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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일기] "0.1주 주세요" 국내도 소수점 투자 가능해진다

개미일기 2021.10.18 오전 07:00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식 열풍으로 대학생, 사회초년생들도 주식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2030 초보 투자자들은 한 주에 수십만 원하는 우량주들을 사 모으는 것을 부담스럽게 느끼기도 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최근 소액 투자자들도 주당 가격이 비싼 우량주에 비교적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내놨다. 내년부터 국내 주식에도 '소수점 투자'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소수점 투자는 말 그대로 주식 한 주를 소수점 단위로 쪼개서 매수하는 것을 말한다. 소수점 투자가 가능해지면 0.1주, 0.05주처럼 최대 소수점 아래 여섯째 자리까지 쪼개서 주식 매매를 할 수 있다.

최근 주가가 40만 원 안팎을 오가는 네이버 주식을 예로 들면 4만 원에 0.1주를 사거나 4천 원을 주고 0.01주를 살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주 단위가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금액 단위'로 주식 투자를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사실 현재 소수점 거래는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두 증권사에서 해외 주식에 대해서만 할 수 있다.

원래는 주식을 온주(온전한 한주) 단위로만 거래할 수 있다는 상법의 '주식 불가분 원칙'에 따라 소수점 투자를 할 수 없지만 금융위원회가 이 두 증권사에 대해서 혁신금융서비스라는 명목으로 임시 허가한 상태다. 한화로 한 주에 400만 원가량인 미국 기업 아마존 주식도 커피 한 잔 값에 살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실이 금융위원회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소수점 투자 서비스가 시작된 2018년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3년 동안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누적 이용자는 71만 5천 명, 누적 거래 금액은 약 1.5조 원이었다.

3년 만에 누적 사용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금융위원회는 나머지 증권사에도 올해 중으로 해외 주식 소수점 투자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내년 3분기가 되면 국내 주식 시장에서도 소수점 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소수점 투자 과정은 일반 주식을 매매할 때보다는 좀 더 복잡한 과정으로 진행된다.

먼저 증권사가 투자자들에게 소수점 단위로 주식 매수 주문을 받고 이 주문들을 취합해서 온주 단위 주식으로 만든다. 온주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증권사가 자기 자금으로 부족분을 채워 넣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종목에 대해 투자자 A가 0.4주, B가 0.3주, C가 0.2주를 산다고 주문했으면 증권사가 부족한 0.1주를 채워 온전한 한 주를 완성한 뒤에 주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증권사는 이 방법으로 온주를 만들어 자기 이름으로 한국거래소에서 매수 주문을 하고, 주문이 체결되면 이 주식들을 예탁결제원에 신탁한다. 이후 예탁결제원은 해당 주식에서 나오는 수익을 가져갈 권리, 즉 수익증권을 다시 쪼개서 증권사에 발행한다. 증권사는 이 수익 증권을 고객들에게 배분하게 된다.

이처럼 거래 과정은 다소 복잡하지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증권사 앱에서 원하는 가격을 입력해 매수 주문을 하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소액 투자자 입장에서는 적은 돈으로 우량주에 투자할 수 있고 분산 투자도 가능해진다. 또 투자한 비중에 따라 시세 차익을 누리는 건 물론 배당금도 받을 수 있다.

반면 증권사의 역할이 커지면서 실시간 거래가 어렵다는 건 가장 아쉬운 점으로 지적된다. 그런가 하면 소수점 거래 시 수수료가 일반 주식 거래보다 많이 들 수 있고, 소수점 투자자들이 주주의 권리 중 하나인 의결권은 가질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외도 소수점 투자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위 [개미일기] 영상에서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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