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다른 차례·제사

2022.09.05 오전 02:47
명절을 앞둔 전통시장은 차례를 준비하는 사람들로 북적대곤 하는데요.

명절이면 빠지지 않는 차례.

제사와는 어떤 차이일까요?

먼저 ‘제사’는 신에게 음식을 바치며 기원을 드리거나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는 의식을 말하는데요.

이때 조상이 돌아가신 날 치르는 제사를 ‘기제사’라고도 부릅니다.

그런가하면 명절이면 가족, 친척이 모여 정성껏 음식을 차린 뒤 제사를 지내죠?

뜻깊은 명절을 맞아 조상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우리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건데요.

이렇게 설날이나 추석 등에 지내는 약식제사를 '차례'라고 하고요.

보름날이나 조상의 생일에 차례를 지내기도 합니다.

넓게 보면 제사에 차례가 포함되는 개념이고요.

주의할 점은 명절 차례를 제사로 부르는 건 크게 틀리지 않지만, 누군가의 기일에 지내는 제사를 차례라고 하는 건 잘못된 표현입니다.

그렇다면 왜 명절의 약식제사를 ‘차례’라고 부르는 걸까요?

차례는 말 그대로 ‘차를 올리는 예’라는 뜻인데요.

불교의 영향으로 차 문화가 크게 발달했던 고려시대에는 왕실은 물론이고 일상 곳곳에서 차를 마셨고요.

제사를 지낼 때도 술 대신 차를 끓여 올렸다고 합니다.

이렇게 제사에 차를 올리는 예법이 적용되면서 ‘차례’라는 말이 생겼다고 하네요.

그리고 조선시대 관혼상제의 규범이었던 ‘주자가례’를 보면, 사당에서 참배할 때 차를 올리는 방식인 참례 등이 나오는데요.

이것이 ‘차례’가 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제사와 차례는 시간과 음식에도 차이가 있는데요.

제사는 조상이 돌아가신 날의 가장 이른 시간인 0시쯤 지내지만, 차례는 명절 당일 아침 시간에 지내고요.

제사상에는 밥과 국, 생선과 전, 과일 등 많은 음식이 올라가지만 차례는 밥과 국 대신 명절의 특식인 떡국이나 송편을 올리고요.

한 쟁반에 차를 올릴 때처럼 햇과일이나 조상이 좋아했던 음식을 간소하게 올리는 것도 좋다고 하네요.

주자가례 등 과거 예법을 보면 차례상을 한 쟁반에 올릴 정도로 간소했다고 하는데요.

어떤 형식이든 조상을 기리고 가족 간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중요하겠죠?

올 추석 연휴, 꽉 찬 보름달처럼 웃음 가득한 시간되시길 바랍니다.
HOT 연예 스포츠
지금 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