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면승부] 이철우“‘이태원 참사’ 누군가는 대비했어야, 지자체가 관심 없어 일어난 사고”

2022.11.11 오후 06:26
[YTN 라디오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00~19:00)
■ 방송일 : 2022년 11월 11일 (금요일)
■ 대담 : 이철우 경북도지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면승부] 이철우 “‘이태원 참사’ 누군가는 대비했어야, 지자체가 관심 없어 일어난 사고”

- 광부 가족들 만났을 때 불만 많아, 조치 취했더니 “다 해결됐다”
- 본인 생존 의지 강하고 관에서 노력, 기적은 절대 공짜가 아니다
- ‘이태원 참사’ 관련 책임자들, 국민이 원하는 모습으로 책임져야
- 지방에 기업과 대학이 서로 연계돼야, 주요 대학 지방 이전 유도



◇ 이재윤 앵커(이하 이재윤)> YTN 라디오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 2부, 정면인터뷰’로 시작합니다. 지난달 말 두 건의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와 경북 봉화 아연광산 매몰사고인데요. 먼저 언급한 이태원 참사로 온 나라가 슬픔에 빠져 있는 가운데, 2명의 광부가 기적적으로 구조돼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한줄기 희망의 빛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이 기적, 우연히 일어난 건 아니었는데요. 관련해서 이철우 경북도지사 연결해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이 지사님, 안녕하세요?

◆ 이철우 경북도지사(이하 이철우)> 네, 안녕하세요.

◇ 이재윤> 21시간 만에 극적으로 생활한 광부들, 오늘 드디어 가족들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오늘 퇴원을 했는데요. 지사님이 직접 배웅을 다녀오셨죠?

◆ 이철우> 오늘 안동병원에서 퇴원하는 모습을 배웅 했습니다. 아직은 완쾌는 됐다고 이야기를 할 수 없고, 그래도 매우 건강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자다가 벌떡벌떡 깬다. 옆에 사람을 자꾸 찾게 된다. 이런 트라우마는 아직 남아 있다고 이야기해서 통원 치료는 고향에 가서 받을 것 같습니다.

◇ 이재윤> 그렇군요. 오늘 박정하 씨죠? 퇴원한 박정하 씨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달하는 모습 사진으로 봤는데요. 기적을 만들기 위해서 광부들의 생존 의지가 제일 컸겠지만, 민·관·군의 노력도 컸을 것 같습니다. 구조를 위해서 경북도 자체에서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요?

◆ 이철우> 저도 사실 그 당시 처음에는 외국에 있는 바람에 못 가고 있다가 귀국하자마자 바로 갔습니다. 가보니까 박정하 씨 사모님이 굉장히 격분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왜 그러냐,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울먹이면서 우선 저 큰 산에 시추기가 두 대로 어떻게 해결이 되느냐. 시추기 한 열 대쯤 있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말씀하시고. 그리고 구조하는 광부들 식사도 별로 좋지 않고 인건비를 좀 더 쳐줘야지 그 사람들이 힘을 내서 일을 한다. 그리고 전문가들이 없는 것 아니냐, 자기들한테 소통이 안 된다. 이런 것들이 불만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들어보니까 다 일리가 있어서 “그 돈을 누가 내느냐” 물어보니까, 광산주가 돈을 내게 되어있었습니다. 광산주는 정신이 없더라고요. 또 며칠 전에도 사람이 한 분 돌아가신 사건이 있어서 조사받는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정신이 없는 분 보고 돈을 더 내라, 인건비를 더 쳐줘라, 시추기 더 불러라. 그렇게 하기가 어렵겠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도에서 돈을 다 댈 테니까 돈 신경 쓰지 말고 우리나라의 최고 전문가들 다 불러 왔으면 좋겠다. 그 다음에 우리 부지사를 거기에 상주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식사는 봉화군수님이 좀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분들 요구 사항을 다 들어줬습니다. 그래서 시추기가 그 이튿날 열두 대가 왔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시추기가 부족해서 군에도 협조를 구해서 군에서도 세 대를 보내고요. 그러니까 이분들이 이제는 좀 안심이 된다. 그렇게 말씀을 주셨습니다.

◇ 이재윤> 그러시군요. 그러니까 지금 어쨌든 매몰된 광부를 구조하기 위해서 장비와 인력 지원에 있어서는 어쨌든 비용을 아끼지 않아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얘기해도 되겠네요.

◆ 이철우> 그리고 굴진하는 동료 광부님들이 정말 헌신적으로 일을 했습니다. 결국은 그분들이 찾았거든요.

◇ 이재윤> 사실 지난달 26일 오후 6시에 매몰 사고가 발생했잖아요.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희망이 없는 것 아니냐하는 그런 얘기들도 많이 있었죠.

◆ 이철우> 시추기가 들어가서 내시경을 넣었거든요. 한 4구멍쯤 찾았는데 전혀 소식이 없어서 굉장히 실망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굴진 작업하는 광부님들이 열심히 해서 곧 뚫어질 것 같다. 그래서 소통이 되니까 찾을 수 있겠지 않느냐, 희망을 가졌는데. 이분들 이야기 들어보니 처음에는 본인들이 괭이를 가지고 한 10m 팠대요. 본인들도 나가보려고, 그렇게 나가 보니까 또 막혀있고 이래서 한 9일 되니까 거의 기진맥진 해가지고 포기 상태로 갔었다고 하더라고요. 포기 상태가 갔는데, 꿈에 불빛이 확 비치는 이런 꿈을 꿨는데, 하루 있으니까 정말 불빛이 확 들어오더라. 포기했다가 다시 살아났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 이재윤> 희망을 버릴 즈음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생각할 즈음에 기적적으로 구조가 된 것이네요.

◆ 이철우> 베테랑 박정하 씨 말고 또 한 분은 4일째 그런 사고가 났거든요. 그분은 광부가 처음이라 몹시 불안했던 모양이더라고요. 그래서 베테랑이 그래도 잘 달래서 둘이 협조가 잘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이번에 느낀 것은 기적은 공짜가 아니다. 우선 본인 의지가 강하고, 또 가족들이 아주 제시하는 게 합리적이었어요. 애끓는 가족들의 하소연, 그리고 이제 마지막에 관에서 적극적으로 해야지 일이 풀린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 기적은 절대 공짜가 아니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이재윤> 어쨌든 아주 감격적인 그런 소식이었는데요. 그런데 서울에서는 이태원 참사로 많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 아픔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런 사고가 왜 일어났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철우> 사고가 나면 한두 가지가 원인이겠습니까? 원인이 여러 가지가 있겠죠. 그래서 이번 참사를 보고 지휘하는 사람들이 질문을 많이 해야 한다. 그런 행사에 사람이 많이 모이면 누군가는 그게 괜찮겠느냐, 경비는 계획이 잘 돼가 있느냐, 이렇게 구청장이 물어도 되고, 경찰서장이 물어도 되고, 그 위에 있는 분들이 물어도 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확인을 합니다. 그런 것들에 모두가 관심이 없었다. 관심을 갖고 일을 했으면 그런 끔찍한 사고는 안 났을 것 아닌가. 그래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 이재윤> 그러니까 지자체에서 관심을 가졌어야 되는데 관심이 없었다. 그 부분을 지적하셨는데, 그런데 나오는 얘기는 주최자가 없는 행사였기 때문에 결국은 아무도 관심을 가질 수가 없었고, 그리고 또 경비와 관련한 어떤 대책을 세울 이유도 없었다. 이렇게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 이철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게 국가의 최우선 업무인데, 그 사람이 많이 모이면 주체가 있고 없고 상관없이 경비계획이 있어야 하고, 안전 계획이 있어야 되죠.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제가 볼 때는 안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시는 일이 없도록 지금이라도 로드맵을 잘 만들어 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재윤> 지사님께서 지금 조금 전에 질문을 많이 해야 된다라고 하셨는데, 어쨌든 모든 상황에 있어서 예상할 수 있는 것들이 어떤 것인지 계속 찾아봐야 된다. 그런 말씀이 되겠네요.

◆ 이철우> 그렇죠. 관심을 갖고 질문을 해야 합니다.

◇ 이재윤> 그런데 요즘 참사와 관련해서 주요 책임자들이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 때문에 국민들에게 더 큰 상처를 주는 것 아니냐, 그런 지적이 있습니다. 지자체장으로서 책임자들이 책임지는 모습 좀 보여줘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 이철우> 당연히 책임자다운 모습을 보여야 되죠. 많은 국민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는데 누군가는 이게 내 잘못이다. 대통령께서도 사과했지만 애초에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았겠다. 그런 아쉬움이 있죠.

◇ 이재윤> 박희영 용산구청장 같은 경우 국정감사장에 나와서 ‘마음의 책임’을 얘기해서 상당히 비판을 받지 않았습니까? 책임이라는 건 어떤 식으로 져야 된다고 생각합니까?

◆ 이철우> 제가 인터뷰하면서 그런 말씀을 드리기는 좀 어렵습니다마는 책임을 지는 것도 국민들이 원하는 걸 해야되지 안 되겠습니까?

◇ 이재윤> 국민이 원하는 책임, 결국 그게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되는 건가요?

◆ 이철우> 대통령께서 현재 조사가 다 끝나면 상응한 책임을 묻겠다. 이렇게 말씀하신 것으로 언론에 보도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이재윤> 그렇긴 한데요. 그런데 어쨌든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 그게 국민들이 보기에는 좀 불편하지 않느냐.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 이철우> 네, 국민들은 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 이재윤> 주제를 바꿔서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지금 현재 시도지사협의회장을 맡고 계시죠? 지금 수도권 집중화로 지방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그에 따라서 지방 소별 문제도 계속 커지고 있어요. 이게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닙니다. 지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인구가 감소한 시군구가 약 151곳에 달한다고 나왔는데요. 지방 소멸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철우> 단칼에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나라만 수도권에 집중도가 제일 높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통령 당선되자마자 지방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요청을 했고, 대통령께서도 그 뜻을 잘 알고 지방 시대를 열어야 된다. 이렇게 어렵게 사는 건 공정의 문제다. 누구나 어디에 살든 똑같은 혜택을 받아야 되는 것 아니냐는 대통령 생각이 있기 때문에, 이번 정부에는 좀 바뀔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도지사 회장으로서는 지방시대를 어떻게 열 것이냐. 지금 모든 것이 서울 수도권에 집중돼 있잖아요. 앞으로 지식산업시대입니다. 그래서 지방의 대학을 살리고, 지방에 있는 대학과 기업이 같이 가는. 그래서 지방정부에서 대학과 기업이 같이 연구를 해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지방에 취직을 하고 거기에 살 수 있는, 이런 체제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마치 유목민처럼 살고 있습니다. 태어난 그 집에서 공부해서 그 집에 취직하고 사는 게 아니고, 다 수도권으로 갔다가, 또 심지어 외국으로 나가고. 유목민처럼 사는데 선진국들은 대부분 그 지역에서 태어나서, 그 지역에서 공부하고, 그 지역에 취직을 하는 그런 선순환, 그 지역에서 정주민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런 형태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지방에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매년 10만 명씩 수도권으로 갑니다. 이분들이 취직하기도 급급하고, 또 취직을 해도 물가가 비싸고 교통도 복잡하고 하다 보니까 지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결혼도 안 하고, 아기 낳는 게 어렵고, 저는 그래서 이런 저출산 문제가 ‘수도권병’이라 생각합니다. 지방에 있는 젊은이들은 수도권에 못 나가서 낙오자처럼 되어가고 있고요. 그래서 지방을 현 상태로 17개 시도로 운영하는 것보다는 충청도를 하나로, 전라도를 하나로, 부산·울산·경주를 하나로 광역화해서 여기에 교육, 의료, 문화, 예술, 교통 이런 걸 서울 수준으로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지 나라가 골고루 발전하지, 지금은 서울과 비교가 안 되는 문화, 예술, 교육, 의료시설을 해놓고 지방에 살아라. 젊은이들이 용납이 안 됩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방안이 있습니다마는, 좋은 방안은 지금 공기업 몇 개 옮겨야 되는 게 아니고 대학을 옮겨라. 대학을 옮기고 YTN 같은 언론사도 지방으로 좀 와야 여론 조성이 됩니다. 그런 과감한 대책이 있어야 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재윤> 지방 시대를 열어야 한다. 지방에 대학도 활성화시키고, 기업도 많이 이전을 해서, YTN도 내려가서 사업을 할 수 있게끔 그런 시대를 열어주십시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철우> 감사합니다.

◇ 이재윤> 지금까지 이철우 경북도지사였습니다.


YTN 김혜민 (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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