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수출입은행이 우주항공?...'민영화 거론' KAI 대주주의 '수상한 용역'

2026.10.20 오전 05:13
'우주항공 산업 컨설팅 용역 추진안'…"정책 분석"
발주 기관, 우주항공 주무부처 아닌 '수출입은행'
'18억 원' 책정…정책 연구 용역으로는 최대 규모
[앵커]
수출입은행이 최근 본래 금융업무와는 관계가 없는 '우주·항공 산업' 컨설팅 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 요청이 있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인데,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대주주로서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속도를 내는 배경에 의구심이 제기됩니다.

이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7월 작성된 '우주·항공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컨설팅 용역 추진안'입니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앵커 기업 육성을 위해 정책 지원 등을 분석한다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용역을 발주한 기관, 국책 은행인 수출입은행입니다.

수출입은행은 대외 경제 협력에 필요한 금융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곳인데, 난데없이 우주·항공 산업 컨설팅을 구하고 나선 겁니다.

용역에 책정된 예산은 18억 원, 그동안 발주한 정책 연구 용역으로는 최대 규모입니다.

왜 이런 뜬금없는 용역을 추진하는지 배경을 묻자, '정부 요청'이란 답이 돌아왔습니다.

실제로 재정경제부가 수출입은행의 담당자들을 두 차례 불러, 용역 진행을 논의한 기록도 확인됐습니다.

은행장 임명권을 쥔 정부가, 수출입은행의 예산을 '쌈짓돈'처럼 끌어다 쓴 건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정부가 개별 업무를 지시할 순 없어도 포괄적인 감독권과 지시 권한은 갖고 있다는 게 수출입은행 해명이지만, 수상한 정황은 이뿐이 아닙니다.

이번 용역의 경우 준비 착수부터 발주까지 걸린 시간은 21일, 업무일은 9일에 불과합니다.

과거 비슷한 규모의 용역이 120여 일 소요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속도전입니다.

업계에선 이 배경에, 정부의 한국항공우주산업, KAI 민영화 구상이 있다고 의심합니다.

핵심 항공우주 방산기업인 KAI의 지배구조 개편 문제는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용철 / 방위사업청장 (지난 13일) : 지금 어느 방향을 정해놓고 결정하는 건 섣부르다고 생각하고요. 국익 중심으로 굉장히 밀도 있게 검토해야 한단 점에 대해선 (공감합니다.)]

수출입은행은 현재 KAI의 주식 26.4%를 보유한 대주주입니다.

하지만 KAI 차입금과 회사채 규모는 약 3조 원에 달해 추가 출자는 현실적으로 벅찬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이번 컨설팅이 KAI의 재무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부각해 매각의 당위성을 띄우기 위한 사전 작업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안상훈 / 국민의힘 의원 : (용역의) 배경, 절차, 규모, 속도 전부 이례적이고요. 수출 금융과 관련된 게 있으면 수은은 거기에 집중해서 했으면 될 일인데, 우주항공산업 전체에 대한 프로젝트를 수은이 진행한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는 우주·항공 산업은 특성상 수출 금융이 필수적이어서 수출입은행과 협의했을 뿐, KAI 매각과 관련해선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국가 방위산업의 미래가 걸린 중대 사안이 투명한 공론화 없이 진행되는 건 아닌지 명확한 규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이현정입니다.

영상기자 : 이상은
영상편집 : 오훤슬기
디자인 : 박지원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HOT 연예 스포츠
지금 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