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러려고 고쳤나?...갈수록 '거대 양당' 공룡화

2020.04.11 오전 05:16
[앵커]
이번 4월 총선에 처음 적용된 새로운 선거법 취지는 현재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상황입니다.

원래는 국민의 뜻을 더 잘 반영해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을 돕자는 거였는데 선거가 다가올수록 위성정당을 앞세운 거대 양당 구조는 훨씬 견고해지고 있습니다.

이대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심재철 /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지난해 12월) : 이게 지금 날치기 아니고 뭡니까. 이게 날치기잖아요.]

[문희상 / 국회의장 (지난해 12월) : 질서유지, 질서유지 해주세요. 단상에서 이제부터 내려가 주세요.]

새로운 선거법은 패스트트랙에 오른 지 8달 만인 지난해 말 진통 끝에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표심을 더 잘 반영하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무너지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위성정당의 출현 때문입니다.

미래통합당이 먼저 띄웠고,

[한선교 / 미래한국당 전 대표 (지난 2월) : 모든 지지 세력들의 비례대표, 그 맨 앞에서 모든 보수세력을 저희는 껴안을 것입니다.]

제1당 목표에 위기의식을 느낀 집권여당인 민주당도 뒤따랐습니다.

처음엔 '형제당'이라며 대놓고 띄우다가 이제는 거의 한몸임을 강조하는 수준입니다.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26일) :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을 두 지붕 한 가족의 형제 정당으로 생각하고 법이 허용하는 한 최선을 다해 더불어시민당을 지원하겠습니다.]

국민의 뜻을 최대한 살려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을 돕겠다는 취지는 현재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 대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라는 거대 양당 구도가 더욱 견고해졌습니다.

지난해 새 선거법 논의과정에서 위성정당 출현을 막아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지만 소수정당은 거대 양당이 그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며 뒤늦게 후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심상정 / 정의당 대표(지난달 27일) : 민주당과 함께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해왔던 사람으로서 위성정당 출현을 제도적으로 대비하지 못한 것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새 선거법이지만 국민에게는 전혀 새롭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번엔 그렇다 치더라도 다음 총선에서도 새 선거법 취지를 살리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YTN 이대건[dg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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