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무너진 '심리방역'

2020.03.20 오후 12:02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또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분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기획 이사이신 홍나래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함께
심리 방역의 중요성 함께 알아보실까요?

[앵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또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분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기획 이사이신 홍나래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함께 관련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홍 나 래 / 한림대성심병원 정신의학과 교수]
안녕하십니까.

[앵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처음 발생한 게 지난 1월 20일이었고요. 또 방역대응 단계가 심각 단계로 올라간 것이 지난달 23일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한 달 가까이 다 돼 가는데요. 사회적 거리 두기도 있고 이제 가급적이면 밖으로 나가지 않는 생활을 하다 보니까 시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어요. 지금 상황에서 그렇지만 지금 아직까지는 조금 더 주의를 해야 되는 단계죠?

[홍 나 래 / 한림대성심병원 정신의학과 교수]
조금 고통스러우시더라도 이 기간을 길게 가져야 할 것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심리 방역에 대한 중요성이 좀 더 강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심리 방역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럼 어떻게 일반 시민들이 할 수 있을까요?

[홍 나 래 / 한림대성심병원 정신의학과 교수]
다른 사람들과 내가 지금 기분이 이런데 혹은 내가 이렇게 불안한데, 이렇게 힘든데, 당신은 어떠냐, 이런 이야기들을 나눠보시는 것도 좋고요. 우리가 사회적 거리를 두다 보니까 자꾸 만남이 너무 줄어들어서 소통이 너무 줄어드는 경향들도 있거든요. 여러 가지 방법들로 소통할 수 있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잘 사용하시는 것이 도움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가 오랫동안 진행되다 보니까 코로나 블루라는 얘기도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코로나로 인해서 우울증 같은 게 있는 것 같은데 이게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을 말하는 겁니까?

[홍 나 래 / 한림대성심병원 정신의학과 교수]
지금 워낙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병에 걸렸는지 안 걸렸는지를 우리가 잘 모르다 보니까 굉장히 많이 경계하게 되고 재택근무도 늘고 학교도 휴업하게 되고 운동하시던 것들도 못하시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이런 것들과 관련해서 이런 증상들이 많이 생기시는 것 같습니다.

[앵커]
우리는 조금 빨리 이렇게 진화가 된 편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그 노력 중에 하나가 일단 확진자의 동선을 재빨리 공개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던 부분이 또 효과를 보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이게 너무 많은 정보가 공개되면서 거기에 따른 피해도 많이 확산되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 보실 때는 어떠셨나요?

[홍 나 래 / 한림대성심병원 정신의학과 교수]
사실 많은 사람이 요즘 병에 걸릴까도 걱정하지만 걸리게 되면 내가 확진자로 소문이 나게 되고 혐오의 대상이 되고 나의 모든 생활이 다 낱낱이 드러나게 되지 않을까 그 부분에 대한 걱정들도 훨씬 더 많이 하시게 되고. 실제로 확진자 여러분들께서 그런 부분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고통을 많이 호소하고 계시거든요.

[앵커]
증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숨기려고 하는 경향이 나타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들거든요.

[홍 나 래 / 한림대성심병원 정신의학과 교수]
이런 부분들은 어떻게 보면 전체적인 우리가 방역하는 사태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부분들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감염병이라는 게 본인이 걸리고 싶어서 걸리거나 그런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또 신천지 사태라든지 이런 몇몇 사건들 때문에 범인같이 몰아버리게 되는 그런 상황이 자꾸 생기고 있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확진자분들의 개인정보도 보호해 주시고 있는 부분들이 필요할 것 같아서 지금처럼 방역을 위해서 꼭 필요한 정보는 반드시 제공해야 하지만 그 외의 부분들은 가려주는 상황에서 제공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홍 교수님, 이게 지금 코로나 블루라고 해서 너무 우울감을 느낄 정도로 불안해할 필요는 없겠지만, 또 그렇다고 이렇게 확진자 수가 줄 든다고 해서 안심할 수도 없는 상황이잖아요. 이럴 때 더 거리 두기라든지 이런 걸 강화해야 하는 그런 시점이 아닐까 싶은데요.

[홍 나 래 / 한림대성심병원 정신의학과 교수]
불안이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우리가 이런 위험한 상황을 인지하고 좀 더 조심하게 만드는 것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불안이 반드시 나쁘다고 얘기할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불안이 좀 줄어들게 되면 활동도 늘어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이런 거리 두기가 줄어들게 되고 사실은 또 확산이 될 수도 있어서 이런 부분은 반드시 주의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기저 질환이라든지 이런 게 없는 건강한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너무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하니까 이런 분들이 자칫 나는 걸려도 금방 지나갈 거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잘못하면 이게 더 확산될 수 있는 그런 우려가 있지 않습니까?

[홍 나 래 / 한림대성심병원 정신의학과 교수]
건강하고 젊은 분들은 걸리더라도 본인의 건강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그중에는 연세 드신 분들도 계실 것이고 기저 질환이 있으신 분들도 계실 것이고 그러다 보면 정말로 큰 문제가 더 발생하게 될 수 있으니까요.

[앵커]
어쨌든 사회적 거리 두기, 지금 꼭 필요한 상황인데요. 이게 장시간 걸쳐서 이뤄지다 보니까 조금 답답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조금 더 참아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기획 이사이인 홍나래 한림대 성림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함께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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