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던 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
지난 2020년, 일본 화물선 좌초로 천 톤이 넘는 기름이 유출되면서 환경 재앙이 닥쳤습니다.
이때 유출된 기름은 점도가 높은 저유황유.
국제해사기구가 2020년부터 모든 선박에서 저유황유만 쓰도록 했는데, 차가운 해수와 만나면 쉽게 굳어 기존 방제 장비로는 기름 회수에 어려움이 큽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끈적끈적한 기름도 쉽게 떠서 제거할 수 있는 친환경 뜰채를 개발했습니다.
점도가 높은 저유황유가 바다에 유출된 상황을 가정해봤습니다.
기존 흡착포를 이용하면 겉면에만 묻어날 뿐 기름이 뚝뚝 떨어지는데, 이번에 개발한 뜰채를 이용하면 물이 빠지고 기름만 쉽게 회수할 수 있습니다.
이 뜰채에는 곤충을 잡는 식충식물의 채집 원리가 적용됐습니다.
주머니 형태의 식충식물 표면에는 긴 섬모가 있는데, 이 섬모는 물을 흡수한 뒤 수막과 비슷한 두껍고 단단한 물 층을 만들어 곤충이 쉽게 미끄러지게 합니다.
연구진은 친환경 소재인 셀룰로오스 소재에 식충식물 섬모를 모방한 나노 섬모를 적용해 뜰채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뜰채는 물은 통과하고 기름만 떠낼 수 있는데,
나노 섬모에 의해 형성된 물 층 덕분에 뜰채 표면에서 기름이 쉽게 분리돼 수백 번 사용해도 성능이 나빠지지 않습니다.
연구진이 해경과 함께 실험해 본 결과, 하루에 1톤 규모의 저유황유를 뜰채로 회수할 수 있었습니다.
[문명운 / KIST 극한소재연구센터 책임연구원 : 식충식물의 윤활층 위에 기름이 올라가면 훨씬 더 쉽게 기름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특히 고점도의 경우에는 기름이 잘 떨어지는 게 매우 중요한데요. 저희가 이런 원리들을 기름을 회수하는 일에 활용해보면 좋겠다 생각을 해서 적용하게 됐습니다.]
연구진은 뜰채뿐 아니라 해양 기름 제거용 장갑이나 작업 의류 등에도 개발한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해양에서 기름 회수를 자동으로 할 수 있도록 나노섬모 구조를 적용한 기계 개발 등 후속 연구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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