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여해 "라이언 곰처럼 보이지만 사자, 나도 곰처럼 가만있다 들끓던 정의 열망 터진 것"
- 라이언 인형은 곰처럼 보이지만 사자, 나도 곰처럼 가만히 있었지만 정의에 대한 욕망 꿈틀거리다 터진 것
- 윤리위 회부, 내가 생각하는 법치 지켜지지 않는 것에 한계 느껴
- 홍준표 무죄, 무죄 될 사건인데 여태 끌고 있었다면 과연 여기에도 정의가 있었을까
- 홍준표 사당화 문제 처음엔 안 알려, 내부 총질 안 된다고 생각... 입 다물고 있는 것이 당 위한 것, 선당후사
- 한마디 말없이 윤리위, 정치 탄압
- 홍 대표 "주모" 발언, 여성비하 성희롱적 발언
- 대표 기각됐다면 나 역시 처벌받기에 부족, 똑같이 적용받는 것이 공정성
- 참았던 이유, 튀고 싶지 않았다
- 지진 천심 발언은 왜곡, 걷잡을 수 없이 불이 붙고 갑자기 죽을죄 지은 사람처럼 돼
- 무너지는 보수우파, 누구라도 살아남아 손잡아줘야 외로운 그들이 더 이상 울지 않을 것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12월 22일 (금요일)
■ 대담 :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자유한국당 얘기 해보겠습니다. 오늘 홍준표 대표는 성완종 리스트 관련 무죄 확정 판결 받았고요. 재심까지 거친 당무감사 결과는 변동 없이 62명의 당협위원장 자격 박탈을 확정했습니다. 오전에 열린 최고위에선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죠. 당무감사에서 교체 대상에 오른 류여해 최고위원, 최고위 참석을 제지당하자, 인형을 들고 등장해선,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운영되는 한국당이라면 공산당과 다를 게 없다.”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류여해 최고위원 직접 연결해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하 류여해)> 네, 안녕하세요.
◇ 곽수종>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십니다. 외로워서 라이언을 가지고 오셨다고 하셨는데, 무엇입니까?
◆ 류여해> 말 그대로 라이언은 제가 좋아하는 인형이기도 합니다. 카카오프렌드라고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는데요. 저는, 이 인형을. 물론 나이가 든 사람이 무슨 인형을 좋아하느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가끔은 인형의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서 빵도 사먹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특히 이 라이언은 사자일까요, 곰일까요?
◇ 곽수종> 저는 사자처럼 봤습니다.
◆ 류여해> 사자인데 갈기가 없습니다. 가만히 쳐다보면 곰처럼 생겼습니다. 우직하고 곰 같고 누가 뭐라고 해도 화낼 것 같지 않은 얼굴이죠. 저는 당에 들어가서 조용히 사실 7월 3일부터 두 달 정도 있었습니다. 발언도 별로 하지 않고 있었죠. 그런데 최고위원이라는 자리가 막중하고 무거운 자리이며 당원들이 목소리를 실어야 하는 자리였습니다. 최고위원이 된 뒤 2개월 동안 각 지방을 돌면서 당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당에 대한 원망도 많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제게 이런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는 사람도 많았고요. 곰처럼 조용히 앉아 있다가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 이야기가, 자유한국당이라든지 다른 사람들에게는 조금은 낯설게 들렸나 봅니다. 왜냐면 여태 봐오던 정치의 모습, 예를 들어서 점잖은 척 해야 하고, 우아하게 얘기해야 하는 모습과는 전 조금 다른 모습이었던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저는 정치가 조금은 즐겁고 조금은 재미있고 조금은 호기심을 주는 것이 정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면 오늘을 살고 있지만 우리는 다시 몇 개월이 지나고 몇 년이 지나면 그 무대에서 우리는 내려오고 다른 신인들이 올라오고, 그게 정치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이야기할 때마다 속으로 얘기했던 것과 다르게 왜곡해서 들릴 때마다 속이 상하고 마음이 아팠는데요. 그때마다 이 인형은 저를 쳐다보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었죠. 진실은 언젠가 알려질 거라고. 그런데 라이언이라는 인형은 말대로 사자입니다. 하지만 곰처럼 가만히 있죠. 저도 가만히 있었지만 제 안에 있는 정의에 대한 욕망은 꿈틀거리고 있었습니다. 결국은 터진 것이죠.
◇ 곽수종> 왜 정치를 시작하셨죠?
◆ 류여해> 저는 지난 12월 탄핵 과정을 바라보면서 법학자의 한계일 수 있습니다, 법치가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법에 관해서는 누구나 공평하고 공정하고 누구나 정의에 부합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요.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지난 탄핵 과정이 너무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조금은 천천히 호흡을 길게 하고 또 피고인이나 피의자의 목소리를 천천히 들어줄 필요성도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긴박하게 흘러가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고 법학자에서 정치인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번에 자유한국당에서, 제가 사랑하는 자유한국당 안에서도 저 역시 그렇게 빠르게 진행되는, 윤리위에 회부되는 과정을 보면서 정치라는 것은 제가 생각하는 법치가 지켜지지 않는 거라는 한계를 많이 느껴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 곽수종> 홍준표 대표 무죄 판결 받았는데요. 어떤 생각이세요?
◆ 류여해> 그 무죄에 대해서는 두 가지 생각입니다. 일단 당 대표가 무죄를 받았으니 축하드리고요. 또 하나는 무죄가 될 사건인데 여태 끌고 있었다면 과연 여기에도 정의가 있었을까 라고 하는 의문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법학자로서 아무래도 생기게 됩니다. 당대표께서 여태 어떤 정치적인 행보를 하실 때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습니다. 혹시 재판이 걸려 있어서 강하게 못하는 게 아닌가 하고요. 그런데 이제는 무죄를 받았으니 제1야당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괜히 이렇게 사소한 정말 사소한 것에 신경 쓰지 마시고 배포 있게, 크게 제1야당의 대표의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는데요.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일 때는 가끔 정치 후배로서 많이 속상하고 실망하게 됩니다.
◇ 곽수종> 그동안 최고위원에 참여하시면서 홍준표 대표, 사당화 문제, 자유한국당에 대한 애정, 이런 것들을 밖에 계신 분에게 많이 알리려고 노력하신 게 류여해 최고위원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 류여해> 처음에는 안 알렸죠. 저는 내부 총질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고, 동지가 동지를 배신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당의 합치와 협치를 위해서는 제가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선당후사라고 생각하죠. 그랬는데, 이제 공천의 시즌이 오고 여러 가지 당무감사 부분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제가 해당되는지 모르고 저는 문제점을 많이 지적했는데요. 뚜껑을 열어보니 제가 들어있더라고요. 아마 제가 뚜껑을 열어보고 얘기했으면 사심이라고 표현하겠지만, 저는 그전부터 계속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재심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표께서는 재심에서 구제하지 않겠다는 것을 이미 밝히고 재심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것은 좀 재판도 절차가 있으면 재심하게 되면 그래도 공평하게 소명 절차는 거쳐야 하는데 소명 목소리 한 번 듣지 않고 모두 재심 기각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 곽수종> 그러한 재심 신청도 없이 이번 당무감사를 했다는 것이고. 윤리위원회 26일로 연기됐는데 소명 기회 얻으셨잖아요. 소명하실 겁니까?
◆ 류여해> 소명은 해야죠. 당헌당규, 악법도 법이라고 했지만 당헌당규는 당원으로서 꼭 지켜야 합니다. 엊그제 있었던 윤리위를 거부했던 것은 제게 통보 없이 윤리위가 열렸던 겁니다.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급작스럽게 윤리위에 올린 것은 저는 그것은 정치 탄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강력하게 제게 있는 소명권을,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얘기했던 거고요. 소명 기회를 주셨으니 그날 가서는 당연히 겸허히 그 자리에서 소명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 곽수종> 그러한 윤리위원회의 소명기회에 대해서 왈가왈부, 부정 긍정은 할 수 없지만, 류여해 최고의 말과 행동이 튄다고 홍준표 대표와 다른 분들이 생각하신다면, 이건 형식적인 절차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만일 그렇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 류여해> 홍 대표도 윤리위에 제소가 됐는데, 그날 바로 기각이 됐습니다. 홍 대표께서 제게 주모라고 했는데요. 사실 그건 여성 비하에 성희롱적 발언이 됩니다. 그분께서 하신 발언 중에서는 도가 지나치는 정말 막말 시리즈가 많았는데요. 대표가 기각됐다면 저 역시 처벌받기에는 부족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대표에게 이야기를 했는데, 당을 모욕했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대표는 당이 아닙니다. 대표가 당이라면 저 역시 지도부에 있어서 저도 당입니다. 그러나 저는 대표가 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당이 되어선 안 되고 대표는 우리 당을 위해서 노력을 제일 많이 하는 사람,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윤리위에서 대표를 기각했다면 저 역시 똑같이 적용을 받는 것이 공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그 자리에서 바로 최고위원에게 비하발언을 했을 때 바로 치고 나가셨어야 하는데 왜 안 하셨어요.
◆ 류여해> 처음에는 거기에서 제가 너무 외로웠고 두 번째는 모두가 저를 최고위원으로 인정하지 않고 싶어 했었죠. 보시면 알겠지만, 오늘도 사무총장이 저를 학생 나무라는 교장선생님처럼 야단치는 걸 보셨을 겁니다. 계속해서 너는 무엇을 아느냐는 듯이, 네가 정치를 몰라서 그렇다는 듯이 얘기하셨고.
◇ 곽수종> 정치는 무엇이라고 얘기하시던가요?
◆ 류여해> 정치를 그분들이 어떻게 아는지 설명 안 하셨는데요. 제가 볼 때 그분들이 정치를 잘 하셨다면 지금 나라가 이럴 리가 없겠다고 국민들은 생각하지 않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 참았던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제가 너무 튀고 싶지 않아서. 그분들이 저보다 아버지뻘로 연세가 많아서요. 나중에는 제가 이런 말도 했습니다. 아버지뻘이신데 제게 너무 이러시는 것 아니냐고까지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 곽수종> 일부 청취자분들이나 어떤 분들은 류여해 의원이 너무 튄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그것이었습니다. 포항 지진 사태를 놓고 최고위 과정에서 이게 천심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건데요. 류여해 최고위원은 앞뒤 문맥이 잘렸다고 보시는 거죠?
◆ 류여해> 그럼요. 사실 그런 게 아니라 보통 이런 말을 많이 하죠. 무슨 문제가 있으면 이것도 나라님 탓, 저것도 나라님 탓, 이런 얘기를 하는데요. 과거 제 기억으로는 경주 지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도 이런 얘기를 했죠. 이것도 다 그 전 대통령 탓이라고 사람들이 많이 얘기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번에도 그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니까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정말로 본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눈과 시선만 보지 말고 대통령께서 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는 그 민심의 목소리를 들어달라, 민심은 천심이다. 그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그게 왜곡이 되기 시작하니까 걷잡을 수 없이 불이 붙고 갑자기 제가 죽을죄를 지은 사람처럼 되어 있더라고요. 그 순간에는 정말 괴로웠습니다.
◇ 곽수종> 정치를 단단히 배우셨네요, 이번에.
◆ 류여해> 단기간에 스파르타로 배우고 있는데요. 많이 아픕니다.
◇ 곽수종> 그러게 왜 정치를 시작하셨어요.
◆ 류여해> 미리 저를 말리셨으면, 그런데 그 당시에는 제게, 제 가슴 속에 뜨거움이 있었습니다. 보수 우파가 무너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정말로 나서서 보수 우파들의 손을 잡아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제 욕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누구라도 살아남아서 그들의 손을 잡아줘야지만 외로운 그 사람들이 더 이상 울지 않을 거라는. 정말 저만의 오만함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꼭 그렇게 안아주고 싶었습니다. 정치란 국민의 가슴을 안아주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했거든요.
◇ 곽수종> 일이 잘 끝나도록 정리를 잘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류여해> 네, 감사합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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