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에서 경찰에 체포된 남성.
법원까지 속인 대담한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의 총책입니다.
[경찰 : 변명의 기회가 있고 체포 적부심 신청할 수 있고 진술 거부할 권리가 있어요.]
사기 행각은 특정 회사와 똑같은 이름의 유령 법인을 설립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유령 법인에 마치 물품 대금을 지급한 것처럼 거짓 거래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대금을 지급했는데, 물품을 받지 못했다며 특정 회사를 상대로 대금 반환 소송을 벌이는 겁니다.
바로 이때, 일반 민사소송과 달리 법원에서 서류 심리만으로 지급명령서를 발급하는, '전자소송'을 활용했습니다.
사기라는 걸 알 수 없는 법원은 피해 회사에 지급명령을 내렸습니다.
이후 우편을 통해 지급 명령서 정본을 채무자에게 전달하지만, 사기꾼들은 회사 근처에서 직원 행사를 하며 대기하다 이마저도 가로챘습니다.
[최 혁 / 춘천지방검찰청 인권보호관 : 피고인들은 지급명령 신청의 근거자료로 제출하는 계좌거래내역에 거래 상대방인 법인의 상호만이 표시되는 점, 피해회사 관계자 행세를 하면 지급 명령 정본을 쉽게 송달받을 수 있는 점 등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사기꾼들은 법원 지급 명령서를 들고 채권 추심을 가장해 법인 계좌에서 돈을 빼냈습니다.
피해 회사 법인은 법원에서 지급 명령이 내려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전국 28개 회사를 상대로 대금 반환 전자소송을 벌인 사기범들이 법원으로부터 받은 지급 명령 규모만 모두 99억 원.
이 가운데 실제 16억6천만 원을 빼내 가로챘습니다.
법원도 꼼짝없이 속은 신종 사기 수법.
춘천지방법원은 해당 사건이 사기라는 것을 뒤늦게 확인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전담 수사팀을 꾸린 검찰은 20대 초반 조직원 4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우선 검거했습니다.
이어 상당한 법률 지식이 필요한 범행임을 고려해 수사를 진행했고, 관리자 B 씨와 총책 46살 A 씨를 추적해 검거했습니다.
검찰은 또 법원행정처에 전자소송의 허점을 알리고, 관련 제도 개선 검토를 권고하기로 했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촬영기자ㅣ홍도영
자막뉴스ㅣ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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