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개헌에 갈린 정치권...대선 前 개헌 물 건너가나?

2017.01.27 오전 07:34
[앵커]
범여권 대선 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전 개헌 입장을 밝히면서, '개헌 시기'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물론 야권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등이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지만, 개헌을 고리로 한 이른바 제3지대 연대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설 연휴 이후 정치권 최대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안윤학 기자입니다.

[기자]
탄핵 정국을 촉발한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사실, 역대 대통령들도 예외 없이 불행한 임기 말을 보낸 탓에 이젠 '대통령 5년 단임제'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건 부인하기 힘듭니다.

대통령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안정적 국정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시행하자는 의견도 모두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김만흠 /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 대통령의 권력 집중을 분산한다는 분권의 의미가 있고, 국민에게 익숙한 대통령제를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정해구 / 성공회대학교 교수 : 분권적 협치적 4년 중임 대통령제의 기본 개념은 일단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는 겁니다. 그런 다음에 국회 권한을 강화하는 겁니다.]

개헌 시기를 둘러싼 의견 충돌은 더욱 극명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대선이 먼저라는 현실론에 맞서, 대선 전 개헌파들이 물밑 연대 움직임을 보이며 정계개편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형국입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등은 4월 말 5월 초, 이른바 '벚꽃 대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대선 전 개헌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괜한 사회적 혼란만 가중한다는 입장입니다.

[문재인 /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지난 23일) : 후보들에 의해서 개헌의 내용과 로드맵이 공약이 되고 그에 따라서 다음 정부 초반에 이뤄지는 것이 순리라고 봅니다.]

반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등은 대선 뒤 개헌하겠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대선 전에 헌법을 고쳐 대선과 총선 주기를 맞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반기문 / 전 유엔 사무총장 : 정의로운 사회를 해보자, 이제는 국민 통합을 해보자, 이렇게 해서 가는데 그걸(개헌을) 주저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 문재인 후보 개인의 의사가 탐욕스럽게 적용이 돼서 그런 건지….]

개헌을 고리로 한 이른바 '제3지대 빅텐트'가 꾸려지면 여론 흐름에 따라선 대선 전 개헌에 무게가 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헌파 안에서도 권력구조와 개헌 시기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기왕 개헌한다면 국민 기본권과 지방분권, 경제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손을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대선 전에 결론이 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YTN 안윤학[yhah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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