연변 사투리를 구사하며 파격적인 변신을 보였다. 여기에 도끼와 칼을 활용한 무자비한 액션 연기로 무대 위에서 보여 준 이미지를 갈아엎었다. "니 내 누군지 아니?", "혼자야?" 등 극 중 장첸의 대사는 영화를 안 본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큼 유행어가 됐다.

이는 윤계상 씨의 역할 소화력에 대한 제작자들의 신뢰가 높아졌고, 스스로도 배우로서 용기를 얻는 기회가 됐다. 이를 증명하듯 그는 '범죄도시' 이후 드라마 '초콜릿' '크라임 퍼즐', 영화 '말모이' '유체이탈자' 등을 통해 한층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유연함을 보여주고 있다.



남궁민 씨도 악역 하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배우다. 남궁민 씨는 2001년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를 통해 데뷔한 이후 '대박가족', '장미울타리' 등에 출연하며 주로 반듯한 외모와 부드러운 이미지가 부각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에 '리틀 배용준'으로 불리며 줄곧 밝고 따듯한 캐릭터를 맡아 왔다.

그러다 2015년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소시오패스 캐릭터를 맡아 새로운 도전으로 호응을 끌어냈고, 2016년 SBS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에서 다시금 악역인 남규만 역을 맡아 법의 울타리마저 가볍게 짓밟는 역대급 악행 연기하며 극의 흐름을 장악했다.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남궁민 씨는 연기 인생에도 변화를 맞았다. 이후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더욱 다채로워졌으며, '미녀 공심이', '김과장', '조작', '닥터 프리즈너', '스토프리그', '검은 태양', '천원짜리 변호사' 등 출연작마다 연이어 히트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 우뚝 서게 됐다.



드라마 속 악녀하면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 이를 연기한 배우 이유리 씨는 인기 청소년 드라마 시리즈 '학교4'(2001)로 데뷔해, 초반에는 순진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부모님 전상서' '사랑과 야망', '엄마가 뿔났다' 등에서 집안의 막내딸이나 며느리 등의 역할로 사랑받았다.

2014년 김순옥 작가의 '왔다! 장보리'에서 여주인공의 모든 것을 빼앗으려는 연민정 역을 맡아 '국민 악녀'로 거듭났다. 이유리 씨는 자신의 안위를 위해 연인과 아이, 친어머니까지 버리는 반인륜적인 행위도 아무렇지 않게 자행하는 연민정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드라마의 긴장감을 책임졌다. 실감 나는 연기에 촬영 현장에서 시민에게 욕을 먹기도 했으며, 급기야 '암유발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연민정의 인기에 코미디계에서 많은 패러디가 나오기도 했다. 악녀 캐릭터로는 이례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유리 씨의 활동 반경도 이후 한층 넓어졌다. 연민정 역할로 드라마에 특별출연을 하는가 하면, 캐릭터와 반전되는 유쾌한 이미지를 살려 '편스토랑', '개며느리,' '걸어서 환장속으로' 등 예능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이제는 '악역 전문'으로 불리는 정웅인 씨 또한 데뷔 초에는 코믹 연기 전문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었다. 예능 프로그램인 '좋은 친구들'과 시트콤 '세 친구' 등에서 재치 넘치는 입담과 코믹 연기로 사랑받았고, 영화 '두사부일체' 등에서 감초 연기로 활약하며 대중에게 유쾌한 이미지로 각인됐다.

그러다 2013년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극악무도한 연쇄 살인범 민준국 역을 실감 나게 그려내 아직까지도 기억되는 전설적인 악역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당시 그의 대사인 “얘기하면 죽일 거야”는 유행어로 쓰일 정도로 엄청난 파급력이 있었다. 이를 기점으로 정웅인 씨는 다양한 자품에서 신선한 악역 캐릭터를 구축했으며 최근 종영한 '나쁜 엄마'에서도 악의 축으로 또 한 번 안방극장에 살벌한 긴장감을 안겼다.



김서형 씨가 2008년 '아내의 유혹'에서 연기한 신애리는 악녀의 신기원으로 통하며 지금도 드라마 속 악녀 캐릭터들 비교점이 되고 있다. 김서형 씨는 당시 '버럭애리'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에너지를 쏟아붓는 열연을 펼쳤다. 목이 쉴 정도로 소리를 내지르는 김서형의 연기가 시청자들을 압도했으며, 처절하게 복수당하다 악에 받쳐 패악을 부리는 모습으로 통쾌함을 더했다.

그는 신애리로 주목받은 이후 '샐러리맨 초한지'의 모가비, '기황후'의 황태후, 'SKY캐슬' 김주영 등 다양한 작품에서 내리 악역을 맡았다. 그러나 서로 비슷한 점 없이 각각의 개성이 살아 있는 악역을 표현해 내며, 오히려 뛰어난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줬다.




최근에는 배우 김선호 씨가 액션 누아르 영화 '귀공자'를 통해 악역에 도전해 관심이 쏠렸다. 영화에서 그는 포마드 헤어스타일과 말끔한 슈트를 통해 기존 악당 캐릭터와는 다른 이미지를 내세웠다. 여기에 무자비한 폭력성, 이따금 쉼표를 찍는 능청스러운 코미디까지 탑재해 이른바 '맑은 눈의 광인'이라는 요즘 트렌드에 맞는 악역을 완성했다. 영화는 비록 흥행에서는 쓴맛을 봤지만, 김선호 씨의 변신은 호평과 더불어 이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남겼다.

[사진 = 드라마 방송 화면 및 영화 스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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