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클래식 애호가들을 제외하면, '오케스트라'는 보통 사람들에게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존재다. 여기에 봉사나 선행도 마치 천사 같은 마음씨를 지닌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고결한 행위처럼 느껴질 따름이다.
하지만 ‘소울챔버 오케스트라’는 이러한 편견을 깨고, 음악을 통해 세상에 따뜻한 손길을 내밀고 있다. 지난 2009년 창단된 소울챔버 오케스트라는 아프리카에 깨끗한 물을 선물하기 위해 모인 ‘특별한’ 오케스트라다. 이 오케스트라는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이 모여 재능기부로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하며, ‘영혼의 방’이라는 뜻 그대로 음악을 통해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있다.
책 한 권에서 시작된 아프리카 아이들과의 인연
이에 김인경 음악 감독도 “우리는 선물을 주는 오케스트라”라고 소울챔버 오케스트라를 한 문장으로 설명했다. 그는 소울챔버 오케스트라를 창단한 이래 지금까지 꾸준히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한 식수 지원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우연히 읽게 된 책 한 권 때문이었다.
“한비야 님의 책을 읽게 됐는데 그 책에서 우리 아이와 나이가 비슷한 아프리카 아이들이 흙탕물을 먹는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랐어요. 곧바로 월드비전 게시판에 글을 올렸습니다. ‘제가 첼리스트인데, 어떻게든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고 싶다'고요. 월드비전 측에서는 그런 글을 처음 받아봤다며 놀라워했고, 그렇게 식수 지원 활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김 감독은 “처음에는 ’내 기부금이 제대로 쓰일까?’라는 의구심을 해소하는 것이 관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재능기부로 참여하는 연주자들도 자신들의 연주가 의미 있는 곳에 쓰이는지 확인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매 공연 때마다 전 회차 기부금 사용 내역을 공개했다. 나도 직접 아프리카를 방문해서 후원으로 달라진 아이들의 삶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아프리카 잠비아에 희망의 씨앗을 심다
김 감독은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아프리카를 방문해 식수 지원 활동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체감했다. 그는 “깨끗한 물을 공급받고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 학교에 다니며 꿈을 키우는 아이들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소울챔버 오케스트라의 활동은 단순히 식수 문제 해결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의 교육, 보건, 마을의 경제적 자립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실제로 소울챔버 오케스트라가 15년 동안 모금한 4억 6,000만 원의 기부금은 아프리카 잠비아 지역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데 사용되어 약 80만 명의 사람들이 혜택을 받았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나눔을 실천할 수 있어
김 감독은 소울챔버 오케스트라가 일군 이런 성과의 모든 공로를 단원들에게 돌렸다. 이 오케스트라는 80여 명의 단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친구, 학교 동기, 후배, 제자, 가족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음악으로 선한 나눔을 실천 중이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이런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절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금만 마음을 다르게 먹으면 누구나 남을 도울 수 있어요. 고개를 들어 시선을 들어 손을 내밀면 다른 사람에게 꿈과 소망을 주는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어요. 우리 단원들도 마음속에 다들 남을 돕고 싶다는 마음의 씨앗을 품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단원들의 동참이 지구 반대편 아이들의 삶을 분명히 바꾸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한편, 올해 9번째로 진행되는 소울챔버 오케스트라 잠비아 식수 프로젝트 후원 음악회는 오는 11월 12일(화) 오후 7시 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https://www.worldvision.or.kr/wv/soul_ytnban)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월드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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