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정치에서 정치인들의 막말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닙니다.
상대를 공격할 때는 당장 효과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정국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정치 혐오까지 불러옵니다.
이대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강경발언은 잊을 만하면 나옵니다.
제보 조작 사건이 터진 뒤 이미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국민의당의 심기를 건드린 추 대표는 검찰 수사 발표 이후 SNS를 통해 "국민의당은 아직 바닥이 싫은 모양"이라며 꼬집었습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이 부결된 이후에는 야당을 향해 신사인 척하지 말라며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대표 (9월 12일) : 제발 백봉 선생님의 이름을 팔고 신사인 척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험한 말 하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이대생과 장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홍 대표는 대선 이후 보수 경쟁을 벌이는 바른정당을 향해 "아무리 본처라고 우겨도 첩은 첩일 뿐"이라며 바른정당을 자극했습니다.
공영방송 정상화를 내걸고 파업 중인 KBS 노조의 행동을 조폭이 하는 짓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홍준표 / 자유한국당 대표 (9월 14일 연세대 특강) : 얼마 전에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의 전성시대'라는 조폭 영화가 있었어요. 그걸 연상시킵니다.]
학교 급식조리원들을 '밥 하는 동네 아줌마들'이라고 지칭한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은 결국 고개를 숙여야 했습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조합 소속 급식조리원 (7월 11일) : 사퇴하십시오. 국회의원 자격이 없습니다. 국민의 혈세로 밥을 드시는 분이 어떻게 이렇게 국민을 개, 돼지 취급을 하는지 너무 화가 납니다.]
국민을 설치류인 '레밍'에 비유했던 김학철 충북도의회 의원은 주민을 늑대 무리, 자신을 늑대 우두머리에 비유해 또 한번 큰 논란을 낳았습니다.
'정치 막말'은 당장 효과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가깝게는 당을 어렵게 만들고, 더 나아가서는 정치 혐오로 국민을 등 돌리게 만든다는 점에서 '정치 신기루'에 가깝습니다.
YTN 이대건[dg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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