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전과 휴전, 그리고 종전, 평화협정...뭐가 다를까?

2018.04.26 오전 06:23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정전과 종전, 휴전, 평화협정 같은 비슷해 보이는 용어들이 쏟아지고 있죠.

우선 정전과 휴전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현재 한반도 상황을 두고서 정전인가 휴전인가를 두고 논란이 있기도 했습니다.

우선 정전은 전투 행위를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입니다.

교전 당사국들이 정치적 합의를 이룰 수 없어 국제적 기관이 개입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1953년 7월 27일.

북한과 중국, 유엔이 한국전쟁의 중지를 합의한 서명문에 서명한 것을 두고 '정전협정'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휴전은 국제법상 여전히 전쟁상태를 의미하지만 양측이 합의해서 전체 전선에서 전쟁을 중단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한반도는 1953년 정전협정 이후 현재 휴전 상태인 거죠.

결국, 지금 한반도는 언제든지 군사적 도발로 전쟁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불안한 상황이란 건데요, 그래서 종전 선언을 거쳐 평화협정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겁니다.

종전은 말 그대로 "전쟁이 끝남. 또는 전쟁을 끝냄"을 뜻합니다.

종전이 선언된다면 1953년 체결된 정전 협정 이후 65년간 이어져 온 남북 간의 휴전 상태가 종식됩니다.

비슷한 선례로,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캠프데이비드 협정'이 있는데요.

10년의 전쟁을 끝내고 이스라엘이 군대를 철수한 선언이었습니다.

이후 6개월 만에 평화협정이 성사됐지요.

종전선언이 전쟁을 끝내자는 의사 표명이라면 평화협정은 법적, 제도적 합의 문서입니다.

그러니까 내용으로 보면 평화협정은 종전을 포함하는 개념이죠.

하지만 의사 표명 수준이 아니라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합의 문서를 만드는 겁니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비핵화로 향하는 과정일 텐데요.

일단, 남과 북, 미국, 중국도 모두 비핵화라는 큰 틀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어떻게'라는 방법론으로 들어가면 차이를 드러냅니다.

당장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즉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를 주장하고, 북한은 CVIG,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체제안전 보장(CVIG·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Guarantee)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은 선 핵폐기, 북한은 후 핵폐기를 하겠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견을 조율하고 합의하기까지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겁니다.

주한미군과 한미군사훈련, 핵과 미사일 같은 굵직한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상당한 줄다리기가 예상되는데요, 아무쪼록 이번에 남북 정상회담이 잘 돼서 그 바통이 북미 정상회담으로 잘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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