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게임산업은 과열 경쟁 상태다.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와 신기술 도입 등 새로운 방안을 모색 중이며, 글로벌 확장을 위한 게임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2022년 국내 게임 수출 규모는 89억 8천만 달러로 전체 콘텐츠 수출액의 약 68%를 차지하였다. 이는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생활가전 79억 5천만 달러보다 높은 수치다. 대형 게임사들이 주를 이루는 매출 가운데 글로벌 매출 500만 달러를 돌파하고, 해외 투자 바이어와 스팀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은 인디게임사들이 있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경기글로벌게임센터'의 상용화·후속지원 지원 사업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성과를 달성한 '키위웍스'와 '팀테트라포드'다. 2015년 첫선을 보인 '키위웍스'의 육성RPG '마녀의 샘'과 초능력 추리 어드벤처 '스테퍼 케이스'를 개발한 '팀테트라포드'의 주역들인 '김연주 이사'와 '이희상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회사와 IP를 소개 해달라.
(키위웍스 김연주 이사 / 이하 '김 이사') 2명으로 구성된 스튜디오로 자체 IP인 ‘마녀의 샘’ 시리즈를 활용한 패키지형 게임을 제작하고 있다. ‘마녀의 샘’ 시리즈는 마녀사냥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마녀들을 주인공으로 한 마녀육성 RPG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해당 시리즈로 누적 200만 유료 다운로드를 돌파한 후 현재는 PC·콘솔 시장으로 서비스 플랫폼을 확장해 새로운 타이틀을 개발하여 서비스하고 있다. IP 최신작인 PC·콘솔 타이틀 ‘마녀의 샘R’은 1년 만에 글로벌 매출 500만 달러를 돌파하며 시리즈 최단기간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팀테트라포드 이희상 대표 / 이하 '이 대표') 2023년에 “스테퍼 시리즈”의 첫 게임 '스테퍼 케이스: 초능력 추리 어드벤처'를 출시하여 추리 마니아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2024년 스핀오프 게임 '스테퍼 리본'을 출시하였다. 현재 스테퍼 시리즈의 모든 게임은 PC게임 플랫폼 'Steam'에서 최고 평가인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으며, 내년에는 스테퍼 시리즈의 후속작 2편이 출시 예정이다.
상용화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김 이사) 2017년 출시한 모바일 게임 ‘마녀의 샘2’로 경기게임오디션에서 우승하면서 처음 경기콘텐츠진흥원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 후 지속적으로 지원사업이 있으면 기관 담당자분들로부터 메일 등을 통해 안내를 받고 있었으며, 이번 상용화 프로그램의 참여 조건이 ‘마녀의 샘R’ 콘솔 버전 출시 시기와 맞물려 있었기에 지원하게 되었다.
(이 대표) 첫 게임인 '스테퍼 케이스: 초능력 추리 어드벤처'는 국내에서 예상외의 좋은 성적을 달성했지만,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2023년에 사업자 등록한 신생 기업이었기에 마케팅에 사용할 자본이 없었다. 이런 부분에서 경기글로벌게임센터의 상용화 프로그램의 도움이 필요했다. 지원사업에 선정된 덕분에 게임이 해외 출시를 진행한 타이밍에 맞춰서 일본의 유명 유튜버에게 광고 방송을 맡길 수 있었다. 계약서 작성과 통역 같은 부분까지 모두 지원받아 큰 어려움을 들이지 않고,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왼쪽부터 '팀테트라포드 이희상 대표', '키위웍스 김연주 이사'
프로그램에 선정된 비결은?
(김 이사) 약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IP 타이틀을 지속해서 출시하며 탄탄하게 팬층과 세계관을 구축해 왔다는 점과 외부 투자나 무리한 확장 없이 자체 매출로만 게임을 개발하면서 견고한 IP를 만들어온 것이 원인이라 생각한다. 모바일 시절부터 퍼블리셔 없이 게임을 서비스하며 다양한 분야의 노하우가 쌓였던 점도 이번 지원사업과 결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이 대표) 지원사업은 종류나 취지에 따라서 지원 대상에게 원하는 부분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채점 기준에서 가점 비율을 보면, 그 지원사업이 원하는 방향성을 알 수 있다. 그 외에는 게임의 컨셉을 얼마나 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상용화 프로그램에 도움을 받은 부분은?
(김 이사) 게임 제작이 거의 완료된 단계에서 마케팅 측면에 대해 많이 상의했다. 실제로 본 사업을 통해 게임 출시 시점인 지난 8월 마지막 주에 진행한 일본 오프라인 마케팅은 자체 진행한 다른 마케팅과 잘 맞물려서 노출도를 높이는 데에 좋은 효과를 냈다. 그 결과 ‘마녀의 샘R’의 콘솔시장 지역별 매출 점유율은 일본이 1위로 나타났다.
(이 대표) 상용화 지원사업 내용 중 출시 후 커뮤니티 관리와 QA 지원 등 직접 도움을 주는 내용이 많았다. 우리 회사는 이미 출시 준비가 막바지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마케팅에 모든 지원금을 사용했다.
'마녀의샘' 개발사 '키위웍스 김연주 이사'
'키위웍스'가 콘솔시장 진출 결심하게 된 계기와 IP를 유지한 이유는?
(김 이사) ‘마녀의 샘’ 시리즈는 태생부터 ‘패키지형 RPG’로 시작된 게임으로 첫 타이틀을 제작할 당시부터 PC·콘솔 시장으로 진입을 최종 목표로 삼고 준비를 해왔다. 콘솔 첫 타이틀을 기존작 리메이크로 택한 이유는 ‘마녀의 샘’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콘솔 플레이어들에게 세계관의 근간이 되는 ‘마녀의 샘’ 첫 번째 모바일 타이틀로 IP 소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리메이크라는 표현이 사용되었지만 모바일 버전과 비교해 보면 주인공 외의 나머지 요소들은 완전히 새로운 게임에 가깝게 모든 부분을 새로 제작해서 출시했고, 그 덕에 기존에 모바일 버전을 플레이한 유저들도 신선한 감각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다는 평이 많았다.
'마녀의 샘'은 시리즈를 통해 많은 팬층을 확보했는데, 오랜 인기 비결은?
(김 이사) 새로운 타이틀을 준비할 때마다 ‘게임성의 향상’을 목표로 했다. 신작이 나올 때마다 그래픽이나 사운드, 시스템 등 조금이라도 더 나아진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었던 것이 플레이어분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고 10년간 노력을 거듭한 결과가 현재로 이어졌다 생각한다. 특히 콘솔 시장에 처음 자체 제작 타이틀을 선보이는 기회였기에 ‘마녀의 샘R’은 더욱더 게임성 측면에서 발전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는데, 메타크리틱에서 83점, 오픈크리틱에서 MIGHTY 최고 등급을 받으면서 해외 미디어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테퍼 케이스' 개발사 '팀테트라포드 이희상 대표'
'스테퍼 케이스'는 추리에 초능력을 가미한 장르다. 제작 계기는?
(이 대표) '역전재판'같은 추리 게임을 좋아했는데, 국내에서는 그런 게임을 만드는 회사가 많지 않아 아쉬웠다. 그렇기에 같은 생각을 품고 있는 유저들이 만족할 만한 추리 게임을 만들겠다고 생각을 했다. 초능력 같은 초현상은 추리 장르에서 금기시되는 분위기도 있다. 하지만 초능력을 소재로 한 매체를 보면 생각보다 초능력을 분석적으로 다루려는 시도가 많았다. 이러한 성향이 추리 게임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초능력을 메인 소재로 다루는 추리 게임을 만들게 됐다.
추리게임 특성상 문장이 길고 전문용어가 많은데 번역에 어려움이 없었는지?
(이 대표)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추리 게임을 지향했기 때문에 대본은 가능하면 쉬운 용어들을 사용했고 덕분에 전문용어 번역에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스크립트 길이가 길다는 점에선 번역 비용 부분이 부담스러웠다. 지금은 안정된 번역으로 총 4개의 언어를 추가 지원하는 데 성공하여,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이는 중이다.
앞으로 발전 방향과 포부는?
(김 이사) ‘마녀의 샘R’로 콘솔 시장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이루었기에, 신작 타이틀 또한 콘솔과 PC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더욱 좋은 게임성과 스토리로 더 많은 플레이어에게 감동을 주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신작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진행 중이지만 어떤 게임을 만들더라도 전작보다 만족스러운 작품을 선보이겠다.
(이 대표) 최근 SNS에 2027년까지의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스테퍼 시리즈'의 세계관에 속한 게임이 4건 예정돼 있으며 1년에 적어도 1개의 게임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IP를 키워가면서 장르를 변경하는 게임들도 있지만, 우리가 만드는 게임에는 무조건 추리 요소가 포함될 예정이다. 4년 이내에 '스테퍼 시리즈'를 대한민국 최고의 추리 게임 IP로 만들겠다. 2025년 초에 출시할 예정인 신작 '다이스 이터'와 그 뒤에 출시되는 시리즈의 2부 격 게임 '스테퍼 레트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사진 : 심관흠(shimgh@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