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참치회는 지금도 마니아들이 챙겨 먹는 고급 횟감이자 접대 음식이다.
굳이 참다랑어가 아니더라도 '참치회'로 불리는 종류나 부위는 무수히 많다.
당장 우리 주변에서도 참치회 전문점부터 무한리필까지 흔히 볼 수 있지만, 그 종류와 부위를 알고 먹는 이들은 많지 않다.
보통은 먹는 것에만 관심 가질 뿐, 그것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전문가가 아닌 이상 꽤 복잡한 원산지와 종류, 부위 문제를 거들먹거려야 하니 업소의 양심에 맡기는 편이다. 또 그래야만 마음이 편하다.
일부 참치회에 관심 있는 이들은 설명을 듣고 바로 이해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종류와 부위가 다양하다 보니 늘 헷갈리기만 한다.
위 순번은 시장에서 평가하는 참치회의 품질과 비례한다고 봐도 무리가 없겠다.
① 북방 참다랑어
일명 : 혼마구로
영명 : 블루핀튜나
일식에서 '혼마구로'라 불리는 참다랑어이다. 블루핀튜나(blue-fin Tuna)라고도 불리며 일부 지역에서는 트롤링 낚시 대상어로 인기가 매우 높지만, 걸어도 건장한 사내 서너 명이 붙어야 잡을까 말까 한 만큼 힘과 체력, 크기 면에서 다른 다랑어 종류를 압도한다.
북방 참다랑어는 지중해를 포함해 북반구의 여러 해역에 서식한다. 이 중에서도 일본 해역으로 회유하다가 잡히는 참다랑어가 최고급 상품으로 대우하는데 어부들은 이를 '바다의 로또'라 부르고 있다. 9월부터 12월까지는 일본 혼슈와 북해(홋카이도)도 사이를 지나는 참다랑어잡이가 한창이다. 특히, 쯔가루 해협에서 잡히는 '오오마산 참다랑어'는 역대 최고가를 경신할 만큼 품질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보통은 마리당 1~2억을 호가하기도 하지만, 간혹 십몇억에 낙찰됐다는 보도가 있기도 했다.
그러므로 근처에 사는 어민들은 최소 수백만 원부터 수천만 원은 받을 수 있는 참다랑어를 낚기 위해 많은 노력과 희생을 감수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석 달 동안 잡아들인 양은 한 가정당 한두 마리, 많아야 서너 마리 정도일 테니 실로 목숨 건 사투를 하게 된다.
또 참다랑어 한 마리를 낚기 위해서라면 고가의 소나(수중음파탐지기)의 투자도 불사한다
소나의 품질은 참다랑어 어군을 찾아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잡힌 참다랑어는 계측과 경매를 거쳐 가격이 매겨지며 경매로 넘겨진 참다랑어는 주로 고급 호텔이나 도쿄 긴자에서 운영되고 있는 몇몇 회원제 초밥집으로 유통된다.
여기서 참치 초밥은 1피스당 우리나라 돈으로 7~8만 원꼴이다.
② 남방 참다랑어
일명 : 미나미 마구로
영명 : 사우던 블루핀 튜나
오오마산 참다랑어가 최상급이라면, 지중해나 북반구 해역에서 잡히거나 혹은 축양한 북방 참다랑어가 그 뒤를 잇는다.
그리고 남방 참다랑어의 위치는 아마도 그다음이 아닐까 싶다. 북방 참다랑어와 마찬가지로 참다랑어라 부르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열대 해역을 비롯한 남반구에서 주로 잡히며 크기도 북방 참다랑어보다는 조금 작다.
참치회 서열상 세 번째라지만, 그래도 명색이 참다랑어이므로 횟감으로서의 매력도는 여전히 훌륭하다 할 수 있다.
③ 눈다랑어
일명 : 메바치 마구로
영명 : 빅아이
보통 '빅아이(Big-Eye)라고 부른다. 참치회 서열 중에서는 남방 참다랑어 다음이며, 종류로 보았을 때는 참다랑어에 이어 두 번째이다. 눈이 유난히 커서 눈다랑어라 불리며 각종 초밥집, 마트, 참치 전문점 등지에서 가장 흔하게 맛볼 수 있는 대중적인 참치회다.
④ 황다랑어
일명 : 키하다 마구로
영명 : 옐로핀튜나
황다랑어는 횟감용과 초밥용으로 사용되지만, 위에서 소개한 다랑어류 중에서는 품질과 맛에서 조금 뒤처진다.
주로 무한리필 참치회, 뷔페, 참치 전문점 등에서 저렴한 횟감 부위로 취급하며 참치 통조림으로서는 고급에 속한다.
⑤ 날개다랑어
일명 : 빈나가 혹은 빈차우 마구로
영명 : 알바코
북미 대륙에서는 횟감으로도 쓰이나 한국에서는 소비량이 매우 적다.
특징은 기다란 날개이며, 주로 북미 지역에서 통조림 원료로 쓰인다.
⑥ 가다랑어
일명 : 가쯔오
영명 : 스킵잭 튜나, 보니토
가다랑어의 활용성은 대단하다. 우리가 익히 먹고 있는 참치 캔 대부분이 가다랑어이며, 일본에서는 육수 원료인 가쯔오부시이기도 하다. 날것의 사용은 일본에서 타다끼 정도로 사용되며, 우리나라에서는 조림 등의 반찬으로만 사용한다. 내장은 젓갈로 쓰인다. 다랑어류 중에서는 크기가 작은 편이며,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그리고 참치회 무한리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류가 바로 '새치' 종류이다.
원래 참치란 말은 참다랑어에 국한되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다랑어와 새치를 모두 합쳐서 통상적으로 '참치'라 부른다.
새치는 다랑어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지만, 품질 좋은 황새치 뱃살은 가격이 비싸다.
① 황새치
일명 : 메 카지키
영명 : 스트립드 마린
스트립드 마린 (Striped-Marlin)라고 하며 일어로 '메 카지키'지만 보통 일식에선 "메카"라 불린다.
여기에 뱃살(도로)이 더해지면, '메카도로'가 되는데 새치 종류 중에서는 가장 맛이 좋은 부위이다.
회의 색상은 붉은색과 진분홍 톤인 다랑어와 달리 연한 살색과 우유빛이 감돈다.
② 청새치
일명 : 마 카지키
영명 : 블루 마린
블루 마린(Blue-Marlin)이라고 하며, 일어로 '마 카지키'지만 일식에선 '마카'라 불린다.
회의 색상은 연한 살색을 띄며 육질은 탄력이 좋다. 단가가 저렴하므로 무한리필 참치회 전문점에서 선호하는 품목이다.
그래서 싸구려 참치회의 대명사가 되기도 했지만, 청새치도 품질이 좋은 것은 상당히 고급스러운 회로 쳐준다.
③ 백새치(시로 카지키)와 흑새치(구로 카지키)
위에 소개한 새치 중에서는 품질과 맛에서 뒤처진다.
특히, 흑새치는 녹새치라는 이름으로 원양산 수산물로 유통되는데 프랜차이즈 초밥 재료를 비롯해 각종 뷔페에서 사용하는 질 낮은 참치회 부위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④ 돛새치
일명 : 바쇼우 카지키
영명 : 세일피쉬
해외에서는 청새치, 황새치와 함께 인기 있는 트롤링 낚시 대상어이다.
힘이 워낙 강해 뱃전으로 끌어올리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여러 명이 붙어야 합니다.
육색은 다른 새치류와 달리 연한 주홍빛을 띤다. 신선도가 좋은 돛새치는 맛이 담백하지만, 이것도 흑새치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무한리필과 뷔페에서 내는 싸구려 횟감의 인식이 지배적이다. 일식집과 참치 전문점에서는 횟감보다 부요리(스끼다시)로 활용한다
FTV=김지민(‘입질의 추억’ 운영자, blog.naver.com/sld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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