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우산 장수와 소금 장수 아들을 둔 부모 이야기, 기억나십니까? 비가 오면 소금 장수 아들이 걱정, 해가 뜨면 우산 장수 아들이 걱정. 많은 국민들과 청취자들께서도 유가 관련 뉴스를 들을 때 비슷한 얘기를 하십니다. 기름값 내리면 좋은 거지, 이렇게 얘기하시는 분과 오르면 우리나라 여러 가지 수출과 경제 타격을 입는데 어떻게 하지, 이런 걱정이 상존하고 있죠. 이러한 궁금증도 풀어보겠고요. 국제 유가가 보다 빨리 내려갔습니다.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유가의 변동에 얽힌 이야기가 무엇인지,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이하 박상현)>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반년 정도, 50달러 선에서 안정적 가격을 보였거든요. 경제에 대해 많은 전문가분들이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것이 제일 좋다고 말씀하셨는데요. 40달러대로 뚝 떨어졌습니다. 이 변동의 배경과 흐름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 박상현> 말씀하신 대로 유가가 50달러 선을 지지하다가 최근에 40대 초반대까지 급락했는데요. 일단 최근 유가 하락의 원인 자체는 과잉 공급 우려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OPEC이 감산을 연장 조치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셰일 오일 생산 자체가 상당 부분 급격히 늘어나면서 그러한 감산 효과 자체가 무력화되는 것 아니냐, 기대감 자체가 확산된 부분이 있고요. 또 미국의 경우 5월, 6월이 되면 휴가 시즌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렇게 들어가면 가스 수요라든지 이런 것들이 많아지면서 재고가 많이 줄어드는 시기인데요. 올해의 경우 예상보다 수요 자체가 그렇게까지 강하지 못하면서 재고 자체가 예상보다는 감소폭이 많이 줄어들지 못하는 상황이라서요. 그러한 것들 자체도 유가 과잉 공급 우려를 키우는 상황이고요. 그래서 향후 유가 흐름과 관련해 갑론을박이 많습니다. 30불대를 다시 들어간다는 얘기가 있고, 40불대가 저점이 아닌가, 이런 얘기를 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40불대는 지지하지 않을까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김우성> 지금 여러 가지 공급 과잉의 문제라고 하는데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공급 과잉의 원인은 어떤 양상일까요? 심각한가요, 이런 문제는 주기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위기들인가요?
◆ 박상현> 공급과잉 문제는 일단 미국의 셰일 오일과 관련된 부분인데요. 지난해의 경우 사실 유가 급락하면서 셰일 오일 관련 기업 자체가 많이 파산도 하고 해서 생산 자체가 많이 줄었는데요. 최근 유가가 다시 50대로 회복하면서 셰일 오일 자체가 예상보다는 빨리 재개됐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OPEC이라든지 계속해서 감산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난해 초, 유가가 20달러대로 급락했던 당시의 과잉 공급하는 상황과는 조금 다르지 않겠는가. 특히 글로벌 경기 자체가 지난해 초보다는 상당 부분 회복이 된 상황이기 때문에, 수요라는 부분 자체도 사실 회복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보면 과잉 공급 우려가 지난해 초와 같은 상황은 아니지 않겠는가, 판단을 갖고 있습니다.
◇ 김우성> 뉴스를 보시면서도 감산 합의 실패, 이런 소식들 많이 보셨을 텐데 양상이 다르다는 얘기이고요. 국내를 보겠습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국제 유가 변동성을 강조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지금 이코노미스트에서는 40달러 선을 지지할 거라고 했지만 더 떨어질 경우에는 악재라고까지 표현했거든요. 우리 경제에 많이 영향을 미치는 건가요?
◆ 박상현> 기본적으로 유가 부분 자체가 국내 기업체가 비용을 줄이는 부분도 분명히 긍정적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우리나라 수출 구조에서 나타나는 리스크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수출 제품을 보면 유가라든지 원자재 가격에 상당히 연동된 수출 품목이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대표적으로 석유화학이라든지 철강, 조선이라든지. 이러한 쪽의 수출 비중 자체가 워낙 높은 상황이라서 유가 자체가 떨어졌을 경우에는 수출 단가, 단가 부분을 좌지우지할 테니까요. 수출 단가 자체가 하락할 것이고 지금 수출이 그나마 회복되면서 경기 자체가 회복되고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고요. 또 한 가지는 우리나라도 문제이긴 하지만 결국 유가나 이런 것들을 팔고 사는, 자원 수출국의 경우 유가가 결국 급락했을 경우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요. 우리나라가 선진국도 수출하지만 우리나라가 이머징 쪽에 많은 수출을 하는 상황이기에, 그러한 부분에서도 수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러한 면에서 경기 자체에 이전보다는 유가 하락이 경기에 주는 충격 자체가 커진 상황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우성> 결국 세계 경제 흐름에도, 즉 세계 경제 환경이 회복세라고 알고 있었는데, 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평가할 수 있는 건가요?
◆ 박상현> 네, 유가가 어느 정도 일정 수준 유지한다고 한다면 경기 회복에 큰 부담을 주진 않겠지만, 유가가 다시 30불, 20불대로 내려갔을 경우에는 결국 말씀드린 대로 이머징 경기 자체가 다시 둔화되고 전반적인 글로벌 수요 자체가 둔화될 부분이 있고요. 최근 우리나라도 외국인 자금이 주식으로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그러한 글로벌 자금들이 이머징 경기 회복과 같은 것들을 기대해서 이머징 시장으로 많이 들어갔는데, 그것이 결국 이탈하면서 또다시 금융 불안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촉발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유가의 하락에 대해 금융시장에서 많이 주목하는 상황입니다.
◇ 김우성> 산업의 흐름, 돈의 움직임 같은 것들이 신흥국들과의 관계도 밀접하기에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일반적 시각으로 여쭤볼게요. 청취자분들은, 유가 하락하면 기름값 싸진 건데 좋아진 것 아닌가, 기사 보면 댓글이 그렇게 달렸거든요. 설명해야 할 것 같은데요.
◆ 박상현> 유가 하락하면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9억 배럴 정도 수입을 전체적으로 하니까요. 10불 떨어질 때마다 단순 계산하면 90억 달러 무역수지 개선이 되는 효과도 보는 부분이고요. 기업들 입장에서 보면 생산 단가를 떨어뜨리는 긍정적 효과도 분명히 있습니다. 왜 그러면 이전처럼 과거에는 유가 떨어지고, 금리가 낮고, 원화 가치가 약세에 들어가 3저 현상으로 국내 경기가 좋아졌는데, 왜 지금은 금리가 낮고 그런데 3저 현상이 나오지 않느냐는 부분을 물으실 수 있는데요. 좀 전에 말씀드린 첫 번째는 국내 수출구조 자체가 변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원자재와 관련된 수출 제품 비중 자체가 크지 않았던 거고요. 지금 2000년대 중반 중국 붐을 타면서 철강이니 석유화학이니 조선이니 이러한 쪽에서의 투자 자체가 많이 이뤄진 부분이고요. 그러한 것들이 전체적 수출 경기를 이끄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에서 유가가 떨어지면 수출 단가가 떨어지고, 그러면 기업체 매출이라든지 마진 자체가 떨어지는 변화된 구조를 갖고 간 부분이 있고요. 또 한 가지는 과거의 3저 현상과 지금이 다른 것이 무엇이냐. 과거에는 수요가 상당히 좋았다는 거죠. 글로벌 전체적으로. 과잉 공급 얘기는 별로 없었고 워낙 세계 경기 자체가 지금보다는 상당히 좋았기 때문에 유가가 떨어지면 그것이 수요를 자극해 다시 경기 자체를 더 활성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는데요. 지금의 글로벌 경기 상황 자체는 여전히 과잉 투자라든지 과잉 부담 때문에 수요 자체가 안 좋은 상황이 됩니다. 그것이 유가가 떨어지면 더 악순환을 일으키고요. 최근에는 우리가 디플레 얘기를 많이 하죠, 물가가 계속 떨어지는. 그래서 그러한 현상들을 촉발시킬 수 있는 상황으로 변화된 것 같습니다. 국내적으로 보나, 글로벌 전체적으로 보나 환경이 조금 변화됐다는 것 자체가 유가의 하락 효과가 이전처럼 나타나진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선진국 클럽에 가입했다, 선진국 문턱에 있다고 말할 때 우리 경제 구조가 유가가 싸졌을 때 불리한 구조가 있다는 점도 있고요. 개인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으실 수 있겠지만. 앞서 물가 얘기를 해주셨지만, 지금 유가도 하락하고 통신료도 낮아지고. 한국은행은 물가 잡는 기관인데요. 금리도 못 건드릴 텐데, 이런 얘기도 나오던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박상현> 말씀하신 대로 유가가 떨어지고 통신비 인하, 이런 것들이 나오게 되면 물가 하락 압력 자체가 있을 수 있고요. 더더군다나 상반기에는 유가가 지난해 초에 20불 하던 것이 50불로 가면서 그 효과 때문에 물가가 조금 오른 부분이 있고요. 하반기에는 오히려 그런 효과 자체가 상당 부분 사라지면서 물가 압력이 둔화될 거라고 예상했는데요. 추가적으로 물가가 떨어지고 이러한 여러 가지 것들 때문에 더 물가 압력 자체가 둔화된다면 한은의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고민이 클 것 같긴 합니다. 물가 하락만 가지고 사실 우리가 한은의 금리 인상 자체가 어려울 거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부분들이 있고요. 일단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당초 연초에는 2% 초·중반대로 비관적으로 보다가 지금은 2% 중반대 혹은 3%대까지 예상하는 상황들이고요. 지금 문제가 되는 건 미국이 금리를 올해 벌써 두 차례 올렸고 하반기에 한 차례 올리면 한미 간 정책금리 자체가 역전이 되는 현상도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거기에 부동산 시장, 최근에 부동산 시장 과열, 이런 것들을 고려했을 때 물가 자체가 지나치게 낮아지지 않는 한 한은 자체의 금리 정책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그러니까 제반 요소 자체가 한은으로 하여금 내년 초 정도에는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쪽으로 압력이 작용하고 있지 않나 보고 있습니다.
◇ 김우성>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박상현>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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