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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나 코리아' 김민하 "타협점 찾지 않아, 지독하게 현실적으로 연기"

2026.07.03 오후 03:29
배우 김민하 ⓒ트리플픽쳐스
극적인 탈출기도, 억지스러운 눈물도 없다. 그저 낯설게 느껴지는 서울에 덩그러니 놓인 한 여성의 눈빛이 스크린을 채운다. 애플TV+ '파친코'로 전 세계를 매료시켰던 배우 김민하가 이번엔 삭막한 서울 한복판에 불시착한 이방인이 되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하나 코리아'에서 탈북 여성 혜선으로 분한 그는 픽션과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허무는 지독하게 현실적인 연기로 또 한 번 관객의 마음을 두드린다.

3일,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김민하는 "2년 전 촬영한 작품인데 드디어 많은 분들께 닿을 수 있어 설레고 떨린다"며 입을 열었다.

그가 주연을 맡은 '하나 코리아'는 탈북민 혜선이 남한 사회에 정착하며 겪는 혼란과 외로움, 그리고 성장을 담담하게 좇는 작품이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김민하는 극영화의 시나리오라기보다 '누군가의 일기장이나 편지'를 훔쳐보는 듯한 묵직함을 느꼈다.

"실제 탈북 여성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기에 허투루 다루거나 흐트러지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감독님이 6년이나 준비하며 고증을 거친 작품인 만큼, 저 역시 픽션보다는 다큐멘터리처럼 지독하게 현실적으로 그려내야겠다고 다짐했죠."


배우 김민하 ⓒ트리플픽쳐스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 최효린 씨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김민하는 그 빈자리를 치열한 노력으로 채웠다. 실제 북한 양강도 출신 선생님에게 사투리 지도를 받고, 관련 다큐멘터리와 예능 프로그램을 섭렵하며 혜선의 말투를 자신의 것으로 체화했다. 특히 혜선이 북에 있는 어머니에게 부치지 못하는 편지를 읽는 내레이션 씬은 김민하의 치밀한 노력이 빛을 발한 대목이다.

"서울에 정착해 무던히도 한국말을 쓰려고 노력했을 혜선이기에, 편지를 읽을 때는 북한 사투리와 서울말이 적절히 섞여 나오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타협점을 찾지 않고, 한순간도 집중력을 놓지 않으려 했습니다. 철저히 혜선의 입장에 서서 대충 넘어가는 법 없이 파고들었죠."

덴마크 출신의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 그리고 '기생충' 통역사로 알려진 샤론 최 작가와의 협업도 혜선을 입체적으로 만드는 데 큰 몫을 했다. 촬영 전 워크숍을 통해 혜선이 다리를 떨거나 손톱을 물어뜯었을 것이라는 세세한 습관까지 함께 구축했다고. 매일 아침 촬영장에 갈 때면 감독이 보내주는 그날의 무드 음악을 들으며 감정을 예열했다. 외국인 감독 특유의 이방인적 시선은 영화의 담백한 톤을 완성했다.


영화 '하나 코리아' 스틸컷 ⓒ트리플픽쳐스

"감독님이 보신 서울은 '민트색'이었어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올리브영' 같은 공간도 신선하게 바라보셨죠. 대도시 어디에나 존재하는 '공허한 친절'과 보이지 않는 벽을 혜선의 시선으로 마주하며 저 역시 많이 공감했어요. 20대 초반에 제가 느꼈던 막막함과도 맞닿아 있었거든요."

가장 극적인 감정이 터져야 할 것 같은 순간에도 김민하는 오열 대신 덤덤함을 택했다. 어머니의 부고를 듣고 오열하는 대신, 숙희(김주령 분) 앞에서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복잡한 심경을 절제된 톤으로 그려냈다. 그는 혜선에게 온전히 몰입하기 위해 자신의 어머니를 끊임없이 대입했다고 고백했다.

"저에게 엄마는 말도 필요 없는, 대체 불가능한 인물이에요. 투닥거리기도 하지만 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제 삶의 모토 같은 존재죠. 그런 엄마를 북에 두고 홀로 왔다면 어땠을까 상상하니 혜선의 마음이 피부로 와닿았습니다. 대단한 성공이 아니라 그저 하루하루를 무사히 살아남는 것 자체가 위대하다는 것. 이 영화가 탈북민뿐만 아니라 치열하게 오늘을 버티는 모든 분들께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김민하가 주연을 맡은 영화 '하나 코리아'는 오는 8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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