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이 말의 논리 어떻게 보시나요?
정치에는 개입했지만 선거 개입은 아니라는 과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1심 선고 결과를 당시 이 논리에 빗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재판 마지막에, 새로운 증거가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바로 '국정원 회의 녹취록'입니다.
물론 과거 수사 때도 녹취록이 제출됐었죠.
하지만 보안을 이유로 군데군데 잘려나간 상태였는데, 이번엔 전체를 되살린 복구본이 새로 제출됐습니다.
내용을 들여다보니… 상당히 충격적입니다.
[원세훈 / 前 국정원장 : 내년(2010년) 지방선거가 11개월 남았는데 우리 (국정원) 지부에서 후보들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 잘 검증해야 한다.]
2009년에서 2012년 국정원 부서장 회의에서 원 전 원장이 한 발언들인데요.
"지방선거가 11개월 남았는데 국정원에서 후보를 잘 검증해야 한다"
[원세훈 / 前 국정원장 : 12월부터 (2012년 총선) 예비 등록 시작하지요? 지부장들은 현장에서 교통정리가 잘 되도록 챙겨보라.]
"곧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니, 교통정리가 잘 되도록 챙겨 보라"
정당이 해야 할 후보를 고르고 지원하는 일에 국정원이 개입하라는 듯한 지시로 느껴집니다.
[원세훈 / 前 국정원장 : 기사 나는 걸 미리 알고 못 나가게 하든지 보도 매체를 없애버릴 공작을 하든지…]
"기사 나는 걸 미리 알고 막든지 아예 매체를 없애버릴 공작을 하든지…."
"언론이 잘못할 때마다 쥐어패는 게 정보기관이 할 일"
이명박 정부 시절인데요.
4대강 사업과 한미 FTA 때문에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에 나오자 이런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북 심리전도 중요하지만 우리 국민에 대한 심리전도 중요하다"
SNS 활동으로 여론을 조작하려는 의도가 있는 듯한 대목도 있습니다.
검찰은 이 녹취록을 근거로 반헌법적 행위라며 징역 4년을 구형했지만, 원 전 원장은 "그저 나라 걱정하는 마음에 간부들과 나눈 이야기"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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