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심야 시간에 적용되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원가보다도 훨씬 싸게 책정돼 한전이 최근 3년간 5조 원 이상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값싼 전기요금의 혜택이 절반 이상 대기업에 돌아가고 있어 결국 국민이 대기업 전기요금을 보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전은 최근 3년간 심야시간 대 산업용 전력 판매로 5조 원 이상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손실액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전력을 많이 쓰는 기업 대부분이 가입된 산업용 을종 전기요금은 전력 피크시간대 수요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시간대별로 차등요금이 적용됩니다.
문제는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경부하시간대 요금이 지나치게 싸다는 점, 원가보다 무려 13원 이상 싼 가격 때문에 전기를 팔면 팔수록 오히려 손해가 누적됩니다.
특히 여름철 기준으로 우리나라 심야와 피크시간 대 전기요금 격차는 3.4배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입니다.
이런 혜택의 절반 이상이 전력소비가 많은 대기업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도 논란거리입니다.
한전의 만성적인 적자구조를 혈세로 메우는 상황에서 결국 국민이 대기업의 전기요금을 보조해주는 셈입니다.
또 가뜩이나 전력 수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산업용 전력 소비를 오히려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석광훈,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위원]
"단기적으로는 주간에 전력 소비를 완화시킬 것처럼 보이지만, 그 가격신호를 보고 무분별하게 전기 다소비 산업체들이 신규설비를 투자하게 됩니다."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방침을 밝힌 가운데, 한전의 적자를 줄이고 또 전체적인 전력 수요도 감축하기 위해 심야 시간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YTN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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