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또 다른 시작"…10만 관객에 큰절한 임영웅, 상암벌 우중 공연 (종합)

가수 임영웅이 비로 젖은 무대 위 무릎을 꿇고 큰절을 했다. 이틀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꽉 채워준 10만 명의 관객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임영웅 2024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IM HERO - THE STADIUM)'이 25일과 26일 저녁 6시 30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둘째 날에는 오후부터 서울에 비가 쏟아졌다. 임영웅은 공연 시작 약 4시간 전 자신의 SNS를 통해 "기대되는 수중전. 저는 비 오는 날을 참 좋아합니다. 좋은 날,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를 믿고 가"라는 글을 게재해 우중 공연을 앞두고 있는 각오를 밝혔다.

흐린 하늘은 회색빛이었지만, 공연장은 맑은 하늘빛으로 가득했다. 임영웅 측에서 제공한 하늘색 우비를 맞춰 입은 팬들이 공연장을 가득 채웠기 때문. 일찍이 모인 팬들은 임영웅 측에서 월드컵경기장 광장 곳곳에 마련한 포토 구역에서 사진을 촬영하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히어로 갤러리, 기념 스탬프 찍기 등 이벤트 공간을 즐기기도 했다.

이날 오프닝부터 빗줄기는 약해졌다 거세졌다를 반복했다. 임영웅은 비를 맞으면서도 '무지개' '런던보이' '보금자리'를 연달아 부르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팬들 역시 큰 함성과 '떼창'으로 임영웅을 환영했다.

이어 '계단말고 엘리베이터' '소나기' '사랑해요 그대를' '이제 나만 믿어요' '연애편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사랑은 늘 도망가' '사랑역' '사랑해 진짜' '모래 알갱이' '우리들의 블루스' '두 오어 다이(Do or Die)' '홈(HOME)' 등 자신의 히트곡으로 공연을 꽉 채웠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가장 최근 신곡인 '온기'를 처음 라이브로 선보였다. 또, 공연마다 팬들의 요청으로 짧게 부르기만 했던 '따라따라'를 정식으로 무대에서 풀버전을 부르기도 했다.

대중적으로 익숙한 곡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임영웅은 "대형 노래방이라고 생각하고 크게 따라 불러달라"며, '돌아와요 부산항에' '어쩌다 마주친 그대' '아파트' '남행열차'를 연달아 불렀다. 노래 중간에 마이크를 객석에 넘기며 '떼창'을 유도했고, 팬들은 열심히 임영웅의 손짓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한 회차에 5만 명가량이 가득 차는 공연인 만큼, 여러 각도에서의 시야를 고려해 무대 활용도를 높인 것도 눈길을 끌었다. 그라운드를 빙 둘러 무대를 4면에 설치했고, 곡마다 4면의 무대 곳곳을 돌아다녔다. 또한, 양측 스크린의 각도를 기울여 시야제한석까지 잘 보일 수 있도록 배려했다.

화려한 볼거리도 공연의 즐거움을 더했다. 현대무용가, 댄서 1100여 명 등을 동반해 다양한 장르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대형 풍선, 축포, 불꽃놀이가 하늘을 수놓았고, 열기구에 탄 임영웅이 2, 3층 객석 앞까지 다가가기도 했다.

거세지는 빗줄기를 맞으며 앙코르까지 30곡을 소화한 임영웅은 '인생찬가'로 공연의 끝을 맺었다. 이틀간의 스타디움 공연을 마친 그는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면서도 "이곳이 종착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게 영웅시대와의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당찬 소감을 밝혔다.

[사진제공 = 물고기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