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학생회관 앞.
밤사이 게시판에 새로운 대자보가 하나 붙었습니다.
'노동시간 연장 정책은 선택권 확장이 아닌 생명권 침해'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장기간 연차를 쓰기 어려운 현실에서 지금보다 근로시간이 늘어나면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만 해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이른바 'MZ세대'가 유연한 근무를 선호한다는 정부 주장은 'MZ 세대'는 물론, 전 사회적으로도 심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합니다.
실제 청년들의 생각은 어떨까?
취재진이 만난 학생들 대체로 노동시간이 늘어난 만큼 '몰아 쉬기'를 하면 된다는 정부 구상엔 회의적입니다.
[최시우 / 서울대학교 1학년 : 일을 몰아서 하고, 휴식을 몰아서 한다는 게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느낌인 것 같은데, 업무 특성상 불가능한 곳도 있겠고….]
노동시간 유연화는 사실상 근무시간을 늘리기 위한 '눈 가리고 아웅'식의 조치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최은율 / 서울대학교 1학년 : 주 69시간으로 늘리는 건 유연화가 아니라, 초과근무 쪽으로 기대는 방향이지 않을까….]
정부 정책을 발표하면서 자꾸만 'MZ 세대'를 들먹이는 것에도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김소안 / 서울대학교 1학년 : (MZ 세대를) 굳이 앞에 끼워 넣어서 이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포장하는 말인 것 같아서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시민단체가 직장인 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은 지난해 연차를 6일도 쓰지 못했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20대는 절반이 넘는 55%가 연차를 6일 미만으로 썼다고 답했습니다.
있는 연차도 제대로 못 쓰는 마당에 정부 안대로 하면 일하는 시간만 늘어난다는 인식이 강하게 퍼지면서 현 정부도 개편안 재검토 방안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