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북미 정상 회담 합의 무산과 관련해 청와대도 당혹스러운 모습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잠시 뒤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통해 이번 회담 무산 배경과 이유를 직접 전해 들을 예정인데요.
청와대 연결합니다. 김도원 기자!
회담이 이렇게 끝날 것이라는 예상은 많지 않았는데요, 청와대 지금 분위기 어떻습니까?
[기자]
청와대는 지금 무척 당혹스러운 모습입니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날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던 분위기인데요,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은 앞서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생중계로 지켜봤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토대로 이번 하노이 회담이 결과를 내지 못한 원인을 분석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후 2시 10분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이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오후 4시에 북미 공동성명이 발표되는 것을 전제로 청와대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2시간 전만 해도 이번 회담이 원만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공교롭게도 브리핑 직후 현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는데요, 청와대 관계자들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청와대도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돌이켜보면 어제 청와대가 이른바 '스몰 딜'이라고 해서 성공하지 못한 회담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는 말을 했는데요, 민감한 쟁점이 산적한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작더라도 합의를 이룬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내비쳤던 것이 아닌가 풀이됩니다.
[앵커]
당초 내일 3.1절 기념사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겠다고 했었죠?
신 한반도 체제를 생각했던 우리 정부 구상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것 같은데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 결렬의 가장 큰 쟁점으로 북한의 대북제재 해제 요구를 꼽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남북 정상이 합의했던 철도 연결 등 각종 경제협력 사업이 대북 제재 때문에 진전되지 않았습니다.
문 대통령이 지난주 남북 경협을 미국의 상응조치로 활용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부탁할 정도로 공을 들였는데, 결국 여의치 않아졌습니다.
또, 청와대가 이번 회담 성과로 전망했던 종전선언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북미 회담 성과를 토대로 전쟁의 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한반도 질서를 수립하겠다는 구상이었는데 지금 분위기에서는 탄력을 받기 어렵게 됐습니다.
당장 문 대통령이 내일 발표할 예정이었던 신 한반도 체제 구상의 내용도 큰 폭의 수정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앵커]
지난해 5월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가 떠오르기도 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이 다시 한 번 중요해진 것 같네요.
[기자]
그 때도 상당히 충격적인 소식이었는데요, 청와대는 당시 물밑 조율 계속하며 회담 성사를 중재해냈습니다.
전격적인 2차 남북 정상회담도 그런 맥락에서 열렸고 결국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번은 어렵게 만난 북미 정상이 아무 성과 거두지 못했다는 점에서 충격 더욱 큽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비행기 안에서 회담 결과를 설명하겠다고 밝힌 만큼, 잠시 뒤 한미 정상 통화가 이뤄지면 보다 자세한 상황이 파악될 전망입니다.
조만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또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도 추진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문 대통령의 중재 외교가 다시 한 번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청와대 공식 입장이 나오는 대로 다시 한 번 전해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청와대에서 YTN 김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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