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북한의 잇단 군사적 행동에 좌절해 중국이 남한 주도의 한반도 통일을 용인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미 외교문서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위키리크스가 이같은 내용의 외교전문을 공개함에 따라 파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런던 류충섭 특파원 연결합니다. 류충섭 특파원!
영국을 비롯한 유럽 언론들이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외교전문 내용 가운데 북중 관계에 초점을 맞춰 집중 보도를 했다고요?
[중계 리포트]
영국 가디언은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외교전문을 토대로 북한에 대한 최근 중국의 인식 변화를 1면 머리기사로 전했습니다.
핵과 미사일 개발 등 북한의 잇단 군사적 행동에 실망한 중국 지도부가 북한을 포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외교전문에는 혈맹관계인 중국과 북한 사이에 틈이 벌어지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됐습니다.
지난해 4월 북한 미사일 실험 당시 허야페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미 관료들에게 북한이 미국의 주의를 끌려고 버릇없는 응석받이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중국의 한 대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전세계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경고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교전문은 또 한국 외교차관이 중국의 고위 관료 2명으로부터 한반도가 남한 주도로 통일돼야 하며, 이런 입장은 중국의 지도부에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이같은 언급은 중국의 차세대 지도부가 북한을 신뢰하지 않으며 남한 주도의 통일을 용인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정황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됩니다.
북중 관계의 변화를 드러내는 발언이 공개된데 대해 중국 정부는 공식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민감한 내용이 보도되지 않도록 언론은 물론 인터넷 검색까지 차단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질문]
이번에 공개된 미 외교문건에는 북한과 관련된 내용이 적지 않은데요.
그 중에서 주목을 끄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답변]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외교문건 가운데 우선 주목을 끄는 대목은 북 고위 관리들의 망명 소식입니다.
지난 1월 당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미국 관료들에게 해외 주재 북한 관료 여러 명이 한국으로 망명한 사실을 말했다는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이에 대해 국가정보원은 사실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궁금증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북한 내부에서 그동안 수차례 쿠데타 시도가 벌어졌다는 내용을 주한 미대사관이 미 국무부에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한 미대사관이 지난 2월 보낸 외교 전문을 보면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과 만난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이 90년대에 북한 내부에서 3번의 쿠데타 시도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김정일은 매우 엄격한 통제 정책을 시행했고 쿠데타에 조금이라도 연루된 사람은 누구든 처형했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는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가디언 등 서방 언론 5곳에 25만 건에 달하는 미국 내부 외교문건 전체를 제공했는데요.
앞으로도 해당 언론사들이 자체 분석을 통해 새로운 내용들을 공개할 계획이어서 세계 외교가를 뒤흔들 소식들이 꼬리를 이을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런던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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