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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치 생명 갈림길...민주당의 기로 [앵커리포트]

앵커리포트 2023.09.26 오후 12:56
앵커]
168석, 국회의원 숫자가 가장 많은 제1 야당 대표가 법원에 출석했습니다.

구속 여부를 심사받기 위한 자리입니다.

재판을 많이 받았고 또 받는 중이기도 하지만 이재명 대표가 구속 갈림길에 서는 건 처음입니다.

이 대표의 주장대로 검찰 수사가 정치 탄압이었는지, 아니면 법원도 혐의를 인정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오늘 아침 법원에 들어서며 이렇게 무거운 표정을 지을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구속영장 심사 받게됐는데 한 말씀 해주시죠. …."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

"(증거인멸을 교사했다는 혐의에 대해 어떻게 방어하실 건가요?)"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

"(김인섭씨랑 마지막으로 연락한 게 언제입니까?"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

혐의는 크게 세 가집니다.

백현동 개발 때 민간에 특혜를 주고 성남시 산하 공사에 손해를 끼친 걸 검찰은 배임으로 봅니다.

쌍방울 그룹이 북한에 800만 달러를 보내도록 했다는 혐의도 있습니다.

여기에 선거법 재판 당시 위증을 요청했다는 의혹도 추가됐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이 모든 게 검찰의 왜곡과 조작이라고 반박합니다.

하지만 검찰은 중대 범죄로 보고 혐의 입증에 자신하고 있습니다.

준비한 의견서만 천600쪽이나 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검찰의 준비 상황은 송재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오늘 심사에는 중앙지검 백현동 수사팀과 수원지검 대북송금 수사팀 검사 8명이 투입돼있습니다.

사전에 천6백 장 분량 구속 의견서를 냈고, 지금은 5백 장에 이르는 화면 자료, 또 녹취록을 활용해 이 대표 구속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배석했던 고검장 출신 변호사와 판사 출신 변호인단을 꾸려 자료를 준비해온 이 대표 측도 적극적인 반박에 나설 전망인데요.

필요한 경우 이 대표가 직접 구속의 부당함을 호소하거나, 재판부가 양측에 질문을 던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증거와 자료가 방대한 만큼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2020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우 삼성 불법 승계 의혹으로 19시간 7분 만에 구속영장이 발부돼 최장 심사 시간을 기록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16시간 40분 만인 심사 다음 날 새벽 3시에야 구속이 결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이 대표의 구속 여부도 내일 새벽쯤에야 나올 가능성이 작지 않습니다.

[앵커]
이재명 대표의 정치 생명과 함께 민주당도 기로에 서 있습니다.

민주당은 90만 명의 탄원서를 모아 법원에 냈습니다.

탄원서에는 민생을 위해 이 대표의 지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그런데 이 탄원서에도 당내 갈등이 묻어나왔습니다.

민주당 출신 전직 국회의장도 동참했는데 현역 의원 6명은 끝내 내지 않았습니다.

체포동의안 가결과 함께 폭발한 당내 갈등이 표출된 것으로 보입니다.

혼란스러운 민주당 상황과 여권의 반응까지 박광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사상 초유의 제1야당 대표 구속심사와 관련해 정치권의 시선도 법정에 쏠려 있습니다.

오늘 오전 병원을 나서는 이재명 대표를 배웅하기 위해 정청래, 고민정, 서영교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가 총출동했습니다.

구속 필요성을 두고 이재명 대표와 검찰 사이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도부는 당 안팎을 향한 '여론전'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검찰이 제대로 된 증거를 제시하지도 못했고, 이 대표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도 없다며 정치검찰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여기에 당 차원의 '탄원서' 제출로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전직 국회의장 4명과 소속의원 161명, 당원과 지지자 명의의 영장 기각 탄원서 89만여 장을 법원에 제출한 겁니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탄원서는 영장 기각 사유가 될 수 없다며 사법부 독립성을 침해하는 거라고 비판했습니다.

'증거인멸 우려만 있어도 구속하는 것'이라는 이 대표의 말은 본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며 구속심사는 정치적 고려 없이 법과 양심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나아가 민주당이 영장 담당 판사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가짜뉴스를 생산하며 좌표 찍기를 하고 있다며 명백한 사법방해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대표가 구속 기로에 서는 날, 당은 공석인 원내대표를 채우는 선거를 치릅니다.

혹시 모를 대표 궐위 사태에 대비한 거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애초 4명이 나왔는데 우원식 의원이 뜻을 하나로 모으자면서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후보들 모두 범친명계로 분류됩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생각하는 원내대표의 조건이 무엇인지 확연히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당내에선 이 대표를 잘 지켜야 한다거나 체포동의안 가결에 동참한 의원들에 대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습니다.

[정청래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어제25일) : 후보들께서 이재명 대표를 끝까지 지키겠다, 당원들과 함께 민주당의 깃발 높이 들고 전진하겠다고 많은 당원과 국민의 바람에 호응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성준 / 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25일 /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이재명 당대표와 민주당을 지키기 위해서 뭘 하겠다라고 하는 전략과 전술 또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 그리고 앞으로 결국은 원내대표와 지금에 있는 지도부는 총선 승리가 가장 목표 아니겠습니까? 이번 가결 투표한 분들에 대해서 핵심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건가. 그 부분에 대한 것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아마 내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얘기가 나오는 분들을 보고 많은 의원들이 판단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대표와 검찰이 혐의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이 대표의 구속 여부는 내일 새벽에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장이 발부되든 기각되든 정치권의 후폭풍은 불가피합니다.

정치권의 모든 시선이 이제 법원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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