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촬영을 완료한 이후 개봉까지 5년. 오랜 기다림 끝에 영화 '비광'이 관객을 찾아온다. 매 작품 거침없이 몸을 내던지는 배우 류승룡은 이번 영화에서도 거칠지만 따뜻한 부성애를 지닌 전직 야구선수 '중구'로 변신해 밀도 높은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화려한 수식어보다도 언제나 묵묵히 '진심'이라는 무기로 스크린을 채우는 배우. 오늘(25일) 배우 류승룡을 만나 '비광'의 개봉을 앞둔 소회를 들어봤다.
당초 류승룡은 '비광'의 시놉시스를 보고 출연을 고사했다고. 앞서 '염력', '7년의 밤' 등 연달아 아버지를 연기하며 생긴 부담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지원 감독이 보낸 5장 분량의 진심 어린 편지가 그의 마음을 돌려세웠다.
류승룡은 "당시에는 아빠 말고 다른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본인의 가족사부터 영화를 하려는 이유, 작품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왜 꼭 류승룡이어야만 하는지를 편지에 너무나 정성껏 적어 보내셨다. 단순한 부성애가 전부인 작품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고, 그 마음이 제 마음을 움직였다"라고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영화의 제목인 화투패 '비광'에 대한 감독의 설명 역시 진정성에 의미를 더하며 작품으로 그를 끌어당겼다. 인생이 마냥 밝지 않고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분명 빛은 존재하며,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가족의 연대를 담았다는 감독의 뜻을 알게 되면서 그는 영화에 더욱 깊이 빠져들었다.
배우 류승룡 ⓒ프레인TPC
극 중 중구는 잘나가던 야구선수에서 모종의 사건으로 한순간에 바닥으로 추락하는 인물이다. 류승룡은 이를 표현하기 위해 동네 야구 클럽의 은퇴한 프로 야구선수에게 직접 개인 레슨을 받으며 성실하게 캐릭터를 구축해갔다. 또한 내면의 감정선을 잡는 데에는 류승룡 본인 삶의 굴곡이 영감이 됐다.
군 전역 이후 5개월을 제외하면 인생에서 단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다는 그는 "저 역시 스스로 굴곡을 겪으며 많이 배웠고, 그 안에서 유연함을 얻었다. 느닷없이 찾아오는 시련 앞에서도 당황하거나 조급해하지 않는 침착함이 생겼다"라며 중구를 표현하는 곳곳에 자신의 인생이 스며들어있다고 말했다.
하지원과 김시아 등 배우들과의 앙상블은 '비광'의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류승룡은 아내로 호흡을 맞춘 하지원을 향해 "우리나라에서 리액션이 가장 좋은 배우다. 하찮은 농담에도 잘 웃어줘서 너무 고마웠고, 이번 작품이 배우 하지원에게 훌륭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극 중 부녀로 호흡을 맞춘 아역 김시아를 향해서는 각별한 애정과 동시에 자신을 향한 반성까지 내비쳤다.
배우 류승룡 ⓒ프레인TPC
류승룡은 "시아 배우가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순수한 도화지처럼 표현해 내는 걸 보면서, '나는 왜 스스로 연기한다는 느낌을 받을까' 반성했다. 스스로 때가 많이 묻었다는 자성이 들었고, 시아 배우를 보며 초심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았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류승룡은 최근 영화 '빅토리'에 출연한 혜리가 보여준 홍보 투혼에 큰 감동을 받았다는 일화도 전했다. 관객 수가 적을 때도 끝까지 진심을 다해 달리는 혜리를 보며 그를 멘토로 삼았다는 류승룡은 "'비광' 역시 막이 내릴 때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해 관객과 만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인터뷰 말미, 류승룡에게 '배우'와 '연기'의 의미를 묻자 그는 현실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대답을 꺼내놓았다.
류승룡은 "연기는 저의 꿈이었고 생계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 연기를 통해 조금이라도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고 싶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받은 사랑을 환원하고, 관객들에게 응원과 위로가 되는 작품을 묵묵히 해나가고 싶다. 최선을 다한 이번 작품도 그 진심이 가닿기를 바란다"라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류승룡이 주연을 맡은 영화 '비광'은 오는 9월 2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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