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몸에 지니고 자동차에 다가가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스마트 키.
20년 전쯤 벤츠가 처음 도입했고, 지금은 웬만한 차는 기본 사양으로 채택할 정도로 대중화됐는데요.
하지만 초보적인 해킹에도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투권 기자입니다.
[기자]
식당 탁자 위에 놓인 자동차 스마트 키를 흘낏 쳐다본 남성.
가방에서 해킹 장비를 꺼내더니 버튼을 한 번 누릅니다.
곧이어 식당 밖으로 나가 손쉽게 주차된 자동차의 문을 열고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스마트 키와 자동차가 주고받는 무선 신호를 잡아내 증폭하는 해킹 수법입니다.
우리 돈으로 25만 원짜리 장비만 있으면 멀리 3∼4백m 밖에서도 신호를 잡아낼 수 있습니다.
독일의 자동차 연구 기관이 이런 방식으로 해킹 여부를 시험한 결과, 아우디와 BMW, 렉서스를 포함해 거의 모든 차종이 해킹에 무방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 싼타페와 쌍용 티볼리 등 국산 차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무선 신호를 증폭하는 해킹 수법은 이미 4년 전에 처음 발견됐지만, 자동차 회사들은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필수 /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스마트 키를 가진 사람이 멀리 떨어져 있을 때 나오는 신호를 근본적으로 차단해서 해킹 자체를 방지한다든지, 신체 정보, 지문이나 그런 여러 정보를 부가함으로 인해서 직접 본인과 차가 맞다는 것을….]
최근에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첨단 전자 장비가 설치되면서 수십 킬로미터 밖에서도 자동차를 해킹해 원격 조정까지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기에 앞서 해킹을 차단하는 방안부터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YTN 유투권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