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정부가 오늘 예고한 대로 주한 일본 대사 소환을 강행하면서 한일 간 외교 충돌이 가시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전략적이고 냉정한 대응 태세를 보이고 있지만, 위안부 문제 합의에 대한 국내 여론의 지지가 매우 부족해서 정책 선택의 폭이 많지 않다는 점이 고민입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일본 정부가 부산 소녀상 문제와 관련해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일본 내 우익의 반발을 무마하려는 이유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국과 일본의 위안부 합의에서 아베 총리가 일본 정부 책임을 인정한 것에 대해 일본 우익들이 여전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한일 관계나 한미일 3국 관계에서 협상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공식 출범하기 전에 한국이 외교 합의를 위반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한미관계를 이간질하는 행보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아베 총리가 부산 소녀상 문제를 국내외적으로 교묘하게 활용하는 만큼 우리 정부 역시 고도로 정교한 외교 대응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우선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아베 총리가 일본 정부 책임을 인정한 부분은 계속 유효하게 이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정부를 상대로 아베 총리가 한국을 성토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 진영과 행정부 관리들을 상대로 적극 해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 국내 여론입니다.
위안부 문제를 합의하면서 국내 지지 여론이 부족했던 만큼 이번 부산 소녀상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에 대해 비난 여론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큰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지만, 국내 여론만 의식해서 강경 맞대응에 나선다면 아베 총리의 한미 관계 이간책을 도와주는 부작용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 외교는 위안부 문제나 사드 문제 등으로 사면초가 상황에서 긴박한 대응도 필요하지만, 국내 여론의 지지를 얻는 기초적인 노력도 병행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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