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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로이킴, 봄의 목소리에서 모두의 계절을 만드는 뮤지션으로

2026.08.31 오전 08:00
2012년 Mnet ‘슈퍼스타K4’ 우승 당시 어쿠스틱 기타를 메고 등장해 봄의 온기를 닮은 풋풋함을 노래하던 로이킴을 기억한다. 서정적인 포크 발라드 자작곡과 차분한 음색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은 그는 데뷔곡 ‘봄봄봄’과 정규 1집 ‘Love Love Love’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단숨에 음원 강자로 자리 잡았다.

데뷔 초 로이킴에게는 ‘감성 포크 가수’, ‘훈남 싱어송라이터’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어느덧 그를 설명하는 수식어는 훨씬 많아졌다. 자신의 음원을 발표하고 공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컬리스트로서 가창 영역을 넓히는가 하면 다른 가수들의 곡을 만들고 프로듀서로 경연 참가자들을 이끈다. 여기에 오는 11월 KSPO DOME 입성까지 앞두면서 음악가로서의 활동 반경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은 가장 먼저 ‘목소리’에서 드러난다. 데뷔 초 로이킴이 중저음 중심의 포근한 어쿠스틱 사운드로 따뜻한 감성을 전했다면, 2022년 정규 4집 ‘그리고’를 기점으로 보컬은 한층 단단해졌다. 박재정의 ‘헤어지자 말해요’, 박효신의 ‘Goodbye’ 등 높은 가창력을 요구하는 곡을 소화하는 모습이 화제를 모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단단해진 보컬은 음원 성과로도 이어졌다. 2024년 10월 발매한 싱글 ‘내게 사랑이 뭐냐고 물어본다면’은 공개 1시간 만에 멜론 TOP100에 진입한 뒤 발라드 차트 1위와 메인 종합 차트 TOP10에 안착했다. ‘우리 그만하자’, ‘그때 헤어지면 돼’를 잇는 발라드 가수로서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결과였다. 데뷔 당시 음색이 좋은 가수로 평가받던 로이킴이 10년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보컬을 다듬으며 가창력을 또 하나의 강력한 무기로 만든 셈이다.

싱어송라이팅 역량도 강화해 왔다. 자작곡 ‘봄이 와도’(2024)를 비롯해 ‘있는 모습 그대로’(2025), ‘달리 표현할 수 없어요’(2025), EP ‘다시 불러 봄 - Bloom Again’(2026)을 잇달아 발표했고, 드라마 OST ‘태풍상사’와 ‘너와는’에도 참여하며 꾸준한 음악 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다시 불러 봄’에서는 ‘앵콜요청금지’, ‘스물다섯, 스물하나’, ‘왜 그래’, ‘바람의 노래’ 등 세대를 아우르는 명곡을 특유의 따뜻한 음색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재해석하며, 자작곡뿐 아니라 익숙한 노래까지 자신의 색으로 소화하는 보컬리스트의 역량을 보여줬다. 써클차트 노래방 차트에서 여러 곡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눈에 띈다. 그의 음악이 단순히 듣는 노래를 넘어 직접 따라 부르는 대중의 애창곡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최근 로이킴의 행보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자신의 목소리를 다듬는 데서 나아가 다른 가수의 목소리까지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싱어송라이터에서 프로듀서로 활동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로이킴은 임영웅의 정규 2집 수록곡 ‘그댈 위한 멜로디’를 직접 작사·작곡했고, KBS ‘불후의 명곡’에서는 임영웅과 스페셜 듀엣 무대까지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이찬원의 정규 2집 타이틀곡인 컨트리 팝 장르의 '오늘은 왠지'에서는 작곡가 조영수와 함께 작사를 맡아 벅스 1위를 석권했다. 여기에 김종국의 신곡 ‘한 번만 안아보자’까지 작사·작곡하며 프로듀서로서의 존재감을 넓혔다.

세 가수의 보컬 색깔과 장르가 모두 다르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자신의 음색에 최적화된 곡을 만드는 것을 넘어 상대 가수의 목소리와 캐릭터를 읽고 그에 맞는 멜로디와 가사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뜻이다. 자신의 음악을 잘하는 싱어송라이터에서 다른 가수의 장점까지 끌어낼 수 있는 창작자로 한 단계 이동하고 있는 대목이다.

공연의 규모 역시 로이킴의 달라진 위치를 보여준다. 연말 브랜드 콘서트 ‘[ja, daumm]’으로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사흘 공연을 전석 매진시키고 고양아람누리를 비롯한 전국 투어까지 성황리에 마친 그는 각종 축제와 페스티벌 무대에서도 꾸준히 관객과 호흡했다. 지난 7월에는 팬미팅 ‘THE ROY KIM SHOW: 말하기·듣기·노래하기’를 열어 라이브와 토크를 아우르며 팬들과의 접점도 넓혔다. 오는 11월 21일과 22일에는 서울 KSPO DOME 무대에 오른다.

KSPO DOME 입성은 지난 10여 년 동안 쌓아온 히트곡과 라이브에 대한 신뢰가 실제 공연 경쟁력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형 팬덤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가수들이 주로 오르는 무대인 만큼, ‘봄봄봄’을 부르던 오디션 스타가 자신의 레퍼토리와 공연 브랜드를 차곡차곡 쌓아 대형 공연장을 채우는 솔로 아티스트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이정표다.

무대 밖에서 만나는 로이킴의 모습도 한층 다채로워졌다. 방송에서는 음악인으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보다 친근한 캐릭터까지 보여주고 있다. Mnet ‘초대형 노래방 서바이벌 VS’에서는 프로듀서로 참가자들과 호흡했고, KBS ‘더 시즌즈’와 ‘불후의 명곡’에서는 다양한 무대를 통해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채널A ‘하트시그널5’에서는 연예인 예측단으로 출연해 출연자들의 감정선을 세심하게 짚는 동시에 솔직한 리액션과 재치 있는 입담을 보여주며 차분한 뮤지션 이미지와는 또 다른 친근한 매력도 드러냈다.

최근 SBS ‘우리들의 발라드2’의 ‘탑백귀 대표단’으로 합류한 로이킴은 새로운 목소리를 발굴하는 여정에 함께하고 있다. ‘슈퍼스타K4’를 통해 대중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처음 알렸던 오디션 참가자가 10년 넘게 음악적 내공을 쌓은 뒤 이제는 다른 참가자의 가능성을 바라보는 자리에 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과거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는 데 집중했던 가수에서 다른 이의 목소리와 감정을 읽고 가능성을 발견하는 음악인으로 역할이 확장된 것이다.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팬들과 친근한 소통도 이어가고 있다. 일상의 소소한 순간과 무대 뒤 비하인드를 담은 브이로그부터 특유의 솔직하고 유쾌한 입담이 돋보이는 일상 콘텐츠까지 선보이며 무대 위 차분한 이미지와는 또 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여기에 노래방 반주에 맞춰 무보정 원테이크로 가창력을 보여주는 라이브 영상과 다양한 커버 콘텐츠도 꾸준히 공개하며 온라인에서도 대중과의 거리를 좁혀가고 있다.

‘봄봄봄’으로 한 계절을 대표하던 가수는 이제 자신의 목소리를 넘어 타인의 음악과 무대까지 아우르며, 음악적 사계절을 채워가는 뮤지션으로 성장했다. 포크 가수로 출발해 보컬의 영역을 넓혔고, 싱어송라이터에서 다른 아티스트의 곡을 만드는 프로듀서로 나아갔다. 여기에 공연에서는 대형 무대로 보폭을 넓히고, 예능에서는 보다 친근한 얼굴로 대중과의 거리까지 좁히고 있다.

자신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다듬고, 이제는 다른 가수의 매력까지 음악으로 끌어내는 로이킴. 앞으로 그의 행보에서 관심 있게 볼 대목은 무엇을 부를 것인가만이 아니다. 누구의 음악을 만들고, 어떤 새로운 목소리를 발견하며, 자신이 쌓아온 음악 세계를 어디까지 넓혀갈 것인지. 그의 ‘다음[ja, daumm]’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사진 제공 = D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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