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수사 결과, 2023년 10월부터 비상계엄을 염두에 뒀던 윤석열 전 대통령.
안가와 관저에서 군 관계자들과 만나 자신에게 불리한 정치적 상황을 국가적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도록 유인했다는 게 드러났죠.
그중 한 명인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어제 윤 전 대통령 내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당시 만찬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증언이 나왔습니다.
먼저 이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을 많이 마셨고, 자신은 꼭 배신을 당한다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언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진우 /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 몸을 못 가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술을 많이 드셨는데 '나는 사람들한테 많이 배신당한다, 내가 살다 보면 나는 꼭 배신당한다.' 그때 저분의 이름(한동훈 전 대표)을 호명하셨어요. 정치인 이름은 11월 9일날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다만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말했던 "총으로 쏴서 죽이겠다고 말했다"는 증언에 대해선 이 전 사령관은 "총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이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과의 식사 후 집으로 향하던 길에 자신의 휴대전화에 구중궁궐, 겹겹이 문으로 막은 깊은 궁궐이라는 단어를 썼다고 밝혔습니다. 왜 그런 단어를 썼는지에 대한 설명도 내놓았는데요. 들어보시죠.
[이진우 /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 제가 스마트폰에 그 날짜에다가 구중궁궐이라고 단어를 썼어요. 혼자 오다가. 뭐냐면 아 사람이 고립되어 있으면, 소통이 없으면 오해하는구나. 의심하는구나. 사람이 아무리 직위가 높아도 혼자 갇혀있으면 마음대로 혼자 상상하면서 다른 사람 얘기는 모르고 그 사람에 대해서 불편하게 마음을 먹겠구나….]
이 전 사령관은 지난 5월, 군사법원에 증인으로 나와선 당시 윤 전 대통령이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끄집어내라고 해서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자신의 진술을 번복하기도 했습니다.
기억이 없는 상태에서 TV를 보고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말했다며 다만 '총'·'4명이 1명씩' 등 파편적 단어만 기억이 난다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증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비상계엄 당시 군 수뇌부의 증언이 엇갈리며 재판은 안갯속을 지나는 형국입니다.
재판부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을 내년 1월 초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과연 이러한 엇갈리는 증언이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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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이 고객 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 미국 본사를 찾아가 보니 사무실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쿠팡이 이런 곳에 본사를 둔 이유는 법인세 면제 혜택도 있지만, 델라웨어 법원의 친기업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쿠팡 미국 본사가 있는 델라웨어에서 이승윤 특파원입니다.
[기자]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 노스 오렌지 스트리트 1209번지, 쿠팡의 미국 본사인 쿠팡 Inc.의 주소지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쿠팡 로고나 사무실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여기는 기업의 법적 주소지일 뿐, 실제 경영과 운영이 이뤄지는 곳은 대한민국 서울이기 때문입니다.
[쿠팡 본사 건물 관리인 : (쿠팡 본사의 운영 건물이 있나요?) 쿠팡 본사 운영 건물은 없어요. 다들 여기 본사 건물이 있다고 말은 합니다.]
특히 이곳은 쿠팡 Inc. 외에도 28만 개 기업의 법적 주소로 등록돼 있습니다.
미국 상장 기업의 절반 이상이 델라웨어를 본사 주소지로 둔 이유는 기업 운영의 편의성 때문입니다.
회사법이 간단해 하루 만에 회사를 세울 수 있고 한국과 달리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없이 이사회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이사가 불법 행위가 아닌 경영상 판단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쳐도 책임을 묻지 않아 델라웨어 법원이 방패 역할을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손동후 / 미국 뉴욕주 변호사 : 델라웨어 법원 자체가 굉장히 친기업적인 법원입니다. 델라웨어 법원에는 저희가 소송을 하려면 좀 문턱이 다른….]
이에 미국에서 쿠팡에 집단 소송을 제기하는 법률 대리인 측에선 델라웨어 법원 대신 뉴욕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김국일 / 법무법인 대륜 대표 총괄 변호사 : 쿠팡 본사인 쿠팡 Inc.를 상대로 미국 뉴욕 연방 법원에 소비자 집단 소송을 공식적으로 제기할 예정입니다.]
또 주소지만 델라웨어에 두고 다른 주에서 돈을 벌어도 8.7%의 주 정부 법인세가 면제되는 점도 쿠팡 본사가 델라웨어에 있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이곳 델라웨어에 있는 쿠팡 미국 본사를 상대로 한 집단 소송 신청자는 2,600명을 넘어섰는데 법률 대리인 측은 2주 안에 뉴욕 연방 법원에 소장을 제출한다는 계획입니다.
델라웨어에서 YTN 이승윤입니다.
촬영 : 최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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