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과 청년들 통섭 능력 키워 사회진출 도울 것
- 문과출신 각계명사가 재능기부로 교사 자원
- 구글도 인문학 전공자 5000명 채용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민경중 무동학교 교감
◇김우성> 여러분 혹시 문송합니다, 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압니까? 인구론, 멜더스의 책이 아니고요. 인문대생 90%는 논다는 말을 줄인 말입니다. 문송합니다는 문과라서 죄송합니다, 라고 합니다. 무슨 죄를 진건가요? 죄를 진 것은 아니고요. 문과출신들이 취업 시장, 사회진출에서 외면 받고 어렵기 때문에 나온 만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문과생들 그리고 인문계 전공자들을 위해 의기투합한 선배들이 만든 학교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 학교를 운영하는 분들 중에 한 분을 연결해서 이야기 듣겠습니다. 언론인이자 법무법인 고문으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민경중 무동학교 교감, 연결해 보겠습니다. 민 교감님 안녕하십니까?
◆민경중 무동학교 교감 (이하 민경중)> 예. 안녕하세요.
◇김우성> 제가 불쑥 교감님, 이렇게 불렀는데요. 혹시 실제로 교사 자격증이 있으신가요?
◆민경중> 갑자기 그렇게 질문해주시니까 당황스럽고요. 저희가 자격이 있나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요. 일반 선생님들에게는 죄송합니다만 무동학교는 일반학교가 아니고요. 일종의 인생학교, 멘토학교로 볼 수 있고요. 인생의 교사로서 먼저 산 선배로서 자격은 있지않나, 조심스럽게 말씀드릴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김우성> 예. 무동학교 이 문과출신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돕는 학교인데, 이름을 왜 무동학교로 지어졌는지도 궁금하고요. 그리고 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취지 좀 알려주십시오.
◆민경중> 우리가 어릴 때 농합대회를 보지 않습니까? 그러면 어른 어깨위에 재주나 춤을 추는 아이를 보지 않습니까? 바로 이 때에 이 아이를 무동, 즉 춤추는 아이라고 부릅니다. 흔히 무등태우다 이렇게 말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표현이고요. 무동을 사투리로 쓰는 말입니다. 무동학교는 바로 여기서 빌려온 말인데요. 유독 취업이 힘든 냉대와 무관심 속에 방치된 문과 졸업생들에게 우리가 한번 관심을 가져보자는 단순한 생각에서 출발을 했습니다. 이것을 논의하던 분들이 지금 운영진이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대부분 전현직 언론인이나 청와대 연설 비서관, 법조인, 출판인등 문과출신으로 살아온 분들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우리 인생의 선배들이 뒤따라오는 후배들에게 기꺼이 우리 어깨를 내어줄 책무가 있다는 이런 의견이 모아졌고 무동을 태워서 더 멀리 더 많은 것을 후배들이 볼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에 문송이들을 위한 무동학교를 기획한 것 같습니다.
◇김우성> 문송이들을 위한 무동학교. 이 단어에 다 설명이 되어 있는것 같습니다. 문제는 말 그대로 문과도 굉장히 중요하고, 역사적인 학문이고, 필요한 학문인데 외면 받고 있거든요. 이런 환경들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민경중>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선입관 또는 극단적인 사고가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우리가 과거에는 이공계보단 문과출신들이 우대를 받던 시절도 있거든요. 공돌이라고 그래서 공대출신을, 엔지니어 되는 것을 기피하고 판검사나 공무원, 이런것이 우대받고 로망이었던 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제 제3의 물결 그리고 제4의 산업사회가 도래하면서 IT기술이 능숙하거나 이공계출신만이 최고다. 그리고 인문계를 별 쓸모없는 학문이라는 취급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보니까 취업시장에서도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는 것이 사실이고요. 저희가 앞서 말씀해주셨습니다만 이런 극단적이고 편견에 사로잡힌 사고를 깨고 이공계를 또는 인문계를 조화롭게 공존시키고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보자. 그래서 무동학교가 그런 역할을 하기를 바라고요. 그런 측면에서 문과가 외면 받는 이 현실을 어떤 식으로도 깨지 않으면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없다. 이런 생각에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김우성> 취지라던가, 이후에 여쭤보겠지만 참여하시는 분들도 대단한데요. 이거 비싸지않나? 뭘 배워야되지? 이런 궁금하신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운영과정이랑 비용같은 것들도 알려주시죠.
◆민경중> 지금 운영은 전반적으로 무료입니다. 사실 저희세대가 빚진 것이 후배들에게 많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비용을 완전히 무료로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지원 조건이 있는데 저희는 문과출신, 인문사회계열 외에 죄송하지만 이공계출신은 받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참여하는 운영진이나 강사들도 어떤 대가를 받는 것이 아니고 재능기부형태로 운영될 예정이고요. 막 졸업해서, 아직 취업하지 못하신 분들 또는 지방대라는 이유로 또는 여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이나 차별을 받는, 즉 외향적 조건이 불리하면 불리할수록 무동학교에 합격할 확률이 높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4학년 재학생도 가능하고요. 그래서 이번 1기에 25명을 모셔서 앞으로 2,3기를 갈 예정이고요. 자세한 모집요강은 오는 15일까지 모집을 하는데 페이스북이나 포털사이트에 무동학교를 검색하면 커리큘럼을 확인할 수 있고요. 주로 석 달 과정으로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에 수업이 있을 예정이고요. 커리큘럼의 큰 방향을 말씀드리면 정보통신기술과 디지털, 생명과학의 미래, 국제관계와 세계 흐름, 이런 것부터요. 의학의 역사와 미래 이런 것들도 서울대 생명과학부 천종식 교수를 포함해서 또 의사 분들이나 각계 전문가들 ICT전문가들이 전부 강사로 참여할 예정입니다.
◇김우성> 직접적인 취업에 유리한 전략, 이런건 아니지만 그것을 위한 아주 중요한 가치나 맥락을 가르쳐주는 것 같습니다. 방금 말씀하셨던 분들 비롯해서 굉장히 대단한 선배들이 교육을 한다고 보도가 되었는데요. 어떤 분들이 계시나요?
◆민경중> 그렇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분들 중에는 우리나라에 통섭의 개념을 들여오신 분이 계십니다. 이 학문간 경계를 허물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자, 생태학자이자 현재 국립생태원장을 맡고 계신 최재천 교수님께서 교장선생님을 아주 어렵게 맡아주셨고요. 고등법원판사로 지내신 황주명 대표. 그리고 다음사장을 지냈던 석종훈대표. 대통령 글쓰기이자 대통령 연설 비서관 출신의 강원국 교수. 김현종 메디치미디어 대표. 의학전문 기자로 유명한 홍혜걸 박사, 그 다음에 조선일보의 최준석기자 등 여러분들이 참여해서요. 선배들이 학생들과 함께 강의는 물론 토론식으로 완벽하게 진행할 것이고 걷기와 사색 같은 현장 활동도 같이 병행할 예정입니다.
◇김우성> 든든한 내공을 키워주지 않을까 이런 기대도 됩니다. 알파고와 이세돌대국이 화제가 되면서 새삼 인문학적 가치가 거론되더라고요. 실제로 구글에서도 인문학 인력을 대거채용하기도 하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민경중> 지난 2011년에 구글은 페이스북이나 애플에 비해서 기술이 너무 강하다. 엔지니어 위주이라는 비판을 받았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2011년에 신규채용 6,000명중에 5,000명을 인문학 전문가로 뽑아서 큰 주목을 받았거든요. 바로 그 결과가 이 알파고의 탄생에 상당히 기여했다는 것이 구글 관계자들의 얘기입니다. 왜냐하면요 인류학자나 심리학자가 유저들, 그러니까 사용자들의 환경을 개발하는데 있어서는 기술 못지않게 사람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구글의 메이어 부사장이 얘기한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구글이 결코 기술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고 거기엔 인문계 출신들, 그러니까 기술의 메커니즘을 이해 할줄 아는 엔지니어와 인문계 출신들이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으면서 이러한 것을 개발했고 이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이렇게 알파고와 이세돌9단의 대국을 보면서 그러한 교훈을 저희가 더 얻게 됩니다.
◇김우성> 이렇게 인문학적 가치의 중요성 그리고 힘을 실어주면서 실제로 사회진출까지 도와주는 무동학교.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무동학교를 검색하시면 되고요. 아쉽게도 오늘은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만 말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민경중> 네. 감사합니다.
◇김우성> 민경중 무동학교 교감과 함께했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