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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김민하로 빛나는 '하나 코리아', 과장 없이 덤덤하게 담아낸 경계인의 초상

2026.07.02 오후 04:29
영화 '하나 코리아' 스틸컷 ⓒ㈜트리플픽쳐스
목숨을 건 탈출기도, 눈물을 쥐어짜는 억지 신파도 없다. 그저 낯선 서울 한복판에 덩그러니 놓인 한 여성의 말간 얼굴과 흔들리는 눈빛이 있을 뿐이다. 영화 '하나 코리아'는 배우 김민하의 섬세한 눈빛과 디테일한 표정만으로 관객을 탈북 여성 '혜선'의 내면 속으로 단숨에 끌어당긴다.

오는 8일 개봉하는 한국·덴마크 합작 영화 '하나 코리아'는 북한을 이탈해 남한의 '하나원'을 거쳐 낯선 서울 한복판에 던져진 탈북 여성 혜선(김민하 분)의 궤적을 묵묵히 따라가는 작품이다.

덴마크 출신의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영화 '기생충' 당시 봉준호 감독의 통역사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샤론 최(최성재) 작가가 공동 각본가로 참여해 일찍이 국내외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화는 탈북 여성 혜선의 궤적을 좇으면서도, 이 소재를 다루는 기존 미디어의 관성적인 스펙터클이나 자극적인 연출을 철저히 배제한다. 그 어떠한 과장도, 미화도 없이 무척이나 담담하고 담백하게 한 인물의 삶을 응시할 뿐이다.

이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주로 작업해 온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 특유의 시선이 극영화에 성공적으로 이식된 결과다. 기존 미디어가 탈북민을 다룰 때 흔히 기대던 자극적인 소재나 극적인 신파 연출을 철저히 배제했다. 대신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실존 인물을 오랜 시간 밀착 취재하며 다져온 관찰자의 렌즈로, 한 인물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동시에 그를 둘러싼 주변 사람과 삭막한 서울의 풍경을 그저 덤덤하게 비춘다.


영화 '하나 코리아' 포스터 ⓒ㈜트리플픽쳐스

담담하지만 서늘하게 느껴지는 렌즈 앞에서 극의 설득력을 완성하는 것은 온전히 주연을 맡은 배우 김민하의 몫이다.

그는 특유의 말간 얼굴 위로 낯선 세계에 내던져진 자의 두려움과 혼란, 초조함을 그려내는 동시에 안도와 설렘,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굳은 의지까지 다채로운 감정의 결을 촘촘하게 수놓는다. 섬세하면서도 디테일한 눈빛은 혜선이라는 인물을 스크린 밖 현실 어딘가에 실제로 숨 쉬고 있을 법한 생생한 인물로 빚어낸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김민하가 '떠나온 자'인 동시에 '남겨진 자'의 얼굴을 보여주는 마법 같은 열연을 펼친다는 점이다.

고향을 등지고 홀로 넘어오며 비로소 자유를 얻었지만 그 이면에는 두고 온 가족에 대한 짙은 죄책감과 병든 어머니를 책임져야 한다는 무거운 부채감이 존재한다. 김민하는 그 짊어진 무게를 감당해 내는 사람의 버거움을 작위적이지 않은, 사실적인 호흡으로 체화해 낸다.

감정을 강요하지 않는 감독의 연출과 배우의 미세한 호흡이 완벽한 시너지를 이루는 순간이다.

지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플래시 포워드' 부문 관객상을 거머쥐며 일찌감치 대중성까지 입증한 영화는 무언가를 덜어냄으로써 오히려 더 묵직한 진심을 전한다. 영화는 관객이 이방인 혜선의 심리에 서서히 녹아들도록 이끌며, 낯선 땅에서 온전히 자신이 되어가는 한 인간의 보편적인 외로움과 용기를 묻는다.

영화 '하나 코리아'.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 연출. 배우 김민하, 김주령, 안서현 주연.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5분. 2026년 7월 8일 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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