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현장영상+] 이재명 "尹 정권 권력남용에 사회 기본 시스템 무너져"

2024.01.31 오전 11:16
[앵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잠시 뒤 신년 기자회견을 엽니다.

윤석열 정권의 실정이 대한민국의 위기를 초래했다며,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회견이 열리는 국회로 가보겠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당원 여러분. 제가 병실에 누워있던 때, 태안의 한 가족이 삶을 포기했습니다. 아홉 살 딸 투병으로 인한 경제적 고통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는 불의의 사고에도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살아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한숨짓고 눈물 흘리며 생사를 고민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분들의 손을 누가 잡아주겠습니까? 이런 분들을 ‘살리는 정치’가 되어야 합니다. 각자도생으로 내몰아 ‘죽이는 정치'가 아닌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치가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2024년 오늘, 겹겹의 위기가 국민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주목을 받던 대한민국 경제가 추락 중이고 때 아닌 전쟁위기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인구 감소로 국가 존속을 걱정해야 하고, 아시아 제일로 평가받던 민주주의는 파괴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민생, 전쟁, 저출생, 민주주의’ 라는 측면에서 4대 위기에 처했습니다. 윤석열 정권의 독단과 무능으로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경제 문제를 좀 보겠습니다. 우리경제는 지난해 외부 충격도 없이 1%대 성장이라는 ‘역대급 위기’를 겪었습니다. 지금도 침체는 지속 중입니다. ‘잃어버린 30년’, 장기침체인 일본에마저 성장률을 역전당했습니다. 고물가·고금리에 한파까지 겹친 요즘, 돈을 아끼느라 ‘카공족’들은 공공도서관,어르신들은 구청 로비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배달음식에 껴온 음료까지 중고 시장에 내다 파는 일이 성행합니다. 마른수건 짜듯 생활비를 아껴도, 이자에 월세 감당이 벅찬 게 현실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임기 초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초부자감세를 추진해 왔습니다. 초부자감세로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며, 있지도 않은 이른바 낙수효과를 내세웠지만 실제 현실은 어떻습니까?

성장은커녕 막대한 세수결손만 초래하고 재정 부족에 따른 서민지원 예산 삭감, R&D 예산 대규모 삭감을 불러왔습니다. 부동산 PF 문제, 폭발 직전에 이른 금융위험도 대책을 찾지 못한 채, 레고랜드 사태처럼 뒷북을 치거나 미루기만 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신속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 역할인데, 해법은 없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얘기만 들려옵니다.

물가가 오르자 기업의 팔을 비틀고, 이자가 부담되자 은행의 팔을 비틉니다. 금감원장도, 대출 금리부터 취약차주 지원방안까지 건건이 금융사 사장단을 불러 모으는 게 일입니다. 제대로 하는 일이 없는데 제대로 되는 일이 있겠습니까.민생은 고사 직전이고, 경제는 심각한 침체입니다. 먹고사는 문제를 등한시한 윤석열 정권 2년의 적나라한 성적표입니다.

이러다 정말 전쟁나는 것 아닌가 이런 국민의 불안 공포가 광범하게 퍼지고 있습니다. 갈루치 전 북핵특사의 동북아 핵전쟁 발생 가능성 발언에 이어 북한이 몇 달 안에 한국에 치명적 공격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미 정부 관계자의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한반도 상황이 한국전쟁 이래 최대 위기라는 진단의 체감이 계속 높아집니다.

남북관계가 쉬웠던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국민이 전쟁을 걱정하는 이 상황은 분명 정상이 아닙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시 밝힌 담대한 구상은 결국 온 국민의 머리 위에 놓인 거대한 시한폭탄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북한은 민족 동질성마저 부정하며, 대한민국을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했습니다. 무력도발을 이어가며, 전쟁 가능성을 과시하기 바쁩니다.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남북한 간 서로 물러서지 않는 강대강 치킨게임 속에서, 완충 구역은 하나도 남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군사적 긴장과 위험은 남과 북 모두에게 조금도 도움되지 않습니다. 연평도·철원·파주 주민들은 9.19 남북군사합의를 복원하고 남북대화를 시작해달라고 기자회견까지 하며 호소합니다.

연평도에는 13년 만에 대피령이 내려졌고, 주민들은 생존위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휴전선 부근 주민들은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무인정찰기 가동 때문에 무력충돌이 벌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합니다. 한밤 서울 동작대교에 12대의 장갑차와 무장병력이 등장해, 놀란 시민들이 신고하고, 많은 분들이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수백만이 죽고 전 국토가 초토화된 6.25 전쟁도 어느 날 갑자기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38선에서 크고 작은 군사충돌이 누적된 결과였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 평화를 구축하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절대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전쟁위험은 천만분의 일이라도 높여서는 안됩니다.
만에 하나 북풍사건, 총풍사건처럼 정략적 이익을 위해 국민생명을 담보로 전쟁게임을 시도하는 것이라면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역사가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을 본 인구 전문가인 한 미국 교수는 이렇게 소리쳤다고 합니다. 한국 완전히 망했네요. 외면하고 싶던, 가장 본질적인 우리 안의 위기가 전 세계에 고스란히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인구감소로 지구에서 사라지는 첫 국가가 될 것이다. 우리 사회의 인구위기에 관한 암울한 예측입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2006년 이후 약 380조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대증요법만 남발된 결과가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렇게 많은 예산을 쏟아 붓고도 나아진 게 없다는 비판만 넘쳐납니다. 지금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윤석열 정권은 노동시간 연장을 시도하고, 노동자의 비극적 죽음을 부르는 위험한 노동환경에 눈 감고 있습니다.

자산ㆍ소득의 양극화와 경제 악화로 희망은 절망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희망이 사라지고 무한경쟁만 남은 정글사회에서 출생에 따른 부담이 오롯이 개인에게 지워져서 부모의 삶을 짓누르는 사회에서, 아이 낳을 엄두가 나겠습니까?

아이를 낳으면 일자리가 위협받는데, 부모의 조건에 따라 아이 미래가 다른데, 아이 가질 생각을 쉽게 할 수 있겠습니까? 저출생은 우리 모두의 생존문제이고 대한민국 국가공동체의 존속이 달린 문제입니다. 절박한 심정으로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인데, 윤석열 정부는 국민을 거부합니다.

국회가 국민 의지를 반영해 통과시킨 법들은 압도적 국민의 의지와 달리 대통령의 거부권에 저지되었습니다. 엄동설한에 오체투지하며 진상규명을 호소하는 이태원 유가족들의 간절한 바람은 끝내 외면당했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지도 못한 국가가, 국민 주권마저 부정한 것입니다.

윤석열 정권의 권력남용으로 법치주의와 삼권분립, 언론자유와 시민 참여 같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던 기본 시스템이 무너졌습니다. 윤석열 정부 2년 동안 법을 무력화하는 위헌적 시행령통치로 국회 입법권과 행정감시권은 무력화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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