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 "김대중·노무현 150회, 이명박 20회, 문재인 6회"
○탁현민 청와대 비서관 "이명박 18회, 박근혜 16회, 문재인 19회"
지난 18일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끝나자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기자회견 횟수가 부족하다고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다음 날 탁현민 청와대 비서관은 자신의 SNS에 자체 집계한 결과를 내놓으며 반박했죠. 여기서 의문이 생겼습니다. 왜 이렇게 기자회견 횟수가 차이가 날까?
우선 국민의힘 브리핑에서 제시한 횟수를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봤습니다. 그 수치는 18일 기자회견 전부터 여러 언론 기사에 나온 내용이었습니다. 이번 기자회견 전에 집계됐던 건데, 대부분 그 출처를 '기자협회보'로 적었습니다.
○20.11.19 한겨레 신문 홍세화 칼럼
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의 직접 브리핑과 기자간담회를 합친 횟수는 김대중 150회, 노무현 150회, 이명박 20회, 박근혜 5회, 문재인 6회다
○20.12.7 뉴스플로우
얼마 전 기자협회보는 역대 대통령의 기자회견 횟수를 공개했다. 김대중 150회, 노무현 150회, 이명박 20회, 박근혜 5회, 문재인 6회
○20.12.18 문화일보
18일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취임한 대통령의 직접 브리핑과 기자간담회 횟수는 노무현 정부가 150회, 이명박 정부 20회, 박근혜 정부 5회, 문재인 정부가 6회다
■기자협회에서 대통령 기자회견 횟수 전수 조사했었다?
그런데 정작 기자협회 사이트에서 내용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기자협회 측에 대통령 기자회견 횟수를 조사한 적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기자협회 관계자는 "2017년 기사 중 관훈저널 칼럼 중 일부 수치를 인용해 보도한 적은 있지만, 대통령 기자회견 횟수를 조사한 적은 없다. 어떤 경로로 우리를 출처로 제시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결국 원문은 없는 인용 보도가 여러 언론을 타고 계속 이뤄졌고, 기자협회에서 공인한 수치처럼 기자회견 횟수가 나가게 된 겁니다.
■MB, 문 대통령보다 기자회견 훨씬 더 많이 했다?
이번엔 청와대 내부 자료로 집계한 탁현민 비서관에게 어떤 기준으로 횟수를 세었는지 물어봤습니다. 탁 비서관은 "기자회견 종류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눴는데 국내에서 한 기자회견은 '국내', 해외순방 등에서 했던 기자회견은 '외교' 그리고 방송 출연을 한 경우는 '방송으로 구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탁 비서관이 나눈 기준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이후 대통령 기자회견 횟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18회 (국내 5/ 외교 8/ 방송 5)
○박근혜 대통령 16회 (국내 3/ 외교 13)
○문재인 대통령 19회 (국내 9/ 외교 7/ 방송 3)
국민의힘 브리핑에 나왔던 이명박 전 대통령 기자회견 횟수(20회)는 위 수치와 약간 차이가 있지만, 엇비슷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문 대통령의 횟수는 크게 차이가 났습니다. 결국 이 전 대통령에 적용한 기준과 문 대통령에 적용한 기준이 다르다면 다른 수치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기준에 따라 횟수는 '달라' '달라'?
이번엔 KTV e영상 역사관, 대통령 기록관, YTN 기사, 청와대 일정 등을 참고해 회견 횟수를 직접 조사해봤습니다.
저희가 선정한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질의 응답이 가능한 경우로 한정 (담화문 발표 뒤 퇴장한 사례 제외)
○카메라 앞 공개된 장소에서 대통령 혼자한 경우
이 기준에 따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아래와 같습니다.
▷08.4.13 미일 순방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
▷08.6.19 대통령 특별 기자회견 (쇠고기 수입 관련)
▷08.11.15 G20 관련 미국 방문 중 기자회견
▷09.9.30 G20 정상회의 유치 국민보고 특별 기자회견
▷10.4.13 제2차 핵 안보 정상회의 유치 기자회견
▷10.11.3 G20 정상회의 관련 내외신 기자회견
▷10.11.12 G20 정상회의 이명박 대통령 내외신 기자회견
▷11.4.1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 관련 특별 기자회견
▷12.2.22 취임 4주년 특별 기자회견
▷12.3.27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의장 기자회견
대부분 외교적 성과를 홍보할 일이 있을 때 열렸던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 기자회견 횟수에 포함하지 않은 해외 정상공동 기자회견까지 포함하면 50회를 넘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집계한 기자회견 가운데 '셀프 칭찬'을 위한 회견을 제외하면 3회가 남습니다. 그것도 광우병 파동이나 신공항 백지화 등 정권 입장에서 절박한 현안이 있을 때 카메라 앞에 섰다고 볼 수 있죠.
▷08.6.19 대통령 특별 기자회견(쇠고기 수입 관련)
▷11.4.1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 관련 특별 기자회견
▷12.2.22 취임 4주년 특별 기자회견
문 대통령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기자회견 현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17.8.17 취임 100일 기자회견
▷18.1.10 신년 기자회견
▷18.5.27 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
▷18.9.20 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
▷19.1.10 신년 기자회견
▷20.1.14 신년 기자회견
▷20.5.10 취임 3주년 기자회견
▷21.1.18 신년 기자회견
기자회견 횟수는 이명박 전 대통령보다 적지만, 현안 없이 열린 경우는 더 많습니다.
■시민들과 직접 방송으로 소통한 횟수는?
이번엔 방송을 통해 대중과 만났던 횟수를 짚어보겠습니다.
아직 임기가 1년 남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 방송에 세 번 나왔습니다.
▷19.05.09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대통령에게 묻는다 (KBS 기자 진행)
▷19.11.19 문재인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
▷20.5.17 문재인 대통령의 오일팔/ 광주MBC 특별 기획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임기 중 문 대통령보다 더 많이 방송에 나왔습니다. 시민이나 전문 패널들로부터 현안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답하는 형식이었습니다.
▷08.9.9 대통령과의 대화-질문 있습니다 (시민)
▷09.1.30 원탁대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패널)
▷09.11.27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 (시민)
▷11.2.1 신년 방송좌담회 '대통령과의 대화, 2011 대한민국은?' (패널)
▷11.9.8 추석 맞이 대통령과의 대화 (패널)
■불통의 상징이 된 박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세 명의 대통령 가운데 기자회견 횟수가 가장 적습니다.
▷14.01.06 신년 구상 발표 및 기자회견
▷15.01.12 신년 구상 기자회견
▷16.01.13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
이외에 임기 초기 편집·보도국장단, 정치부장단, 논설·해설위원실장 등과 자주 오찬·간담회를 열었지만, 그 마저도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드물어졌습니다.
최서원 씨(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세상이 시끄러울 때도 기자회견보다는 일방적인 담화문 발표를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했습니다. 탄핵 정국에서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갑자기 기자단 '신년 인사회'를 열었던 적은 있습니다. 주로 본인의 해명을 하는 자리였는데 출입기자가 질문을 하려고 하자 기자회견은 아니라며 의미를 축소했고, 방송 촬영도 앞 부분 잠깐으로 제한했죠.
◇기자 : 질문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박 대통령 : 기자회견은 아니고요.
(2017.1.1 박근혜 당시 대통령 '신년 인사회' 발언 중 발췌)
대선 후보 시절엔 TV 예능 프로에도 나갔지만, 대통령 당선 뒤에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에야 보수 성향의 유튜브 방송에 나갔습니다.
김승환[k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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