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4번째 특별 사면에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박근혜 청와대' 시절 고위 인사를 포함했습니다.
대구·경북 민심조차 마냥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의식한 보수층 결집 행보란 해석이 나옵니다.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이번 설 특별사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단연 김기춘과 김관진, 두 사람입니다.
박근혜 청와대에서 각각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가안보실장, 두 축을 지낸 권력 핵심 인물.
법조계에선 특사 발표 며칠 전 재상고를 포기한 이른바 '약속 사면'을 비판하지만, 정치권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친박계 끌어안기'에 주목합니다.
총선을 두 달여 앞두고, 보수층 결집 효과를 노렸다는 겁니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중동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현직 최초로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장을 찾았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지난해 10월,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 : 박정희 대통령을 추모하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그분의 혜안과 결단과 용기를 배워야 합니다.]
이때 취임 후 처음이자 1년 5개월 만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났는데, 단둘이 오솔길을 걸으며 오붓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12일 뒤, 윤 대통령은 대구 달성군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았고, 연말엔 한남동 관저로 초청했습니다.
장시간 차를 타셨는데 괜찮으세요?" "예, 잘 왔습니다.
석 달 연속 만남에 이어, 지난 2일 박 전 대통령 생일에는 축하 전화도 걸었습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대구·경북에서조차 윤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가 앞서는 상황에서 정권의 위기감이 반영된 거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동시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한 과거 때문에 강경 보수층의 마음을 오롯이 품지 못하는 일종의 멍에를 정리한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박근혜 / 前 대통령(지난 5일, 회고록 북 콘서트) : 많은 분께 받은 이 큰 사랑을 어떻게서든 갚으려고 했는데 탄핵으로 중단됐고….]
결과적으로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재판에 넘긴 인물들을 손수 풀어주는 모양새가 된 만큼 일종의 '우클릭 행보'가 집토끼를 다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습니다.
YTN 조은지입니다.
촬영기자;김태운 이규
영상편집;정치윤
그래픽;김진호 유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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