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중력가속도 6배' 6G 견뎌라...조종사 향한 극한의 훈련

2024.03.01 오전 07:28
[앵커]
전투기를 조종하는 공군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극한의 비행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거쳐야 합니다.

높은 고도에서의 저산소부터 급속 기동 때 자기 체중의 몇 배에 달하는 하중도 견뎌내야 하는데요.

조종사들은 어떤 훈련을 받는 걸까요, 최민기 기자가 직접 체험해봤습니다.

[기자]
영화 속 자유자재로 전투기를 비행하는 조종사.

그러나 높은 고도에서 급격 기동을 할 때 극한의 환경에 놓이는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충북 청주에 마련된 항공우주의학훈련센터에서 체험을 위해 공군 조종복으로 갈아입습니다.

첫 번째 훈련은 비상탈출 훈련입니다.

초음속으로 기동하는 전투기에서 비상장치 도움 없이 자력 탈출은 불가능.

비행 중 비상상황에서 안전하게 탈출하는 훈련입니다.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탈출 시 조종사가 강한 압력에 의해 크게 다칠 수 있어 머리와 상체를 밀착하는 바른 자세를 훈련하는 겁니다.

다음 훈련은 공간감각 상실훈련.

제한된 시야에서 평형감각은 이륙 때 실제보다 더 높은 각도로 뜬다거나 감속 시 고도가 하강한다고 느껴 조종사가 현실을 잘못 인지합니다.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비행 착각인데, 이때 고개를 직접 돌릴 경우 왜곡은 더 심해집니다.

세 번째 훈련은 조종사 훈련 과정 가운데 가장 악명 높은 가속도내성강화훈련.

전투기가 급속 상승 할 때 조종사가 받는 힘은 지구 중력가속도의 6배에서 최대 9배, 9G에 이르는데,

이때 혈액이 급격히 신체 아래로 쏠리면서 조종간을 놓고 기절하는 겁니다.

자리에 앉자 시작된 훈련, 점점 무거운 힘이 몸을 짓누릅니다.

힘겹게 버텨보지만 호흡이 가빠지고 시야가 까맣게 흐려지더니 의식이 사라지고 맙니다.

"머리 떨어지면 안 돼요."

"괜찮으신가요?"

"굉장히 어지럽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어 참아야지' 하다가 어느 순간에 정신이 없어지던데 조종사분 너무 대단한 거 같습니다."

실제 조종사들은 국산 초음속 비행기 T-50은 8G에서 15초, 주력 전투기인 F-15K는 8.5G에서 15초, KF-16은 9G에서 15초를 버텨야 합니다.

마지막 훈련은 저압실비행훈련.

3㎞ 고도 이상부터는 산소마스크 없이 호흡이 어려워지고 10㎞ 상공에선 1분도 채 안 돼 의식을 잃을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저산소 상황에 대비한 훈련으로,

산소마스크를 벗자 99%였던 산소포화도는 2분 만에 61%까지 떨어지고 글자를 써보지만, 자꾸만 집중력이 흐트러집니다.

"제가 안에서 쓴 실습지인데, 이게 (산소포화도) 74%, 나중엔 61%까지 떨어지더라고요. 사실 제가 여기서 살짝 '띵하다'고 쓰려고 했는데 '팅하다'고 쓴 거 보니까 제정신이 아니었던 거 같습니다."

조종사 훈련 과정 중 하나로, 이후 조종사가 되더라도 비행환경 적응을 위해 3년 이내에 한 번씩 훈련을 받습니다.

[하동열 / 공군항공우주의료원 훈련센터 기동생리훈련과장 : 조종사들이 겪게 되는 고고도, 급가속 환경에서 인체가 겪을 수 있는 한계를 체험해보고 이를 극복하는 것을 도와주는 훈련으로서….]

공군 조종사가 되기 위해선 극한의 비행 환경을 가정한 비행환경적응훈련을 모두 마쳐야 합니다.

이 같은 훈련을 모두 이겨내야 우리 영공을 지키는 공군 조종사가 될 수 있습니다.

YTN 최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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