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생생경제]정경유착 해법, 재벌해체와 선진국수준 실형선고

2017.03.07 오후 04:47
[경제도미노]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화요일이어서 화끈하게 얘기한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요, 박영수 특검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생중계를 많은 분들이 보셨을 텐데요. 거기에서 나온 핵심 단어 두 개가 바로 국정농단과 정경유착이었습니다. 결국 기업의 경제 활동이 정치권력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면서 이번 사건, 농단이 일어난 거라고 원인을 짚었고요. 정경유착이라는 부적절한 관계와 고리가 끊기지 않는 한 제2의 최순실 사태는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도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 정부나 역대 정치권에서 늘 내세운 얘기이지만 잘 안 되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대안은 없을까요. 오늘도 건국대 경제학과 최배근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이하 최배근)> 예, 안녕하세요.

◇ 김우성> 박영수 특검이 최순실 사태 관련해서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기존에 있던 정경유착을 활용한 셈이다. 이건 사실 역사적이고, 또 굉장히 넓게 지적했다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최배근> 저는 세 가지 정도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데요. 하나는 지난 1월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를 결정할 때, 특검 대변인이 이러한 표현을 했죠. 경제적 미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의를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이러한 표현을 했는데요. 그에 많은 국민들이 공감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게 우리 사회의 고질적 부패 고리인 정경유착을 해결하는 기회로 많은 국민들이 바랄 거라고 생각하고요. 두 번째는 이번에 특검 수사 결론이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농단의 몸통이라는 표현을 썼잖아요. 대통령 범죄 혐의는 거의 유죄라는 말로 요약을 할 수 있는데요. 국민들이 이러한 분을 대통령으로 가지고 있다는 면에서 굉장히 자괴감이 들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세 번째 이어서 얘기하면, 사실 국가기관인 검찰에서도 지난해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했거든요. 추가 5개 혐의가 추가되면서 피의자로 여전히 적시됐는데요. 그런데 사실 유죄로 확정되는 것과 관계없이 피의자로 적시되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준 거라고 판단하고 싶고요. 즉 법적 책임 이전에 정치적 윤리와 책임이라는 것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대통령이 이러한 것을 헌재 선고까지 끝까지 끌고 간다는 자체가 이런 것을 지켜보는 국민들이 굉장히 슬프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세 가지 국민들이 받아들여야 할 감정에 대해 정리를 해서 말씀해주셨는데요. 사실상 시간이 부족해서 삼성과 몇몇 기업만 본 것이지 전체를 다 건드리지 못했다는 표현도 등장했습니다. 이제 공은 검찰로 다시 넘어갔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이러한 부분에 대한 꾸준한 부적절한 경제와 정치의 유착, 지켜봐야 할까요?

◆ 최배근> 검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난해 검찰의 경우 대기업들을 피해자로 정리했어요. 그런데 이번 특검 조사에서는 대기업의 상징적 존재인 삼성전자에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시켰잖아요, 이재용 부회장을요. 자연히 나머지 대기업들도 그 재단에 출연한 기금의 대가성 의혹에 대해 수사하는 건 불가피하다고 보고요. 검찰이 단지 기존의 논리를 스스로 부정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제대로 수사할지, 그에 대한 의문의 눈초리를 갖고 있는 국민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SK의 경우 잘 아시겠지만, 최순실이 SK 그룹에 최태원 SK 그룹 회장 사면과 관련해서 80억 원을 요청한 과정이 법정에서 드러났고,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최 씨의 사업을 도와주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정황이 법정에서 제시된 거로 알고 있는데요. 이 관련 의혹 부분이 초점이 될 것 같고요. 롯데의 경우 신규 면세점에서 탈락했다가 다시 추가로 되면서 석연치 않게 관세청에서 자기들의 기존 입장을 번복하면서 추가 선정하고 최종적으로 합류하게 됐는데요. 그 부분과 관련해서 수사가 불가피할 거고요. CJ의 경우 광복절 특사로 이재현 회장이 나오게 됐죠. 유일하게 기업인 중에서요. 그때도 차은택 씨가 주도해 K-컬쳐밸리 조성에 참여를 약속해주는 거로, 이러한 대가를 통해 특사로 풀려났다는 의혹이 제기됐거든요. 이러한 부분이 검찰이 풀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과거 검찰 특수본에서는 기업들을 일종의 피해자로 봤다가 특검 수사에서는 본격적인 공범 내지 뇌물공여죄로 보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사실 이 문제에 대해 저희가 이전과 이후를 달리 보아야 할 것 같거든요. 앞서 여러 가지 탄핵 선고나 여러 부분이 남아있지만, 앞으로 기업들의 문제점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해야 한다, 이러한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최배근> 저는 당연하다고 봅니다. 사실 국민들 대다수는 우리가 법리적 다툼 이전에 기업들이 피해자라는 논리를 강변하지만, 우리가 그동안 경험을 통해서, 70년대, 80년대를 쭉 지켜보면서 기업들도 상당한 그 과정에서 이익을 챙겼다는 점을 국민들은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게 정경유착이 정치권에 의한 일방적인 협박보다 정치권과 재계가 서로 이익을 위해 상호 협력한 측면이라는 것을 역사 속에서 다들 잘 알고 있는 부분이며 이번에도 사실 그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봅니다.

◇ 김우성> 차기 정부의 숙제도 교수님께서 지적하신 이 부분을 좀 더 봐야 할 것 같고요. 경제민주화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던 상법개정안, 계속 굴러오고 있는데 또다시 처리가 안 되는 상황입니다. 이 안에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제도적으로는 정경유착을 막을 수 있는 것, 어떤 것이 시급한가요?

◆ 최배근> 상법개정안이 기업 경영에 대한 견제와 감시 부분을 강화시키는 조치들이거든요. 그런데 이것을 하게 되면 기업 경영의 투명성이 강화되는 측면이 있을 겁니다. 그렇게 될 경우 기업들이 정치권에서 어쨌든 청탁이나 압력이 왔을 때 기업 경영이 투명해지면 그것을 약화시킬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것만 가지고는 불충분하다고 봅니다. 구조와 제도의 개선까지 더 나아가야 하는데요. 정부 정책 결정 과정이 투명하고 민주성을 높여야 합니다. 또 하나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약화시키지 않는 한 재벌은 자신의 경제력을 가지고 언론이나 교육계, 법조계, 다 영향력을 행사하다 보니까 이런 부분을 약화시켜야 하고요. 한시적으로라도 법을 위반했을 경우에 실형을 살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반복되지 않도록. 특정 경제 범죄 가중법이라는 게 있잖아요. 획기적으로 강화해서요. 관련 분야에서 퇴출시키도록, 기업이 경영에 다시 복귀하지 못하도록, 선진 국가에는 그러한 경우가 많이 있어요. 기업 이미지에도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요. 그래서 정치인도 마찬가지로 퇴출시킬 수 있도록. 그런 부분을 한시적으로라도 강화시키면 이런 것이 무서워서라도 근절되는 방향으로 우리가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우성> 비슷하지만 우리보다 선진국인 미국도 엔론 사태 때 20여 년씩 받고 실제로 불행한 일도 있었죠.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최배근>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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