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관계에 있는 한 명이 입을 열면, 상대방은 가만히 있을까?
현재 이혼 소송 중인 박지윤과 최동석은 여태껏 연예계에서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파탄 과정이 낱낱이 드러나 연일 논란의 중심에 있다. 상간자 맞소송에 이어 최근 부부간 성폭행 혐의로 고발 당하며 이미지 타격도 극심하다.
지난해 12월 이혼한 율희와 최민환도 새삼 구설에 올랐다. 율희가 최민환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를 공개하며 그를 저격했고, 그 여파로 최민환은 모든 미디어 활동을 중단했다. 성매매 혐의, 부부간 성폭행 혐의 등으로 고발까지 당한 상태다.
이들 사이에 공통점은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이제 혼자다'가 있다. ‘이제 혼자다’는 이혼을 맞은 연예인이 인생의 2막을 시작하면서 자신만의 자존감을 찾고, 재기를 준비하는 모습을 담는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이제 혼자다' 이전에도 이혼한 연예인 부부의 사연을 다룬 예능 프로그램은 많았다. 이혼한 스타 부부의 재회 여행을 그린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스타 부부의 가상 이혼을 담은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갈등을 겪고 있는 스타 부부의 일상을 관찰하는 티빙 '결혼과 이혼 사이' 등이다.
그러나 기존 이혼 예능이 부부의 동반 출연으로 구성된 것과 달리, '이제 혼자다'는 부부 중 한쪽만 출연한다. 상대방을 비판하는 취지는 아닐지라도 결국 자신의 입장에서 이혼을 언급할 수밖에 없고, 이는 다른 생각을 지닌 상대방에게는 불쾌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 결국 불필요한 공방전이 발생하는 경우가 계속되고 있다.
앞서 박지윤은 파일럿 방영을 앞둔 ‘이제 혼자다’ 제작진에 최동석의 출연을 반대하며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했다. 박지윤 측은 “방송 활동이나 생업을 방해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이혼 이후의 삶을 다루는 프로그램이라고 하는데, 아직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이고, 아이들이나 박지윤이 상대방 방송의 콘텐츠이길 원치 않는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이는 박지윤 자신도 공개적으로 이혼과 관련해 언급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이제 혼자다'는 굳이 소송 중인 최동석을 섭외했고, 이혼과 관련한 그의 심경을 고스란히 전했다. 이는 두 사람이 싸움 과정이 담긴 녹취와 메시지 대화, 일기 등을 언론에 공개하기로 결심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커지면서 최동석은 결국 반강제로 '이제 혼자다'를 떠나게 됐다.
전 라붐 출신 율희의 상황도 비슷했다. '이제 혼자다'에 출연한 율희는 이혼 후 삶에 초점을 준다는 기획 의도와 달리, 최민환이 먼저 이혼을 요구했다고 언급하며 눈물을 쏟았다. 아이들을 버렸다는 비난에 대해서도 "아이들의 경제적 안정을 지켜주고 싶어 양육권을 포기했다"며 생계를 위해 인플루언서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율희의 고백은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다. 방송 직후 한 유튜버는 율희가 왕복 3시간 거리의 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기로 결정하면서 최민환과 시댁 식구들이 등하원과 육아를 도맡았다고 폭로했다. 또 두 사람의 결정적 이혼 사유가 율희의 가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율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최민환의 업소 출입이 이혼 사유였다"라면서, 최민환의 업소 출입 정황과 성매매 의심 정황이 담긴 녹취를 공개했다. 이로 인해 최민환은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하차하고 모든 미디어 활동을 중단했다. 또 성매매 혐의와 부부간 강제추행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29일 방송에서는 서유리가 등장했다. 이혼 조정 절차는 6월 마무리됐지만, 금전 문제로 전남편 최병길 PD와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혼자다'에서 서유리는 이날 방송에서 이혼 사유가 결혼 생활 중 11억 원에 달하는 대출금이 때문이라고 밝혔고, 전 남편 파산 서류에 3억 2천만 원 채권자로 올랐다며 비난했다.
최 PD도 이런 상황을 예측한 것일까? 그는 서유리의 방송 출연에 앞서 최 PD는 "또 이상한 억측 기사가 생산될까 저어된다"라면서 "합의금을 갚지 않을 의도가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가 공개한 서유리와 메시지 대화에는 "난 떼어먹는다고 한 적 없어. 소송하든지 또 방송에 나와서 맘대로 떠들던지"라는 문장도 담겼다.
이혼이 금기시되는 시대는 아니다. 하지만 그 비중이 크든 작든, 양측의 갈등과 관련해 한 사람의 일방적인 토로는 다른 한 사람을 '욕받이'로 만드는 결과만 낳고 있다. 아픔을 뒤로하고 나아가는 발전적인 모습보다는 갈등이 재조명되면서, 결국 '이제 혼자다'가 불을 더 키우는 휘발유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방송을 본 많은 시청자들은 출연자를 응원하고, 그에 몰입해 이혼 상대방을 비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시청자들은 "상대방 동의도 없이 방송에서 결혼 생활에 있었던 일을 다 공개해도 되는 건가" , "너무 한쪽 얘기만 들려줘서 양쪽 말을 다 들어봐야 할 것 같다" 등의 비판적인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일생을 함께하기로 약속을 했던 상대에 대한 존중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이혼 예능의 행태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결혼하기 꺼려진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사진 = TV조선 '이제 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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