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서울 경복궁의 웅장한 담장이 작은 낙서 하나로 고유의 품격이 훼손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세월이 담아낸 아름다움이 무너지는 순간, 우리 사회는 이 사건을 계기로 국가유산 보존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순간마다 역사와 국가유산을 지키는 보이지 않는 손길이 있습니다. 바로 국립고궁박물관의 유물과학과를 이끄는 정소영 과장과 연구진입니다.
정소영 과장은 "국가유산을 지켜낸다는 것은 단순히 물건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가치를 보존하는 일."이라며 그 의미를 힘주어 말합니다. 그녀와 동료 연구원들은 소중한 국가유산이 무너져 내리는 걸 막기 위해 과학적 지식과 첨단 기술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경복궁 담장의 낙서를 제거하기 위해 '블라스팅(Blasting)' 기법과 국가유산 복원에 사용되지 않았던 '젤란검' 같은 재료를 활용해 손상된 국가유산을 복구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작업 이상의 도전이었습니다. 날씨와 환경 조건을 고려하며 섬세하게 접근해야 했고, 낙서가 원형을 해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정소영 과장은 국가유산 보존의 기본이 되는 화학적 이해도를 강조하며, 국가유산을 다루는 모든 과학적 조사와 복원이 미래에 대한 준비가 된다고 믿습니다.
국가유산은 단순히 돌과 나무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 속에서 우리가 공유해온 기억이며 정서입니다. 그래서 정 과장은 우리가 국가유산을 개인의 소중한 자산처럼 아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국가의 보물을 소중히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와 인식이 확산하기를 바라는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 정소영 과장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정소영 /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장 : 국가유산을 지켜낸다는 것은 과거 우리 역사의 담겨있는 소중한 가치를 지켜내는 것이고, 이렇게 지켜진 국가유산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국가유산을 아끼고 존중하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기획 : 한성구 / 연출 : 강민섭, 이규호 / 그래픽 : 정재은 / 음악 : 김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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