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인터뷰

스태그플레이션 터널 진입했나?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실장]

2008.07.03 오전 10:00
[앵커멘트]

최근 우리 경제,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입니다.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물가와 성장률 저하, 설비투자와 고용은 바닥을 헤매고 있고, 주가는 폭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경기는 부진한데 물가만 오르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이 이미 시작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경제 어디에 와있고, 위기를 탈출할 해법은 무엇인지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권순우 거시경제실장님 자리 함께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질문1]

물가, 성장률, 고용, 환율.. 참 뭐부터 실마리를 풀어야 할지 모르겠는데요, 그래도 우리 서민들이 가장 피부로 느끼는 물가 얘기부터 해보겠습니다.

소비자 물가가 이미 5.5%까지 치고 올랐죠?

[답변1]

지난해 12월부터 이미 한국은행의 예상범위 상한치 3.5%를 넘어왔고 6%를 바라보는 시점에 왔습니다.

유가가 예상 이상으로 급등함에 따라 국내 물가도 이를 반영해 급등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되는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질문2]

이 물가 언제까지 오를 것으로 봐야 하나요?

[답변2]

3/4분기에는 유가상승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서 물가상승률이 분기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하반기에 유가가 하락할 전망이어서 이 영향이 나타날 4/4분기에는 물가상승세가 다소 꺾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질문3]

반대로 하반기 성장률 전망치는 3%대로 떨어졌는데 결국 성장이 저조하다는 것은 실질소득이 줄어드는 것으로 연결되잖아요?

[답변3]

실질GDP는 상반기 성장률 5%대, 하반기 3%대 예상합니다.

수입단가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 GNI(국민총소득) 증가율은 더욱 악화되고 있죠.

지난 1/4분기에는 실질GNI가 전기대비 오히려 1.2%감소했습니다. 이대로라면 실질소득 증가율이 크게 낮아질 것입니다.

[질문4]

한국은행 예측대로 된다면 올해 물가상승률이 4.8%, 성장률은 4.6%니까 물가상승률이 성장률을 능가하는 상황이 되는데...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합니까?

[답변4]

경제의 3대지표가 성장률, 물가, 경상수지이죠.

그런데 3대 지표가 총체적으로 악화된 것은 외환위기 충격 이후 처음입니다.

총체적 적신호라고 할 수 있죠.

특히 경기는 침체로 가고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스태그플레이션 상태가 아닌 것으로 판단되지만 유가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스태그플레이션 상태로 진행될 것입니다.

[질문5]

경기하강에 고물가, 결국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는데요, 실제로 우리나라가 그동안에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할만한 시절이 언제가 있었고 어느 정도 심했습니까?

[답변5]

1,2차 오일쇼크 당시가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상태. dip stagflation.

1차 오일쇼크 당시(1973년→1974년): 경제성장률 12.1% → 7.2%, 소비자물가 상승률 3.2%→ 24.3%

2차 오일쇼크 당시(1979년→1980년): 경제성장률 6.8% → -1.5%, 소비자물가 상승률 18.3%→ 28.7%

[질문6]

우리 경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요인을 뭐라고 볼 수 있나요?

[답변6]

무엇보다 예상 밖으로 뛰어오른 유가 폭등이 주원인이죠.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발 금융불안이 밑바탕에 깔려 있음.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 세계 금융불안, 미국경기 침체, 미국의 금리인하, 달러화 약세, 원자재시장에 투기적 수요 확산, 유가 급등.

유가급등으로 경상수지 적자, 물가상승 압력 증가.

실질소득 감소로 내수위축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7]

요즘 우리가 경제는 그나마 수출 때문에 버티고 있다고들 하는데 우리나라의 내수가 그렇게 부진한 상황인가요?

[답변7]

1분기 소비증가율 3.4% 소비증가율 3%대면 침체에 근접하는 수준입니다.

고용사정 악화, 물가상승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 주식시장 불안 등의 영향으로 투자는 침체 수준, 투자증가율 0.5%, 설비투자 1.4%, 건설투자 -1.1%, 경기불투명, 정책혼선 등의 영향, 내수만 놓고 보면 경기는 침체상태, 하반기에도 소비와 투자가 상반기보다는 개선되겠지만 여전히 부진 지속 예상

[질문8]

그러면 우리가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고 뭔가 해법을 찾아야 할 때인데요, 그러면 이 난국을 헤쳐 나갈 방법은 무엇인가요?

[답변8]

성장친화적 정책 기조 자체는 바람직한 전략방향, 장기적 과제로 지속 추진해야 한다는 거죠.

다만 물가상승세가 가파른 점을 감안해 하반기 중에는 물가안정을 우선과제로 설정해야 할 것 같고요. 정부도 어제 밝혔지만요.

[질문9]

고용도 큰 문제인데 고용을 회복하려면 우선 기업이 살아야 하고 그러려면 자금이 필요할텐데요, 그렇다고 기업에게 무조건 돈을 빌려주는 것도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지 않습니까?

기업대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답변9]

유동성이 많이 풀리고 있는 것은 문제. 유동성 관리가 필요하나 세심하게 할 필요. 전방위적인 금융긴축은 위험.

가뜩이나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금융긴축이 갑자기 단행될 경우 중소기업 및 취약부문의 급격한 신용경색이 발생할 수 있음.

중소기업 대출 건전성 강화 등을 갑작스럽게 시행하는 것과 같은 직접적 충격요법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질문10]

마지막으로 경제 주체를 정부와 기업, 개인으로 볼 때 지금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주체는 무엇이며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답변10]

경제주체들 모두가 노력해야.

정부: 물가안정 의지를 시장에 강하게 전달, 인플레 기대심리 차단에 주력

개인: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 자제, wage-price spiral에 걸리면 경제 전체가 피해자.

기업: 유가상승에 따른 가격상승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하는 노력 경제주체들 모두가 희생을 분담하는 자세 필요.

난국에 경제주체들이 대처하는 자세 여하에 따라 같은 외부충격이라도 그 충격의 파급 정도는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2차 오일쇼크의 사례는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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